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본체) 기준에선 개미만도 못 한 생명체를 본따서 만든걸(우리가 보는 보이저) 자기가 조종하는건데 잘 짜여진 프로그램도 이것저것 만지다보면 버그가 터질 수 있잖아? 보이저도 가끔은 그렇지 않을까?

예를 들어 전투중인 보이저가 상대방을 제압하려할 때 '이정도면 괜찮겠지?' 하면서 힘줬는데 삐끗해서 그게 인간이 받아들이기엔 너무나도 과해져서 대상의 목숨은커녕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을정도로 곤죽처럼 뭉개지는거야

그걸 보고 버틴을 포함한 동료들은 목표에도 없던 타인의 죽음에 식겁해서 아무런 말도 못하고 있는데 보이저는 마치 모래성을 열심히 만들다가 실수로 무너트린 아이처럼 당황하며 뭉개진 시체에 다가가서 만져보더니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자기 나름대로 애도한답시고 악기를 꺼내서 연주하는거지

비위가 약한 애들은 피가 바닥을 타고 주위를 점점 붉게 물들이고 있는, 방금전까지만 해도 자신들처럼 움직이고 말하던 뭉개진 고깃덩이를 보고 구역질을 하고

그걸 꾹 참고 있는 다른 이들은 이미 보이저가 자신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거짓 한점 없는 진실된 표정으로 자신이 죽여버린 사람의 피가 뚝뚝 흐르는 손으로 <애도하는 연주>를 하는 보이저를 보고 형용할 수 없는 공포감을 느낄거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