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는 인사할 때 서로의 뺨에 입을 맞춘대요.”


“흐음. 그래?”



  소네트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버틴은 홍차를 한모금 마셨다. 

  

  휴식시간.

  버틴과 소네트는 소파에 마주앉아 각자의 신문을 읽고 있었다.


  업무에 치이는 일상이라도, 차를 마시며 친구와 담소를 나눌 시간이 가끔은 주어진다. 지난 주에는 레굴루스, 소더비, 드루비스 등과 함께 떠들썩하게 휴식을 취했고, 오늘은 소네트와 단 둘이다. 사람이 적어서 다소 쓸쓸하긴 하지만, 조용한 시간도 나쁘지는 않다. 


  오늘의 여가를 함께 즐길 파트너, 소네트가 말했다.



“음. 이 인사법,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렇구나.”



  힐끔, 소네트가 보내는 눈길에 버틴은 미소로 화답했다. 오늘은 소네트와 함께이므로, 소네트가 가장 좋아하는 일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신문을 읽는 일이다.


  소네트는 의외로 호기심이 왕성하다. ‘바깥’을 궁금해하며, 곧잘 신문도 읽는다. 활자를 좇는 그녀의 눈은 언제나 아이처럼 빛난다. 

  소꿉친구의 그런 순수한 모습을 보면, 버틴 역시 어릴적으로 돌아간 듯 정겨운 기분이 들었다. 세상을 구경하느라 바삐 움직이는 소네트의 눈동자. 그 에메랄드 빛이, 버틴은 꽤 마음에 들었다.


  소네트에게 웃어준 뒤, 버틴은 몽글몽글한 기분으로 다시 신문을 보았다. 한 장을 새로 넘기자 어느 유명 철학자의 논설문이 눈에 들어왔다. 


 ‘테세우스의 배, 1년 전과 지금의 당신은 동일인물인가?’


  ‘피클스’라는 이름의 학자가 ‘테세우스의 배’ 역설에 대해 자기 생각을 길게 늘어놓고 있었다. 오래 전 고대인이 고민한 그 역설은 현대인에게도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낡은 배를 수리해서 새로운 배로 탈바꿈시키면, 그 배는 과거와 같은 것이라 할 수 있는가? 같다고 할 수 없다면, 생물 역시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물도 끊임없이 자신의 구성 요소를 갈아치우므로……

  

  솔직히 피클스의 글은 너무 난해해 다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태세우스의 배’에 관해 버틴도 생각하는 바가 없지 않다. 어릴 적 ‘폭풍우’를 알기 전의 자신. 그리고 목격한 후의 자신. 이 둘이 같은 ‘버틴’인지, 그녀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 한 것이다.


  어쩌면 자신은 폭풍우를 맞을 때마다 여타 일반인들과 함께 죽어버리는 건 아닐까?  여기 있는 ‘버틴’이라는 인물은, 어쩌면, 재단에서 준비한 대체품에 불과한 건?


  만일 그렇다면……



“타임키퍼?”


“……응?”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버틴은 음모론에서 깨어났다.


  신문을 내리니 이쪽을 보는 소네트와 눈이 마주쳤다… 아니, 마주치다가 말았다. 어째서인지 소네트의 에메랄드 눈동자가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이쪽을 보는가 하면, 금방 시선을 피하고, 바닥을 쳐다보다가 다시 버틴을 보더니, 또 고개를 돌렸다.

  에메랄드 빛 눈동자는 주인의 산만한 움직임을 따라 깜빡깜빡 빛났다. 아름답구나. 버틴은 새삼 감탄했다.


소네트는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더니,



“……이탈리아 식 인사법이 말이죠?”



  하면서 화두를 던졌다. 


  아무래도, 오늘의 소네트는 고국의 인사법에 지대한 관심이 생긴 듯하다. 버틴은 읽던 신문을 잠시 내려두기로 했다. 홍차를 한 모금 마시고, 전통 문화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피력했다.



“이탈리아에 그런 인사법이 있구나. 그러고 보니, 스페인도 비슷하다고 들었어.”


“스페인…에서도, ‘볼 키스’를 하나요?”


“그렇대. 아, 그리고 프랑스에서도. 마틸다가 전에 얘기해줬던 것 같은데…… 정작 본인은 해본 적이 없는 모양이야. 한참 어렸을 때 고향을 떠났으니까.”


“그랬군요. 그렇다면 한 번, 직접 해 볼 필요가, 있겠어요.”


“동감이야.”


“네!? 그렇다는 건……”


“아아, 비슷한 문화… 하니까 생각난 건데. Z씨와 이런 이야기를 한 적이… 소네트?”



  갑작스러운 소네트의 몸짓에 버틴은 눈을 깜빡였다.


  오늘의 소네트는 어쩐지 영 점잖치가 못 하다. 갑자기 몸을 앞으로 빼고는 불쑥, 고개를 테이블 너머로 내밀었기 때문이다.


  한 순간, 버틴과 소네트의 코가 스칠듯 가까워졌다. 그리고는 곧 멀어졌다.



“아…”



  놀란 버틴이었지만, 곧 침착함을 되찾았다. 홍차를 한 모금 더 하고, 정중하게 사과했다.



“미안. 내가 중간에 끼어들었구나. 무슨 말을 하려고 했어?”


“아, 아무 것도 아니에요. 저야말로 죄송합니다. 으음. 그래서 Z씨와는 무슨 얘기를 하셨나요? 

설마… 볼 키스에 대해?”


“아니. 몽골과 중국의 차이에 대해 얘기했는데.”



  버틴은 Z를 화두에 올리면서도, 내 얘기를 계속해도 되는 걸까? 하고 망설였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이탈리아 식 인사법을 향한 소네트의 강한 열망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설마 이렇게나 고국에 관심이 많았다니……


  생각없이 주제를 전환한 자신의 경솔함에 부끄러움마저 느꼈다.


  앞으로는 상대의 말을 더 경청해야지. 반성하면서, 버틴은 하던 말을 마무리하기로 했다.



“어렸을 때 있었던 일이야. Z씨의 고국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는데…”



  그리 거창한 이야기는 아니었다. 그저, 어린 버틴의 무지함에서 비롯한 일화였다.


  어렸을 때 그녀는 동양에 대해 잘 몰랐다. 중국과 몽골이 같은 나라인 줄 알았다. 그래서 무심코 입방정을 떨었던 것이다. Z에게, 당신은 칭기즈칸의 나라에서 왔다고.


  때문에 분위기가 잠깐 어색해졌지만, 곧 Z는 친절하게 오류를 정정해주었다. 



“그땐 철이 없었어. Z씨께 무례를 저지르고 말았지. 동양인으로 치면 영국과 프랑스를 햇갈린 격이야.”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요. 어려서 실수한 것뿐이잖아요. 하지만…… 맞아요. 저도 만일, 인사법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상대방이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착각한다면 당황스러울 거예요.”


“그렇겠지?”


“그저, 볼 키스를 한다는, 사소한 공통점이 있을 뿐인데 말이죠.”



  소네트가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물론 기민한 버틴은 그녀의 동의 속에 ‘인사법’,‘볼 키스’라는 단어가 강조되었음을 놓치지 않았다. 


  이것 봐라. 버틴의 입가에서 절로 미소가 나왔다. 

  

  오늘, 이 자랑스러운 소꿉친구는 유독 호기심이 왕성하고, 솔직할 뿐만 아니라… 무척 귀엽다. 


  온화하게 풀어진 버틴의 얼굴.


  그 얼굴을 본 소네트는 입을 뻐끔거렸다.


  귀까지 붉어진 걸 보니, 속마음을 꾸밈없이 드러낸 바람에 새삼 부끄러워진 모양이었다.



“소네트. 이탈리아에 가보고 싶니?”



  버틴의 따스한 물음에, 소네트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의 미간이 조금 굳어졌다.



“네……? 아, 아뇨! 제가 관심 있는 건… 지금은 이탈리아 그 자체가 아니라,”


“숨길 필요 없어. 외근을 자주 하다 보면 기회가 생길 거야. 언젠가는 둘이서 함께 가보자. 널 보니, 나도 네 고국이 궁금해졌어.”


“……아… 으… 저는 단지…”



  볼 키스가…… 어쩌구 하며 목소리를 점점 내리까는 소네트. 소녀다운 귀여움에 버틴의 웃음은 더욱 깊어졌다. 

  쑥스러움에 시선을 내리는 친구를 따라 버틴도 무심코 아래를 보았다. 

  그곳에는 신문이 있었다. 대화에 집중하느라 잠깐 테이블에 놔둔 신문이.


  버틴은 마지막 홍차를 머금고 페이지의 뒷장을 넘겼다. 그러고 보니, 철학자 피클스의 눈설문 뒤에는 무슨 기사가 실려있을까?


  버틴의 눈에 들어온 것은 글이 아니라, 어느 의류 회사의 광고였다.


  여성 의류 광고였다.





  성숙한 여인이 아찔한 옷을 걸치고 엉덩이를……






“……푸흡!!!!”


“타임키퍼!?”



  버틴의 갑작스러운 기침에 소네트가 벌떡 일어났다. 버틴은 황급히, “아니야! 사레들린 것 뿐이니 신경쓰지 마!!” 하면서 상대를 진정 시켰다.


  소네트가 이쪽으로 다가오지 못 하게 막아야 했다. 콜록콜록, 기침 소리를 최대한으로 죽이고 신문에 얼굴을 파묻으며 표정을 숨겼다. 질끈 감았던 눈을 뜨니 세상에, 여성의 돌출부가 눈 앞에.


  버틴의 얼굴이 씰룩였다. 표정 관리가 안 되었다.


 


  우와아아아……!




  하고, 육성으로 감탄사를 뱉을 뻔 했지만 버틴은 참았다. 


  설마 테세우스의 배가 선물… 아니, 복병을 숨기고 있었을 줄은.



“소네트. 가위를 어디에 두었더라?”


“네? 서랍에 있을 텐데요. 그런데 갑자기 가위는 왜…”


“아니. 잊어버려. 아무 것도 아니야.”



  무심코 꺼낸 말을 급히 철회하며 버틴은 되뇌었다. 진정하자, 진정해. 의류 광고를 잡지 않은 다른 손으로 자기 가슴팍을 억눌렀다.


  흥분해서는 안 된다. 여성의 돌출부를 보면서 가쁜 숨을 쉬는 자기 상사를, 소네트가 목격하면 어떻게 될까?


  소네트와 버틴은 알다시피 소꿉친구다. 서로 공유하는 것들도 많고, 사이도 가깝다.


  하지만 친밀한 사람이기에 더더욱 들켜서는 안 될 것도 있는 법.


  예를 들어 은밀한 사생활이라든가…… 다락방에 숨겨둔 스크랩북이라든가……


  눈 앞의 황금에 정신이 팔려 사회적 지위를 잃을 순 없는 것이다.



  버틴은 침착하게 호흡을 가다듬었다. 그리고는 신문의 앞 페이지를 집게손가락으로 넘겼다. 


  바스락, 하는 소리와 함께 버틴의 황금은 테세우스의 배에 감춰졌다.


  생각보다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었다. 저도 모르게 후우—, 한숨을 뱉을 정도로.



“후아……”


“타임키퍼. 여기 보세요. 역시 홍차가 옷에 묻었잖아요.”


“——!!”



  뒤에서 들리는 목소리에 버틴의 어깨가 총알처럼 튀었다.


  언제부터 거기 있었지? 소네트가 어느새 소파 뒤로 돌아와서는, 버틴의 셔츠를 손수건으로 지긋이 누르고 있었다.


  얼굴에서 핏기가 싹 가시는 느낌.

  소네트는 하얗게 질린 버틴의 얼굴을 잠시 살폈다. 

  그리고는,



“……아아. 갑자기 옷을 만져서 놀라셨군요. 죄송합니다. 무례를 용서하세요.”



  무슨 착각을 한 것인지 정중하게 사과하는 것이었다.

  어느 쪽인가 하면 사과하고 싶은 건 버틴 자신…… 아니.


  버틴은 생각을 고쳤다.


  저 정중한 태도…… 의류 광고를 못 본 걸까?

  아니면 봤더라도 별로 개의치 않는 걸까?


  소네트의 반응은 파렴치한을 대할 때의 그것이 아닌, 존경하는 상사를 대할 때의 모습과 같았다. 그렇다는 건…….



  다행이다—.



  버틴은 등줄기로 식은땀을 줄줄 흘리면서 안도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소네트는 여전히 버틴의 옷을 꼼꼼하게 닦아주고 있었다. 버틴은 축 늘어져서 그 손길을 가만히 받았다. 평소와 다름 없이 풍기는 소네트의 체향에 감사마저 느꼈다.


  셔츠를 닦아주던 소네트는 곧 손수건을 주머니에 도로 넣었다. 당연하지만 손수건으로 홍차의 얼룩을 뺄 수 있을 리가 없기에.

  대신 무언가 곰곰이 생각을 하더니, 또다시,



“……이탈리아 인사법……”



  포기하지도 않고 중얼대는 것이었다.


  차분해진 버틴은 평범한 충고를 해줄 수가 있었다.



“……그렇게 관심이 간다면 직접 해보는 게 어때? 지금 옆 방에 소더비와 레굴루스가 있으니까. 아니면, 마틸다에게 물어보는 건? 마틸다도 고국의 문화에 흥미가 많아 보였어.”


“……그리고, 또요?”


“또……? 또…… 드루비스 씨라든가. 아니…… 그냥 여기서, 나랑 한 번 해볼래? 마침 이 방에 둘밖에 없잖아?”


“…………………”



  생각나는 대로 상대를 지정해주자, 소네트의 얼굴이 차분해졌다. 무언가 복잡한 생각에 골몰한 표정이었다. 


  자신의 대답이 마음에 안 들었던 걸까?


  버틴이 망설이고 있는데, 무언가를 결심한 듯, 소네트가 갑자기 크게 한숨을 쉬더니……



“……아니요, 괜찮습니다. 다음 기회로 미루죠.”


“그래? 나는 괜찮은데?”


“타임키퍼께서는 크게 흥미가 없으신 것 같으니까요.”



  버틴은 고개를 갸웃했다. 소네트에게서 어쩐지 불만이 느껴졌다.




“소네트. 화났어…?”


“……잔이 비었군요. 홍차를 새로 타올게요.”


“앗, 잠깐, 소네트…”



  소네트는 대답하지 않고, 손을 뻗어 빈 유리잔을 챙길 뿐이었다. 버틴이 망설이는 사이 그녀는 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말 없는 뒷모습을 버틴은 멍하니 지켜보았다.


  


  소네트를 떠나보내고, 버틴은 자리에서 일어나 이마를 짚었다.



“……이런.”



  버틴의 기민한 직감이 이제서야 자기 실수를 눈치챘다.


  소네트는 예의를 중시하는 성격이다.


  돌출부……든 뭐든, 다른 데 정신이 팔려 건성으로 대답하는 버틴에게, 화가 난 것이 틀림없다.



  자신의 무례를 어찌하면 좋을까?

  버틴은 망연자실해서 테이블을 내려다 보았다. 읽다 만 신문이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이 자리에 철학자, 피클스가 있었다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버틴에게 돌을 던지지 않았을까?



  이번 일은 백 퍼센트 자기 잘못이다. 

 소네트에게 사과해야겠지만, 어떤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해야 기분을 풀어줄지 영 감이 잡히지 않았다.

 

  버틴은 말 없이 신문을 정리했다.

  광고를 스크랩할 생각은 들지 않았다. 




  가지런히 접은 뒤, 수거함에 넣어야지, 하고 생각했다.




  그때였다.









“——타임키퍼.”




  등 뒤에서 들리는, 맑은 이탈리아 억양.

  친숙한 목소리.




  그녀가 어느새 돌아온 걸까?

 


  분명, 아까 전에 문 밖으로 나가는 걸 봤는데?






  소리 없이 찾아온 소네트는, 우두커니 선 버틴의 어깨를 자기 쪽으로 억지로 돌렸다.

 

  그리고는.




  이탈리아 식 인사——.


  쪽, 하고 버틴의 뺨에다 입을 맞추었다.




  둘이 가까워졌을 때, 닿은 것은 뺨과 입술 뿐만이 아니었다.


  탐스러운 머리카락이라든가, 숨결이라든가, 가슴…… 이라든가.

  그 모든 게 잠깐 다가왔을 때, 달콤한 체향과 체온을 흔적으로 남겼다.


  그것들을 발자취 삼아 거슬러 가자, 에메랄드 빛 눈동자와 마주쳤다.

  눈동자는 한밤의 불빛처럼 일렁였고, 반짝반짝, 강렬한 잔상을 만들었다.




  소네트의 입술이 다시 한 번 가까워졌다. 버틴의 귓가로. 



  바다 위 유리병처럼 넘실대는 이탈리아 억양이, 벌어진 소네트의 입에서,





“—다음 번에는, 당신이 먼저 ‘인사’ 해주세요.”



  이런 말을 남기고는 파도처럼 멀어졌다.



  








  버틴은 화끈거리는 뺨을 짚으며 문을 바라보았다.

  이번에야말로 소네트는 홍차를 타기 위해 길을 떠난 참이다. 버틴은 벌렁이는 심장을 억누르면서, 다행이야, 하고 남몰래 안도했다.


  ‘인사’를 나누었을 때 소네트의 표정.

  그 얼굴은 화난 사람의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얼굴이 다소 상기되었을지언정, 소네트는 수줍게 웃어보였다.

  그렇다는 건…… 화는 풀렸다고 봐도 괜찮겠지.





“하아……”



  이번에야 말로 긴장이 풀린 버틴은 소파에 몸을 파묻었다.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


  솔직히 말해, 이번 일로 사이가 멀어지면 어쩌지, 하고 내심 걱정까지 했다. 하지만 방금 전의 미소로 미루어 보아, 기우였던 모양이다.

  버틴은 눈 앞의 신문을 다시 펼쳐 보았다.

  광고 속 성숙한 여인이 상냥하게 웃고 있었다.



  스크랩…… 해도, 괜찮겠지? 소네트가 화나지 않았으니까.

  버틴은 나른하게 웃으면서 속으로 중얼댔다.



  일어나서, 가위가 든 서랍이 어디에 있는지 미리 찾아보기로 했다. 

  어차피 지금은 홍차가 없어서 신문을 읽을 마음이 들지 않는다. 소네트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 때우기 삼아 찾아봐도 될 것 같았다.



  버틴은 책상 서랍을 뒤적였다.






  소네트가 돌아올 때까지는,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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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니 버틴 여성 돌출부 좋아한대서 싱글벙글하면서 썼는데 오해였음??


버틴의 은밀한 사생활 은근 어울렸는데 왜 오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