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큼 누구나 기대해온 날이라는 건 이해할 수 있어

그게 소설이든, 버튜버든, 게임 이벤트든, 데이트든 뭐든 기대할 수는 있지


그런데 여기 있는 애들 만큼은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 

오늘도 나랑 같이 갤질이나 해야 하는 거잖아

아침에는 다 같이 갈드컵이나 열면서 갤러리에 글을 싸질러놓고 오후가 돼서 사라지는건 의도가 너무 명확하잖아.


조금 다른 이야기를 잠시 하자면,

나는 이런 기념일 같은 날에는 꼭 가까운 백화점을 가봐

그럼 보이거든. 나는 평생 알 수 없는 종류의 행복이.

백화점 앞에 트리 장식해둔거 본 적 있어? 이 추운 날에 그 앞에서 사진찍겠다고 기다리면서 웃고 떠드는거 본적 있어?

꼭 한번 가봐.


크리스마스 조명이, 사람들이, 울리는 징글벨이, 이 세상 전부가 나를 비웃는 느낌

그걸 한 번 겪어보면 계속 살아갈 의욕이 생겨나.

바람이 새는 옥탑 골방에서 바들바들 떨면서 무너져 내리는 인생을 가까스로 부여잡으면서도 웃을 수 있어.

너희도 늙을 거야.

너희도 친구가 사라질거야.

너희도 인생에 별도, 달도, 조명도, 캐롤도 없는 밤이 올거야.

너희도 불행할 날이 올거야.

그렇게 아프도록 심장이 쿵쿵 뛰고, 손이 바들바들 떨리고, 식도를 타고 위산인지, 불덩이인지 모를게 차오르는 느낌이 들면 나는 이게 증오구나. 라고 실감해


그래, 증오.

이제는 지금 사라진 너희 망종들한테도 그걸 나눠 줄게

아마 지금은 이걸 못 보겠지.

친구들과 술집에 있던, 호텔에 있던 뭐던간에 나를, 여기 남아있는 사람들을 기망하고 업신여기고 깔아보며 다른 즐거운 무언가를 하고 있을테니까

그래도 혹시, 이걸 보게 된다면 기억해 줘.

나는 너희가 누군지 알고 있어.

그리고 이제 너희는 사랑보다, 우정보다 진하고 끈덕끈덕한 증오로 나와 묶여있어.

그러니 인생에 별도 달도 떠오르지 않는 밤이 오면, 이 글을 기억해.

캐롤이, 화려한 조명이 증오스러워지는 날이 오면 이미 한참 늦었더라도 너희의 잘못을 후회해 봐

그 모든게 너희 업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