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백 종류의 사람이 있는데,
혹 어떤 한 사람이 그들에게 ‘너희들은 모두 오라.
만일 찰리족ㆍ범지족으로 태어난 사람이라면, 오직 그들만이 잘 마른 사라(娑羅)나 전단(栴檀)나무로 화모(火母)를 삼아 찬(鑽)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하자.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찰리족이나 범지족이면 그들은 잘 마른 사라나 전단나무로 화모(火母)를 삼아야만 찬(鑽)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고
거사족이나 공사족이면 그들은 돼지나 개의 밥그릇이나 이란단(伊蘭檀)나무나 그 밖의 쓸모없는 나무로 화모를 삼아야만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는가?
아니면 모든 백 종류의 사람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겠는가?”
“구담이시여, 그 모든 백 종류의 사람들도 다 능히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ㆍ멸하여 마치는 법ㆍ도를 깨닫는 법ㆍ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그 백 종류의 사람들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火母)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다면
그 모든 불은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다 능히 불의 구실을 할 수 있다.
그 중 어떤 불만 홀로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불의 구실을 할 수 있고,
그 중 어떤 불은 유독 불꽃이 없고 빛이 없으며 열이 없고 광명이 없어서 불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고 하겠는가?
아니면 그 모든 불이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불의 구실을 한다고 하겠는가?”
울수가라 범지가 대답하였다.
“구담이시여, 만일 백 종류의 사람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로 화모를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할 수 있다면
그 모든 불은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다 불의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혹 그 중 어떤 불만 홀로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불의 구실을 한다는 것은 끝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또 혹 그 가운데 어떤 불은 유독 불꽃이 없고 빛이 없으며 열이 없고 광명이 없어서 불의 구실을 하지 못한다는 것도 끝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오직 구담이시여, 그 모든 불이 다 불꽃이 있고 빛이 있으며 열이 있고 광명이 있어서 다 불의 구실을 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범지여, 나는 스스로 잘 이해하고 모든 법을 잘 알아, 남을 위하여 그치고 쉬는 법ㆍ멸하여 마치는 법ㆍ도를 깨닫는 법ㆍ좋은 세계로 나아가는 법을 자기 몫의 재물로 시설하느니라.”
세존께서 물으셨다.
“범지여, 네 생각에는 어떠한가?
만일 그 백 종류의 사람들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를 화모로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하였을 때 거기 혹 어떤 사람이 마른 초목을 그 불 속에 넣는다면 불꽃이 생기고 빛이 생기며 열이 생기고 연기가 생길 것이다.
그런데 불꽃ㆍ빛ㆍ열ㆍ연기가 있을 때 그 불꽃ㆍ빛ㆍ열ㆍ연기에도 자못 차별이 있겠는가?”
“구담이시여, 만일 그 백 종류의 사람들이 다 여러 종류의 나무를 화모로 삼아 찬을 마찰시켜 불을 내어 오래가게 하였을 때 거기에 혹 어떤 사람이 마른 초목을 그 불 속에 넣는다면 불꽃이 생기고 빛이 생기며 열이 생기고 연기가 생길 것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 불꽃ㆍ빛ㆍ열ㆍ연기에 대해서 불꽃ㆍ빛ㆍ열ㆍ연기에 차별이 있다고 주장할 수 없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그와 같이 내가 얻은 불과 내가 얻은 방일하지 않음은 능히 방일과 뽐냄과 거만을 멸한다.
그러나 나는 이 불에 대해서 불에 또한 차별이 있음을 주장할 수 없느니라.”
울수가라 범지가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이미 알았습니다. 선서시여, 저는 이미 이해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부처님과 법과 비구 스님들께 귀의하겠습니다. 원컨대 세존께서는 제가 우바새가 되는 것을 허락해 주십시오. 저는 오늘부터 이 몸이 다할 때까지 스스로 귀의하여 목숨이 다하는 그 날까지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울수라가 범지는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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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아함경 제37권
승가제바 한역
12. 범지품 ③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여, 그와 같이 내가 얻은 불과 내가 얻은 방일하지 않음은 능히 방일과 뽐냄과 거만을 멸한다. 그러나 나는 이 불에 대해서 불에 또한 차별이 있음을 주장할 수 없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