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가는 골목 계단

정환: (함께 계단을 내려오며) 야 아까부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애? 뭐 놓고 왔어? (말 없는 덕선) 아 왜 이렇게 심각해애? 뭐 사고 쳤어?

덕선: (갑자기 멈춰서며) 야 개정팔.

정환: (뭐야.. 뭐지?) .

덕선: ..

정환: (침을 꼴깍 삼킨다. 혹시..?)

덕선: (발랄하게) 내 마니또지?

정환: (이씨....)

덕선: 이상하다? 내 마니또 택인데.

정환: (아휴 진짜 눈치는 눈곱만큼도 없는 기지배, 한숨쉬며) 내가 왜 니 마니똔데! (괜히 더 버럭하는 정환)

덕선: 야 니가 내 마니또니깐 왔지. 아님 니 성질에 강남까지 왔겠냐? 미쳤어?

정환: (에휴.. 그래 니말이 맞다 니가 어떻게 알겠냐)

덕선: (우쭐) 나도 그 정도 머리는 있어~

정환: 나 너 마니또 아니야

덕선: . 그만 우기시지.

정환: 내 마니또 택이야.

덕선: (진짜?)

정환: 집에 가서 쪽지 보여줘?

덕선: 그럼 너 왜 왔어?

정환: (.....아 진짜 말이 안 나온다) ....... ...

덕선: 왜에!!

정환: 으유우으으 (덕선이 머리를 헝클이는 정환)

덕선: 아 왜이래 진짜! 미쳤어?!

정환: (덕선이 양 볼을 손으로 감싸며) 요 머리로 잘 생각해봐. 내가 왜 왔는지. 알았지.

(먼저 집에 가는 정환, 남아있는 덕선)

덕선: 왜 저래 진짜. 미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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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환, 덕선 집 앞마당

(씩씩대며 집으로 들어오는 정환)

정환: (짖는 행복이를 보며) 뭐 이씨!

# 정환 집

(집으로 들어오자마자 후.. 깊은 한숨을 내쉬는 정환)

# 정환 방

(한숨을 내쉬면서 방으로 들어오는 정환. 옷을 벗어 던져버리고 침대에 털썩 엎드려 눕는다)

[크리스마스 당일, 노을에게 덕선에게 주는 선물을 전해주고, 덕선이 집에서 나오나 안 나오나 괜히 살피고 있는 정환. 작은 소리에도 반응하며 밖을 살핀다]

나레이션: 이제 더 이상 산타를 믿지 않는 나이였고, 마니또 게임에 설레지 않는 나이였다. 몰래 두고 가는 선물도, 비밀스레 전해지는 은근함으로 성에 차지 않는 나이였다. 담아두자면 목구멍까지 차올라 숨이 가빴던 그 두근거림. 털어놓자면 가슴이 터질 것 같던 그 쑥스러움. 못 견디게 티내고 싶지만 들키기는 싫었던 쌍팔년도의 그 설렘. 우린 열여덟이었다.

정환이 감정선

덕선이가 좋다! 보면 볼수록 좋다! 이제 우리에게 장애물은 없다! 함께 있고 싶다! 뭐 일부러 티 내려고 티 내는거는 아니지만 그래도 뭐.. 모르겠다 마음가는대로 하고 싶다. 나는 덕선이가 좋으니깐. 그런데.. 이 기지배는 진짜 내가 이렇게 티나게 구는데도 모르는구나. 눈치가 없어도 어떻게 이렇게 없냐. 좀 서운하기도 하고 답답하다, 으유 정말. 그치만.. 그래도 좋다. 따뜻한 겨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