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뜨겁고, 몸은 차갑다. 거친 숨을 너무 내쉰 탓에 목이 타들어갈 만큼 건조하다. 시야도 흐릿하고 귀가 먹먹하다.
소네트는 자신이 곧 죽기 직전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여기서 소네트가 쓰러진다면 팀의 모두가 위험해진다.
“하아… 하아…”
머리에서 흘러 내리는 피를 손으로 닦아내자, 헤진 장갑이 붉게 얼룩졌다. 뒤에서 팀원과 버틴이 후퇴하라며 소리쳤지만, 소네트는 듣지 못했다.
“크르르르…”
눈 앞의 거대한 크리터는 여태 봐왔던 크리터들과는 차원이 다른 변종 크리터. 속도가 빨라서 도망간다 하더라도 붙잡힐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다같이 죽을 바엔 홀로 버티며 도망칠 시간을 버는 것이 최선이라고, 소네트는 판단했다.
“이 틈에… 어서… 도망…쳐요… 타임키퍼…”
쉰 목소리로 간신히 말을 내뱉은 소네트가 자세를 잡고 공격을 준비했다.
“소네트!!”
“타임키퍼… 우선 소네트의 말대로… 후퇴하는게…”
다른 팀원도 더 이상 전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부상을 입었다. 지금 도망가지 않으면 전부 죽고 만다. 버틴은 입술을 꽉 깨물며 소네트와 팀원을 번갈아 보았다.
“…제길!”
거대한 크리터와 소네트 사이를 막아설 힘이 버틴에겐 없었다. 그걸 알고 있는 버틴은 자신의 무력함에 환멸을 느꼈다. 하지만 다수를 구하기 위해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모두, 후퇴하자.”
버틴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부상을 입은 팀원과 버틴은 뒤로 돌아 서로를 부축하며 도망가기 시작했다.
“…”
버틴은 소네트에게 차마 ‘지원을 불러서 구하러 올게’ 라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이미 그 때가 되면, 소네트는 죽어 있을테니까.
“하아… 아직…”
그 사이, 소네트는 마도술로 거대 크리터의 움직임을 봉인시켰다. 효과는 오래가지 못하지만, 시간을 벌기 위해선 뭐라도 해야 했다.
봉인된 크리터에게 다시 공격을 하기 위해 소네트가 마도술을 외우며 허공에 글씨를 썼다. …그러나 절반도 쓰지 못하고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 앉아버렸다. 허공에 쓰인 글씨도 함께 바닥으로 떨어져 사라졌다.
“크르르르!!”
동시에, 크리터가 괴음을 내며 봉인에서 풀려났다.
“……….”
역할을 다했다. 타임키퍼의 조수이자 재단의 마도학자로써, 희생을 통해 다수의 생명을 구해냈다. 비록 크리터의 발을 더 묶어두진 못했지만 제 시체를 먹어 치우는 것까지 생각한다면 버틴 일행이 숲을 빠져 나가는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소네트는 그렇게 생각하며, 만족했을 것이다. 하지만 소네트의 눈에선 뜨겁고 투명한 액체가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버틴…….”
방금 전까지 구토가 나올 정도로 뜨거웠던 머리가 점점 식어가는걸 느꼈다.
흐린 시야 속, 크리터가 거대한 발톱을 드러내며 발을 치켜세우자 소네트는 눈을 감았다.
“…소네트!!”
그 때, 크리터의 눈으로 빛이 번쩍거리며 날카롭고 투명한 파편이 쏟아졌다.
“크오오오오!!!”
거대 크리터가 눈을 부여 잡은 채, 허공을 허우적거렸다.
“소네트!! 소네트!!!”
애터게 소네트를 부르며 달려온 것은 다름아닌 마틸다였다. 마틸다는 크리터가 잠시 무력화된 틈을 타, 소네트를 끌고 수풀로 들어왔다.
“피가… 피가, 너무… 너무 많아… 소네트… 살아 있는거지…? 응…?”
마틸다가 소네트를 안은 채, 덜덜 떨며 말했다.
“크르르르릉!!!”
시야가 풀린 크리터는 화가 잔뜩 난 듯, 아까보다 더 크고 무거운 괴음을 내며 날뛰기 시작했다.
“괜찮아… 소네트…… 곧 지원이 올거야…. 조금만 버텨줘…”
날뛰는 크리터에게 운 나쁘게 밟히지 않도록, 마틸다가 소네트를 끌고 숲 쪽으로 더 깊게 들어갔다. 그리고 얼마 가지 않아, 투스 페어리를 포함한 재단의 팀원들과 조우했다.
“…여기에요! 이리로 오세요!”
“…소네트가… 소네트가….”
마틸다는 말을 더듬으며 투스 페어리에게 소네트를 보여주었다.
“…상태가 심각해요. 상처가 크고, 피를 너무 많이 흘렸어요….”
투스 페어리는 말하면서 소네트의 상의를 들어 올리고, 찢어진 복부를 지혈하기 시작했다.
“…치료…치료 할 수… 있는거죠?”
“네. 아직 숨은 붙어있으니… 우선 응급처치를 하고, 재단으로 데려가서 치료해야 해요.”
“저 크리터의 뒤처리는 저희에게 맡겨주시고 먼저 소네트를 이송하시죠.”
팀의 리더로 보이는 건장한 마도학자가 말했다. 투스 페어리는 그럼 부탁한다며 마틸다에게 플로피 디스크를 건네준 후, 소네트를 안아들었다.
“순간이동 주문이 담긴 플로피 디스크에요. 사용하는 법은…”
“알고 있어요….”
마틸다는 떨리는 손으로 디스크에 서명했다.
***
“…”
소네트가 다시 눈을 떴을 땐,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왠지 그럴 힘은 나지 않아, 고개만 돌려 주위를 둘러보았다.
“…으음. 소네트으…”
“?”
누군가의 잠꼬대에 시선을 약간 내리자, 마틸다가 허리 부근에서 팔을 배고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마틸다?”
“음… 으으…”
소네트는 오른팔을 조심스레 들어 마틸다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겼다. 그 손길 덕분인지 마틸다가 조용히 눈을 떴다.
“……….”
“마틸다, 좋은 아침.”
소네트는 마틸다와 눈이 마주치자, 살짝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그러자 마틸다의 눈이 커지더니 이내 벌떡 일어나 소네트를 껴안았다.
“으읏? 마, 마틸다…?”
“다행이야… 소네트…”
마틸다가 잔뜩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소네트는 그런 마틸다를 지긋이 보며 덩달아 안아주었다.
“난, 네가… 영영 못 일어나게 될까봐… … … …헉!”
갑자기 소네트에게서 몸을 떼어낸 마틸다가 얼굴을 붉히고 시선을 마주치지 못한 채 외쳤다.
“그, 그러니까… 엄청 걱정했다고!”
“…미안해.”
소네트는 사과하며 팔을 짚고 몸을 일으키려 했지만 복부의 통증 때문에 신음을 내며 다시 털썩 누워버렸다.
“무리하지마! …투스 페어리씨가 당분간은 가만히 있는게 좋을거라고 그러셨어….”
화들짝 놀란 마틸다가 소네트의 어깨와 팔을 살짝 잡고 흐트러진 자세를 고쳐주었다.
“…고마워 마틸다. 그러고보니, 타임키퍼랑 다른 사람들은…”
“다들 무사해. …네 몸부터 걱정하는게 어때?”
마틸다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소네트를 보며 말했다. 소네트는 대답하지 못하고 마틸다와 눈을 맞췄다.
그러고 있길 몇 초 지나지 않아 먼저 시선을 돌린 것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마틸다였다.
“마틸다가… 날 구해준거야?”
소네트가 여전히 마틸다를 응시하며 물었다. 소네트는 의식이 완전히 날아가기 직전, 자신을 안고 있던 인물을 떠올렸다. 잘 말아올린 상아색의 머리카락, 거친 숨소리로 소네트의 이름을 연신 부르던 높고 가냘픈 목소리… 틀림없이 그것은 마틸다였다.
“그래. 그러니까 평생 나한테 감사하도록 해! 소네트 네가 진짜로 죽는 줄 알았다고!”
“…”
소네트는 버틴이 지원을 불러준건가 싶어 다시 질문하려 했지만, 곧 그럴 시간이 없었을거라 생각해 입을 다물었다. 그 모습을 본 마틸다는 덧붙여 이야기했다.
“내가 수정구로 네 점을 쳤어. …별 다른 이유없이! 그냥 안 좋은 예감이 들어서… 아무튼, 너랑 버틴 일행이 위험해질거라는 점이 나와서…”
마틸다는 우선 투스 페어리에게 달려가 이야기했다. 어릴 적부터 자신들을 돌봐주었던 가장 가까운 어른이었기 때문이었다. 투스 페어리는 마틸다의 정보에 돌발 상황임을 인지한 후 곧바로 상부에 보고해 팀을 꾸려 지원을 갔다.
“…그리고, Z씨가 주신 플로피 디스크 덕분에 늦지않게 도착할 수 있었어.”
“…고생이 많았구나. 나 때문에…”
마틸다는 순간 목구멍까지 뭔가가 차올라 말문이 턱 막혀버렸다. 마치 자신은 그 자리에서 죽어도 됐다는 듯, 모두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소네트의 말에 화가 난 것이다. 하지만 너덜너덜한 소네트를 향해 윽박지를 수도 없어서 마틸다는 심호흡을 한 번 크게 한 후 차분하게 말했다.
“그럴 땐 구해줘서 고맙다고 하는거야. 바보야!”
“…! 응… 구해줘서 고마워, 마틸다.”
소네트의 말을 끝으로 둘 사이엔 가벼운 정적이 흘렀다. 이내 마틸다가 투스 페어리씨를 불러올테니 편하게 있으라며 병실을 나갔다.
“….”
마틸다가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눈으로 좇던 소네트는 다시 하얀 천장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방금 전의 상황을 되짚어보았다.
자신이 죽을까봐 걱정이 됐다던 마틸다의 눈시울은 퉁퉁 부어있었고, 밤새 제 곁을 간호해준 것 인지 옷과 머리가 헝클어져 있었다.
소네트는 가슴 안 쪽이 몽글거리는 느낌을 받았다. 남에게 이렇게나 걱정을 받는건 처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매일 지옥같은 훈련을 견디며 언제든 재단을 위해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는 사냥개… 소네트는 그런 자신의 처지를 잘 이해하고 있었기에, 딱히 신경쓰지 않았었다.
그래서일까, 소네트는 마틸다에 대해서 알고 싶어졌다. 어째서 그렇게까지 나를 걱정해주었는지, 왜 ‘사냥개’를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는지…
소네트가 천천히 생각을 정리하고 있자, 마틸다와 투스 페어리가 병실로 돌아왔다.
“몸은 좀 어떻죠?”
“…괜찮아요. 배의 상처 때문에 일어나기 힘든 정도밖엔…”
“상처가 전부 아물려면 시간이 걸릴거에요… 우선 이빨 요정을 하나 섭취하죠.”
투스 페어리는 소네트를 부축하여 앉힌 뒤, 갖고온 통의 뚜껑을 열고 이빨 요정을 꺼내어 소네트에게 내밀었다. 소네트는 팔을 들어 이빨 요정을 받고 입 안으로 한 입에 넣어 씹고 삼켜냈다. 그리곤 투스 페어리를 향해 물었다.
“혹시, 제가 얼마나 누워있었죠…?”
“2주 정도요. 피를 그렇게나 흘렸는데 예상보다 일찍 깨어나서 다행이네요.”
소네트는 조용히 숨을 삼켰다. 2주나 타임키퍼의 곁을 떠나있었다는 것과 정확하진 않지만 그 긴 시간 동안 자신을 간호해준 마틸다, 그리고 의식을 되찾도록 필사적으로 치료에 임해준 재단… 이 모든 상황이 소네트 본인에겐 과분하다 생각했기에, 소네트는 고개를 숙였다.
“왜 그래? 상처가 벌어졌어…?”
그 반응에 투스 페어리의 뒤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마틸다가 걱정되는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대답한 것은 소네트가 아닌 투스 페어리였다.
“상처가 벌어질 걱정은 안해도 돼요. 아무래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네요.”
“다른 이유…?”
마틸다가 의문스러워 하며 되묻자, 투스 페어리는 빈 통을 들고 문 쪽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예상보다 빨리 깨어났지만 상태는 양호하고… 나머지는 마틸다씨에게 맡길게요. 소네트에겐 물리적인 치료보단 대화가 필요한 것 같거든요.”
투스 페어리는 할 말을 다했다는 듯 싱긋 웃어보이며 병실을 나갔다.
“…”
갑자기 등을 떠밀린 마틸다는 어쩔 줄 몰라하며 소네트의 주변을 맴돌다가, 투스 페어리의 마지막 한 마디를 떠올리며 쭈뼛쭈뼛 소네트의 앞까지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그, 무슨 일인지 모르겠지만… 말하고 싶은게 있으면 말 해. 고민이 있다면, 저번처럼 들어줄테니까…”
마틸다는 자신의 양 손가락을 얽으며 말했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네트는 어느샌가 마틸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시선을 견디기 힘든지, 마틸다의 고개가 점점 옆으로 돌아가며 소네트와 눈을 맞추지 못했다.
“…마틸다는, 왜 이렇게 날 신경써줘?”
“뭐?”
소네트의 물음에 마틸다가 고개를 훽 돌려 소네트를 보았다. 소네트는 눈썹을 약간 늘어트린 채 자신감이 없어보이는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이 마치 풀죽은 강아지 같아서 귀엽다고, 마틸다는 생각했다.
“당연한거 아냐? … ….”
마틸다는 ‘친구잖아’ 를 덧붙여 말하려다 꿀꺽 삼켜냈다. 단순한 친구관계에서 그렇게까지 신경쓸 일이 없으니까. 그리고, 이 상황에서만큼은 선을 긋고 싶지 않았다.
“…”
“…너도 버틴이 그런 일을 당했으면 똑같이 했을걸.”
돌려서 말하길 선택한 마틸다의 한 마디에 소네트가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리곤 곧 눈동자를 데구르르 굴리며, 잠깐 생각을 하는 듯 먼 곳에 시선을 두었다.
“자, 잠깐! 너무 깊게 생각하지마!”
아차 싶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네트를 향해 팔을 퍼덕거리던 마틸다가 중심을 잃고 소네트 위로 넘어졌다.
“앗!”
풀썩. 다행히 양 손으로 침대를 짚어 소네트 몸 위로 쓰러지지 않았지만, 두 사람의 얼굴이 가까워졌다.
“읏…”
마틸다는 급하게 소네트에게서 떨어지려고 했지만 허리에 힘이 풀려 몸을 일으켜 세울 수가 없었다.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지만 소네트는 몸을 뒤로 젖혀 거리를 두지 않고, 그 상태로 가만히 마틸다를 응시했다. 덕분에 마틸다는 반사적으로 숨을 헙 하고 참아버렸다.
“마틸다…”
소네트는 방금 전까지 지레짐작 했던 것이, 눈 앞의 마틸다의 반응에 확실시 해졌다. 마틸다가 자신에게 품고 있는 감정은, 자신이 버틴에게 품은 감정과 비슷하다는 것을.
하지만 왠지 눈 앞에서 얼굴을 붉힌 채 숨을 참는 마틸다의 모습은 그 어느 때보다 사랑스러워보였다.
그래서, 그것은 꽤 충동적인 행동이었다.
“…읍”
소네트가 고개를 앞으로 젖히자, 그대로 두 선홍빛의 입술이 포개어졌다.
갑작스러운 입맞춤이었지만 둘은 한동안 떨어지지 않고 고개를 살짝씩 돌리며 부드럽고 말랑한 감촉을 음미했다.
마틸다가 좀 더 소네트의 입술을 느끼기 위해 입을 오물거리니 소네트의 입이 열리며 뜨겁고 끈적한 혀가 낼름 나왔다.
“…?!”
상황을 인지하기도 전에 소네트의 혀가 마틸다의 입을 열고 들어왔다. 익숙하지 않은 듯 서로 엉성하게 혀를 핥기 시작했다. 마틸다의 속옷 틈새가 짙게 물들어갔다.
“아…하아…소네…트읏…”
따로 놀던 두 혀는 달콤한 꿀통을 핥듯이 얽히며 진하고 끈적거리는 타액을 만들어냈다. 츕 츄룹 하는 물소리가 날 때마다 마틸다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마…마틸다아… 하아…하아…”
마틸다는 슬슬 숨이 차올랐지만, 이성이 날아갈 정도로 좋은 기분에 오히려 소네트에게 점점 몸을 밀착시켰다.
“하앙…!”
마틸다의 가슴이 소네트의 가슴과 닿자마자 마틸다에게서 신음이 나왔다. 그와 동시에 허리를 크게 튕구더니, 마틸다의 허벅지 틈새에서 투명한 액체가 뿜어져 나와 소네트를 덮고 있던 이불에 흩뿌려졌다.
“하아…아아…”
그제서야 길었던 키스가 끝이 났다. 허리의 힘이 빠져버린 마틸다는 간신히 팔에 힘을 주며 소네트 위로 쓰러지지 않게 버텼다. 마틸다의 입엔 누구의 것인지 모를 타액이 턱을 따라 흘러내렸고, 틈새에선 액체를 뚝 뚝 흘리며 김이 모락모락 났다.
“귀여워… 마틸다.”
소네트는 마틸다를 품 안에 안고 좀 더 마틸다에 대해 알고 싶다고 속삭였다. 마틸다는 몸을 움찔거리며 수치심에 고개를 들지 못했지만, 소네트의 말에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도… 소네트에 대해, 알고 싶어…”
*
“왜 지금 소네트를 만날 수 없는거죠?”
소네트의 병문안을 온 버틴이 병실 앞에서 투스 페어리에게 가로 막힌 채 의문을 늘어놓았다.
“예상보다 너무 빨리 의식이 돌아와서, 당분간 강한 자극 없이 안정을 취해야해요.”
“…”
버틴은 불만이 있어 보였으나, 상대는 투스 페어리였기 때문에 잠자코 따르기로 했다.
“…알겠어요.”
“이해해줘서 고마워요.”
싱긋 웃으며 병실 앞을 우뚝 지키고 있는 투스 페어리를 뒤로 하고 버틴은 재단을 나와 가방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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