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세존께서는 문득 이렇게 생각하셨다.
‘이 귀신들은 오랜 세월동안 아첨이 없고 속임이 없으며 허황됨이 없고 바르고 곧아 만일 의문이 있으면 다 알고자 하기 때문에 실없이 하지 않는다.
그의 물음도 이와 같다. 나는 차라리 깊고 깊은 아비담(阿毘曇)을 설해 주는 것이 좋겠다.’
세존께서는 이런 줄을 아신 뒤에 천왕석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현재에 즐거워하기 때문에
후세에도 또한 즐거워하네.
구익아, 너 하고자 하는 대로
스스로 거리낌 없이 물어라.
이것저것 묻는 것
모두 다 결단해 주리라.
세존께서 이미 다 허락하시자
일천(日天)은 그 이치 구하려고
마갈타국에서
어진 이 바사바(婆娑婆)7)는 물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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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팔리어로는 Vsava이고 제석천(帝釋天)의 이명(異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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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천왕석은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하늘ㆍ사람ㆍ아수라ㆍ건답화(揵沓和)ㆍ나찰 및 그 밖의 여러 몸에는 각각 몇 가지 번뇌[結]가 있습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구익아, 하늘ㆍ사람ㆍ아수라ㆍ건답화ㆍ나찰 및 그 밖의 여러 몸에는 각각
2종(種)의 번뇌가 있으니, 곧 아낌과 질투이다.
그들은 각각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무기[杖]도 없고 번뇌도 없으며 원한도 없고 성냄도 없으며 다툼도 없고 싸움도 없으며 고통도 없고 안락하게 노닐고 싶다.’
그들은 비록 이렇게 생각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는 무기가 있고 번뇌가 있으며 원한이 있고 성냄이 있으며 다툼이 있고 싸움이 있으며 고통이 있어 안락하게 노닐 수 없다.”
그때 천왕석이 듣고서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하늘ㆍ사람ㆍ아수라ㆍ건답화ㆍ나찰 및 그 밖의 여러 가지 몸에는 각각 2종(種)의 번뇌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게는 무기가 없고 번뇌가 없으며 원한이 없고 성냄이 없으며 다툼이 없고 싸움이 없으며 고통이 없고 안락하게 노닐고 싶다.’
그들은 비록 이렇게 생각하지만 여전히 그들에게는 무기가 있고 번뇌가 있으며 원한이 있고 성냄이 있으며 다툼이 있고 싸움이 있으며 고통이 있어 안락하게 노닐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과 같이 저는 그것을 모두 알아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천왕석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천왕석이 다시 여쭈었다.
“대선인이시여, 아낌과 질투는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습니까?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아낌과 질투는 없어집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구익아, 아낌과 질투는 사랑[愛]과 미움[不愛]을 인연하고
사랑과 미움으로부터 생기며
사랑과 미움으로 말미암아 있다.
만일 사랑과 미움이 없으면 곧 아낌과 질투는 없어진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아낌과 질투는
사랑과 미움을 인연하고
사랑과 미움으로부터 생기며
사랑과 미움으로 말미암아 있습니다.
만일 사랑과 미움이 없으면 곧 아낌과 질투는 없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과 같이 저는 그것을 다 알아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천왕석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천왕석은 다시 여쭈었다.
“대선인이시여, 사랑과 미움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습니까?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사랑과 미움이 없어집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구익아, 사랑과 미움은
욕심[欲]을 인연하고
욕심으로부터 생기며
욕심으로 말미암아 있다.
만일 욕심이 없으면 곧 사랑과 미움은 없어진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사랑과 미움은
욕심을 인연하고
욕심으로부터 생기며
욕심으로 말미암아 있습니다.
만일 욕심이 없으면 곧 사랑과 미움은 없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과 같이 저는 다 알아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것은 부처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천왕석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천왕석은 다시 여쭈었다.
“대선인이시여, 욕심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습니까?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욕심은 없어집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구익아, 욕심은 기억[念]을 인연하고
기억으로부터 생기며
기억으로 말미암아 있다.
만일 기억이 없으면 욕심은 곧 없어진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욕심은
기억을 인연하고
기억으로부터 생기며
기억으로 말미암아 있습니다. 만일 기억이 없으면 욕심은 곧 없어집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과 같이 저는 그것을 다 알아 의심을 끊고 미혹을 건너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것은 부처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천왕석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천왕석은 다시 여쭈었다.
“대선인이시여, 기억은 무엇을 인연하고 무엇으로부터 생기며 무엇으로 말미암아 있습니까? 다시 무엇으로 말미암아 없어집니까?”
세존께서 대답하셨다.
“구익아, 기억은 헤아림[思]을 인연(緣)하고
헤아림으로부터 생기며
헤아림으로 말미암아 있다.
만일 헤아림이 없으면 기억은 곧 없어진다.
기억으로 말미암아 욕심이 있고
욕심으로 말미암아 사랑과 미움이 있으며
사랑과 미움으로 말미암아 아낌과 질투가 있고
아낌과 질투로 말미암아
칼과 몽둥이ㆍ싸움ㆍ미움ㆍ아첨ㆍ속임ㆍ거짓말ㆍ이간하는 말이 있고 마음속에는 한량없이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긴다.
이렇게 큰 고음(苦陰)이 생기는 것이다.
만일 헤아림이 없으면 곧 기억이 없어지고
만일 기억이 없으면 곧 욕심이 없어지며
만일 욕심이 없으면 곧 사랑과 미움이 없어지고
만일 사랑과 미움이 없으면 곧 아낌과 질투가 없어지며
만일 아낌과 질투가 없으면 곧 칼과 몽둥이ㆍ싸움ㆍ미움ㆍ아첨ㆍ속임ㆍ거짓말ㆍ이간하는 말이 없어지고 마음속에는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기지 않는다.
이렇게 큰 고음이 소멸하는 것이다.”
그때 천왕석이 듣고서 말씀드렸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기억은
헤아림을 인연하고
헤아림으로부터 생기며
헤아림으로 말미암아 있습니다.
만일 헤아림이 없으면 곧 기억은 없어집니다.
기억으로 말미암아 욕심이 있고
욕심으로 말미암아 사랑과 미움이 있으며
사랑과 미움으로 말미암아 아낌과 질투가 있고
아낌과 질투로 말미암아 칼과 몽둥이ㆍ싸움ㆍ미움ㆍ아첨ㆍ속임ㆍ거짓말ㆍ이간하는 말이 있고, 마음속에는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긴다.
이렇게 큰 고음이 생기는 것입니다.
만일 헤아림이 없으면 곧 기억이 없어지고
만일 욕심이 없으면 곧 사랑과 미움이 없어지며,
사랑과 미움이 없으면 곧 아낌과 질투가 없어지며,
만일 아낌과 질투가 없으면 곧 칼과 몽둥이ㆍ싸움ㆍ미움ㆍ아첨ㆍ속임ㆍ거짓말ㆍ이간하는 말이 없어지며, 마음속에는 한량없는 악하고 착하지 않은 법이 생기지 않습니다.
이렇게 큰 고음이 소멸합니다.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그렇습니다, 선서시여. 그렇습니다, 대선인이시여.
부처님께서 설법하신 것과 같이 저는 그것을 다 알아 의심을 끊고 미혹을 막아 망설임이 없습니다. 그것은 부처님 말씀을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천왕석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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