이에 오결락자는 부처님 말씀을 들어 잘 받아 지니고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 번 돌고 떠났다. 

그는 천왕석에게 가서 말했다.

“천왕이여, 제가 이미 세존께 여쭈었습니다. 세존께서는 지금 천왕을 기다리십니다. 오직 원컨대 천왕께서는 때를 아셔야 마땅할 것입니다.”


이에 천왕석과 삼십삼천 및 오결락자는 부처님 처소로 나아갔고, 그때 천왕석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두 번 세 번 자기 이름을 말했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천왕석입니다. 저는 천왕석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구익(拘翼)아, 너는 천왕석이다.”


그때에 천왕석은 두 번 세 번 자기 이름을 말하고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삼십삼천과 오결락자도 또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천왕석이 여쭈었다.

“오직 대선인이시여, 제가 세존께 가까이 가서 앉아야 합니까, 멀찍이 앉아야 합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는 내게 가까이 앉아라. 왜냐하면 너에게는 많은 하늘 권속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천왕석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고 삼십삼천과 오결락자도 또한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인다라 돌집이 갑자기 넓고 커졌다. 왜냐하면, 부처님의 위신(威神)과 모든 하늘들의 위덕(威德) 때문이었다.


그때 천왕석은 자리를 정한 뒤에 여쭈었다.

“오직 대선인이시여, 저는 오랫동안 세존을 뵙고자 하였고 법을 묻고자 하였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옛날 어느 때 세존께서는 사위성을 유행하시다가 바위 가운데 계셨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나는 그때 스스로를 위하고 또 삼십삼천을 위하여 1천 코끼리의 수레를 타고 비사문(鞞沙門) 대왕의 집으로 갔습니다. 


그때 비사문 대왕의 집에는 반사나(槃闍那)라는 첩이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고요하게 선정에 드셨고 그 첩은 합장하고 세존께 예배하였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그녀에게 말하였습니다.

‘누이여, 나는 지금 세존을 찾아가 뵐 때가 아니다. 세존께서는 선정에 드셨다. 만일 세존께서 선정에서 깨어나시거든 누이여, 곧 나를 위하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거룩하신 몸 건강하고 편안하고 유쾌하여 병이 없으시며, 기거하시기 가볍고 평안하며 기력은 한결같으십니까?〉라고 세존께 안부를 여쭈어라. 


그리고 이렇게 말하라.

〈대선인이시여, 천왕석은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존께 문안드립니다. 

거룩하신 몸 건강하고 편안하고 유쾌하여 병이 없으시며, 기거하시기 가볍고 평안하며 기력은 한결같으십니까?〉’


대선인이시여, 그 누이는 저를 위하여 부처님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세존께 문안드렸습니다. 세존이시여, 기억하십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구익아, 그 누이는 너를 위하여 내 발에 머리를 조아리고 네 뜻을 갖추어 말하고 내게 문안하였다. 나도 또 기억한다. 구익아, 네가 갈 때 그 음성을 듣고 나는 곧 선정에서 깨어났다.”


천왕석이 말하였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옛날에 ‘만일 여래ㆍ무소착ㆍ등정각ㆍ명행성위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도법어ㆍ천인사ㆍ불중우라 불리는 이가 세상에 나오실 때에는 모든 하늘 무리를 더하고 아수라를 감한다’고 들었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제 눈으로 세존의 제자 비구들이 세존을 따라 범행을 닦아 익히고 욕심을 버리고 욕심을 떠나서,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좋은 곳으로 가서 하늘에 태어나는 것을 보았습니다. 


대선인이시여, 구비석녀(瞿毘釋女)는 세존의 제자입니다. 

그 여인 또한 세존을 따라 범행을 닦아 익혀, 

그러한 여자의 몸을 싫어하고 남자의 형상을 좋아함으로써 여자의 몸을 바꾸어 남자의 형상을 받았으니, 

욕심을 버리고 욕심을 떠나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묘한 곳 삼십삼천에 태어나게 되어 내 아들이 되었습니다. 


그가 태어나자마자 모든 하늘은 다 구바천자(瞿婆天子)에게 큰 여의족이 있고

큰 위덕이 있으며 큰 복이 있고 큰 위신이 있는 줄을 알았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저는 또 세존의 제자 세 비구가 또한 세존을 따라 범행을 닦아 익혔지만, 

욕심을 버리지 못했기 때문에 몸이 무너지고 목숨이 끝난 뒤에는 다른 하천한 기악궁(伎樂宮) 가운데 태어난 것을 보았습니다. 


그들은 태어나자마자 날마다 삼십삼천에 와서 모든 하늘을 공양해 섬기고 구바천자를 받들어 모셨습니다. 

구바천자는 그들을 보고 게송으로 말하였습니다.”


여안(與眼)의 우바사(優婆私)

나의 이름은 구비(瞿毘)였고

부처님과 또 법을 받들어 공경하고

청정한 뜻으로 대중을 공양했네.


나는 이미 부처님 은혜를 입고

석씨의 제자로서 큰 복과 덕이 있어

이제 묘하게 삼십삼천에 태어나니

그들은 모두 제석의 아들로 아네.


그대들 본래 비구였으나

기악신(伎樂神)으로 태어나

합장하고 앞에 섰으니

구바는 그대들 위해 게송을 설하리.


그대들은 본래 구담의 제자로

내가 본래 사람으로 있었을 때

우리 집에 찾아왔었고

나는 음식으로 잘 공양하였네.


그대들은 본래 성인과 같았고

위없는 범행을 행하였건만

이제는 남의 하인이 되어

날마다 와서 하늘을 섬기누나.


나는 본래 그대들을 받들어 섬기며

성인께서 말씀하신 법을 듣고는

믿음을 얻고 계율을 성취하여

이제 묘하게 삼십삼천에 태어났네.


그대들은 본래 섬김을 받고

위없는 범행을 행하였건만

지금은 남의 하인이 되어

날마다 와서 하늘을 섬기누나.


그대들은 무엇으로 얼굴을 삼았기에

부처님 법을 받아 지닌 뒤에도

도리어 등지고 법을 향하지 않았냐고

안목을 갖추고 법을 깨친 이 말씀하셨네.


내가 옛날에 보았던 그대들

지금은 하천한 기악으로 태어났구나.

스스로 법 아닌 행을 저질러

스스로 법 아닌 데 태어났구나.


나는 본래 가정에 있었는데

내 지금의 수승한 덕을 관찰하면

여자 몸 바꾸어 천자가 되어

5욕(欲)의 즐거움을 마음껏 누린다네.


천자(天子)가 구담의 제자를 꾸짖자

흡족해하고 그들 구담을 찬탄했네.

‘나는 이제 마땅히 진행하리라

천자의 거짓 없는 진실한 말을.’


셋 중 두 제자 부지런히 정진하여

구담의 법을 기억해 내고

욕심에 재환(災患)이 있는 줄 알아

그들은 곧 욕심을 버렸다네.


그들 욕심에 묶여 있었으나

곧 멀리 버려 여의고

마치 코끼리가 굴레를 끊듯


삼십삼천을 뛰어넘었네.


인다라(因陁羅)ㆍ하늘ㆍ범(梵)

모두가 다 와서 모일 때

그는 그 자리를 떠나버렸네

사내답고 용맹스럽게 티끌 욕심 버리고.


제석은 이를 보고 흡족하였네.

‘하늘 보다 뛰어난 하늘 중의 하늘이라

그들은 본래 하천하게 태어났으나

이제 삼십삼천마저 뛰어넘었네.’


흡족해 하며 묘식(妙息)이 말하자

구바(瞿婆)가 뒤이어 말하네.

‘사람 가운데 부처란 뛰어난 분 있으니

그 석가모니는 욕심을 아신다.’


그 제자 그 동안에 뜻을 잃었다가

내가 꾸짖자 다시 뜻을 얻어

그 셋 가운데 한 제자

곧 기악신(伎樂神)으로 태어났다네.


다른 두 제자 등정도(等正道)를 이루어

하늘에서 정근(定根)의 즐거움 얻었네.

‘그대가 이러한 법을 설하여

제자들 의혹이 사라졌다오.’


누(漏)를 건너고 삿된 의혹을 끊어

부처님께 예경하고 근(根)을 항복받고서

만일 그들 모든 법 깨닫는다면

그 둘은 올라가 나아갈 곳 얻으리라.


그들이 올라가 나아갈 곳 얻은 뒤에는

저 범천 가운데 태어날 것이니

우리는 모두 저 법을 알기에

대선(大仙)께서 여기에 이르러 왔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