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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4장은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을 다룹니다. 가인은 자신의 제사가 거절당하자 동생 아벨을 향한 질투와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그를 살해합니다.
" 그가 또 가인의 아우 아벨을 낳았는데 아벨은 양 치는 자이었고 가인은 농사하는 자이었더라
세월이 지난 후에 가인은 땅의 소산으로 제물을 삼아 여호와께 드렸고
아벨은 자기도 양의 첫 새끼와 그 기름으로 드렸더니 여호와께서 아벨과 그 제물은 열납하셨으나
가인과 그 제물은 열납하지 아니하신지라 가인이 심히 분하여 안색이 변하니 " (창 4:2-5)
성경의 상징적 해석에서 가인과 아벨은 유대인과 예수 그리스도의 관계를 예표하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아벨이 드린 어린 양의 제사는 훗날 인류의 화목 제물이 되실 그리스도를 예시하며, 가인의 제사가 거절된 것은 하나님께 온전히 수용되지 못한 유대적 율법 제사의 한계를 상징한다고 보기도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거부한 유대인들은 역사적으로 가인이 받았던 형벌과 유사한 길을 걸었습니다. 가인이 땅에서 저주를 받아 유리하는 자가 되었듯, 유대 민족 역시 오랜 세월 나라 없이 세상을 떠도는 고난을 겪었습니다.
" 가인이 여호와께 고하되 내 죄벌이 너무 중하여 견딜 수 없나이다
주께서 오늘 이 지면에서 나를 쫓아내시온즉 내가 주의 낯을 뵈옵지 못하리니 내가 땅에서 피하며 유리하는 자가 될찌라 무 릇 나를 만나는 자가 나를 죽이겠나이다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그렇지 않다 가인을 죽이는 자는 벌을 칠배나 받으리라 하시고 가인에게 표를 주사 만나는 누구에게든지 죽임을 면케 하시니라 " (창 4:13-15)
마태복음에서 유대인들이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지어다"라고 외쳤던 구절은, 가인이 아우의 피로 인해 받았던 '유리하는 자의 운명'과 겹쳐지며 역사 속에서 비극적으로 재현되었습니다.
" 백성이 다 대답하여 가로되 그 피를 우리와 우리 자손에게 돌릴찌어다 하거늘 " (마 27:25)
가인은 자신이 당할 보복을 두려워했습니다. 당시 아담과 가인, 아벨 외에도 성경이 구체적으로 기록하지 않은 사람들이 이미 존재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살인한 가인에게 엄중한 벌을 내리셨지만, 동시에 그가 누구에게든 죽임을 면하도록 '표'를 주어 보호하셨습니다.
어거스틴은 가인이 받은 표와 같이 유대인들도 표를 받았다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유대인의 표가 토라(율법)이며, 그것이 다른 민족들과 구별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 이것으로 네 손의 기호와 네 미간의 표를 삼고 여호와의 율법으로 네 입에 있게 하라 이는 여호와께서 능하신 손으로 너를 애굽에서 인도하여 내셨음이니 " (출 13:9)
유대인들이 이마와 손목에 착용하는 '필락테리(테필린)'처럼, 율법은 그들을 다른 민족과 구별 짓는 표식인 동시에 하나님의 보호 아래 있음을 나타내는 상징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역사는 이 '표'의 의미를 왜곡하기도 했습니다. 반유대주의자들은 하나님의 보호라는 본래의 의미를 지워버리고, 이를 박해의 구실로 삼았습니다. 히틀러가 유대인들에게 강제로 달게 한 '노란 별'은 가인의 표식을 부정적으로 바꾼 것입니다.
그러나 유대 민족은 억압 속에서도 자신들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그 표(율법과 신앙)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비록 세상에서는 '유리하는 자'의 고단한 삶을 살았을지라도, 그들은 자신들에게 부여된 영적인 표식을 지켜냄으로써 오늘날까지 생존하며 그 끈질긴 생명력을 증명해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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