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관님, 이렇게까지 거칠게 연행하실 필요는 없지않을까요. 저는 그저 평화와 희망을.."


 노란 헤어밴드를 한 갈색 머리의 한 남자가 군데군데 물감에 물든 경관에 의해 유치장에 들어왔다.


끼리릭. 쾅.


"조용히 해. 이... 이 몹쓸 자식 너 때문에 내 제복이 엉망이 됐잖아

옆 부서는 거물 사기꾼을 체포했다는데 나는 이런 꼴로 잡범이나 잡아야 하다니.."


"잡범이라니 말이 심하신거 아닌가요. 저는 잡범이 아니라 예술가.. 디거스라구요"


디거스는 발끈했지만 이내 경관봉을 든 경관을 보고 움츠러들었고,

경관은 젖은 옷과 함께 이내 건물밖으로 향하면서 디거스에게 말했다.


"경찰서는 바쁘니까 얌전히 있어. 조용히 있으면 모레 쯤 풀려날지도 모르지. 하하"


"이 런던에 나보다 거물이 있다니! 대체 왜 사람들은 자유로운 예술가인 날 몰라주는거지?"



-



잠시 뒤 유치장이 소란스럽더니, 여러 명의 경관과 함께 

중절모와 붉은 코트를 걸친 한 남성이 연행되어 유치장에 잡혀들어왔다.


"말년에 정말 운이 좋군! 이 사기꾼 녀석 테넌트를 잡다니 

오늘 밤은 경찰서 외부 경비 병력을 3배로 늘리도록 해

내일 마도심판관이 올 때 까지만 잘 가둬두면 나는 물론 자네들 까지 2,3 계급 특진은 하지않겠나? 하하"


계급이 높아보이는 경관이 기분 좋은듯이 다른 경관들에게 이야기 했고, 곧 이어 당직 경관을 제외 한

사람들은 유치장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하 정말 재수가 없군. 돈 많은 숙녀의 남편이 경찰 관계자였을 줄이야 여기서 빠져나가야 할텐데.."


혼자 중얼 거리던 테넌트의 앞에 갑자기 비눗방울들이 날아오더니 비눗방울들은 곧 이어 글자가 됐다.


'안녕하세요 친구. 저는 자유의 투사 디거스 입니다..

평화는 주동적으로 쟁취해야 하는 법.. 

제가 당신을 도울 수 있을 것 같네요..'


"뭐지 이 비눗방울은.. 마도학인가? 런던에는 아직도 이상한 녀석들이 많나보네"


테넌트가 작게 중얼 거리자 듣고있었다는 듯이 비눗방울이 빠르게 변했다.


'이상한 녀석이 아닙니다. 신세계의 예술가 디거스라구요!

당신같은 사람은 모르겠지만 이 런던바닥에서는 제법 거물이죠'




'후훗 역시 행운의 여신은 아직 이 테넌트를 버리지않으셨군 남자는 전문이 아니지만..'

테넌트는 눈하나 깜빡하지 않고 거짓말을 술술 내뱉어 내기 시작했다.


"아. 아닙니다 오해하셨나 보군요. 당신같은 마도학 거물을 이런 곳에

가둬둔 런던 경찰들에게 한 말입니다. 솜씨를 보아하니 대단하신 분 같군요

저는 부패한 자들의 재물을 잠깐 빌려 정의로운 사회를 구현하려고 했지만

기득권층이 절 가만히 두질않네요"


디거스의 비눗방울이 떨리면서 커졌다.


'호오! 역시 장차 위대한 예술가가 될 제 가치를 지나칠 수 있을리가 없죠!!

저도 못된 기득권층 녀석들에게 당해봐서 그 심정을 잘 알아요'




'역시 평화를 좋아하는 멍청이들에겐 정의만한게 없지'

테넌트의 입꼬리가 흡족한듯이 살짝 올라갔다.


"그런데 위대한 예술가님께서는 이곳을 나갈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위험에 빠진 레이디들이 저만을 기다리고 있거든요"


'걱정마세요! 저에게 이 유치장은 집과 같거든요. 30번도 넘게 탈출해봤으니까요

일단 자정이 될 때까지 기다리고 계시면 돼요'


'30번..? 이 녀석 대체 얼마나 잡범인거야..'

테넌트는 의아했지만, 딱히 방법이 없었기에 디거스의 말을 듣기로 했다.



-



따각.. 따각.. 조용한 유치장 통로에 구두 소리가 들려왔다.


"선배님 수고하십니다! 근무 인계 시간입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오늘은.. 보자.. 소매치기 여섯, 훌리건 넷, 히피 셋,

그리고 그 보석사기꾼 테넌트가 안쪽 독방에 갇혀있어

뭐 특수 철창이라 별일은 없겠지만 왠만하면 가까이 가지말고

수상한 낌새가 있으면 비상벨 버튼 알지? 누르면 다 같이 뛰어올테니.. 이 정도면 됐나?"


후번 근무자는 유치장을 돌며 인원수를 확인했다.


"예, 선배님 총원 14명 수감 중 확인했습니다."


"그래 고생하고."




근무자가 떠나자 디거스는 다급히 경관을 불러내었다.

"이봐요 경관님! 제.. 제 손가락을 좀 봐주세요!"


경관은 다급히 이동하다 디거스를 발견하고 맥이빠진듯이 말했다.

"뭐야 또 이녀석인가. 하.. 또 이번엔 뭘로 잡혀들어온거지?"


"제 손가락을 봐주시라니까요 중지랑 검지를 펼쳐.. 손바닥은 밖을 향하게 하고.. 이렇게!"


펑.. 펑퍼퍼펑 펑펑 펑..

디거스가 제스쳐를 취하자 다른 철창안에 있던 비눗방울들이 터졌고,

다른 수감자들이 미친듯이 웃으며 날뛰기 시작했다.


"이 자식 뭘 한거야! 어서 비상벨을..."


경관은 비상벨을 누르기 위해 이동하려고 했지만 엄청난 소리와 함께 발이 미끄러졌고

그대로 기절하고 말았다.




"축하해, 친구. 평화가 네 손 안에.. 아니 이젠 내 손 안에 있어"


디거스는 철창 밖으로 손을 꺼내 경관이 가지고 있던 열쇠 꾸러미를 들어낸 뒤

자신의 철창을 열고 기세등등하게 테넌트가 있는 독방 앞으로 이동했다.


"어때요 형씨, 이 위대한 예술가의 행위 예술을 본 소감이"


짝 짝 짝.. 테넌트는 박수를 치며 말했다.

"정말 대단하시군요. 당신같은 런던의 수호자를 한 눈에 알아보지 못했다니
저는 더 많이 성장해야겠네요 당신의 제자가 되고 싶을 정도입니다."

"후훗 알면 됐다고 친구"


디거스가 특제 철창의 문을 열어주었고, 

테넌트는 쓰고 있던 모자를 한 손에 쥐고 감사의 제스쳐를 표했다.


"이제.. 여기서 어떻게 나가실 계획이죠? 밖에는 수 많은 경비들이 있을텐데"


"사실 우린 둘 다 빠져나갈 순 없을거야. 하지만..

날 진정으로 인정해준 친구를 내버려둘 순 없지!"


디거스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40초. 비상벨이 울리고 난 뒤 40초가 지나면 2층 계단의 경관들이 몰려 올 거야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 통로에 있다가 그들이 지나가면 1층 로비의 카운터로 몸을 숨기고

3분 정도 있다가 정문으로 나가면 위험에 빠진 레이디들을 구하러 갈 수 있을거야 친구"




테넌트는 잠자코 듣고 있더니, 무언가 의아한 듯이 물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초면인 저를 이렇게 도우시는 겁니까?"


"음.. 우리 아버지는 예술가셨지, 하지만 가난하고 인맥도 없던 아버지는 

엄청난 노력에도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한 채 돌아가셨어 

사람들은 이미 너무 오랫동안 속았어 세속적인 현실에 굴복했지.


난 아름다운 꿈을 통해 그 사람들이 진실된 삶으로 돌아오게 하려고 노력했지만

아버지처럼 아무도 날 인정해주지 않았어 하지만 당신은 날 이해해줬지

이 이상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친구?"




테넌트는 자신의 아버지 로렌스 테넌트를 떠올렸다.


'이 사람 우리 아버지와 닮았네.. 인도 식민정부 관료였지만 착취당하는 식민지인들을 위해

다이아몬드를 가져와 그들을 도왔지만 결국 인도인들에게 체포당한 아버지를..'


"그렇군요 위대한 예술가님. 하지만 절 위해 주실 필요는 없습니다.

안타깝지만 이건 가짜에요"


테넌트는 머리끈을 풀어헤치더니 디거스의 뺨에 입을 맞추었고,

디거스는 당황한듯이 말을 더듬었다.


"아.. 아니 이봐 친구 너 .."




테넌트는 한 손가락으로 리볼버를 돌리며 말했다.


"위기에 처한 신사를 못본 척 하는 건 숙녀가 할 일이 아니죠

아이다. 아이다 테넌트 내 이름이에요.


레스터 스퀘어의 다이아몬드 문양이 있는 주점에서 

뉴델리의 루비포트를 주문하면 다시 만날 수 있을거에요.

그럼 또 봐요"


이윽고 테넌트는 비상벨을 누르더니 복도를 향해 또각 또각 걸어나갔다.


탕.. 탕탕.. 탕



디거스가 쓰고 있던 안경이 한 쪽으로 흘러내리며 디거스는 중얼거렸다.


"뮤즈.. 뮤즈의 계시를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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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박이 디거스와 자신의 사기를 예술가로 표현하는 테넌트로 

범죄자 듀오를 만들어보고 싶었음

시대 차이가 있긴 한데 둘 다 런던하고 관련이 있긴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