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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것을 들었습니다! 들어보시겠어요?”

“......”

…버틴은 기시감을 느꼈다. 재단의 복도, 우연히 마주친 여인이 말을 걸어왔다. 푸른색의 머플러가 눈에 띄었다. 비 내리고 난 뒤의 다리 밑에 피어난 수레국화. 몽환 속에서 발랄하게 귀를 기울이는 자, 콘블룸이었다.

…제안에 따라, 버틴은 그녀가 건넨 헤드셋을 껴 보았다.


……앗, 흐윽. 핫…….


“......!”

버틴은 화들짝 놀라 단숨에 헤드셋을 벗었다.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콘블룸을 바라보았다.

……열락에 젖은 적나라한 신음 소리는, 다름 아닌 자신의 목소리였다.

쉬잇, 콘블룸이 생글거리며 제 입가에 검지 손가락을 가져다 대었다.

“소문내실 생각은 아니죠? 신중하게 행동하는 게 좋을 겁니다 -.”

……버틴은 그녀의 손목을 확 붙잡고 재빨리 걸음을 옮겼다.

“이봐요! 잠깐만요, 전 그저 제 할 일을 했을 뿐이라구요?!”


-


두 사람은 나란히 앉은 채로 맞추던 입술을 떼어냈다.

버틴이 그녀의 입막음을 한답시고 생각해 낸 ‘탁월한’ 방법이었다. 늦든 이르든, 결국엔 해야 할 일이었다. ‘유대’를 다질 예정이었던, 100명의 화끈한 미녀 마도학자들 리스트에 그녀 또한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다행히도 그녀는 제 입맞춤을 거절하지 않았다. 방 안에서도 계속 두르고 있던 머플러에 손을 뻗자, 발그레해진 그녀가 앗 - 하고 제지했다.

“안 됩니다. 저는 비밀이 많은 부서의 인원이거든요 -.”

그녀가 키득거리며 한쪽 눈가를 감았다 떴다. 버틴은 불만스러운 표정이 되었다. 그 대신이라고, 그녀가 버틴의 고개를 끌어안더니 앉고 있던 침대맡에 쓰러지듯이 함께 누웠다.

“그 대신, 들어보세요.”

버틴은 끌어안겨져, 그녀의 가슴 위에 귓가를 대고 있는 자세로 나란히 눕게 되었다.

……적막한 센토레아의 향기가 났다. 그와 동시에, 고요하고 나직한 심장 소리도 들렸다.

그녀가 눈을 감은 채로 조용히, 다정히 이야기했다.

“항상 누군가의 심장 소리를 들어오며 지내왔습니다. 그러다간,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그렇다면 내 심장 소리는 누가 들어주는 걸까?’, 하고 말입니다. 제가 제안하기로…… 당신이 되어주는 건 어떤가요?”

“.......”

버틴은 귀를 기울였다. 부드러운 흉부의 감촉 아래로, 느껴지는 자그마한 박동. 폭풍우 전 고요함이 머무는 자리에서, 은은히 들려오는 생애의 발돋움. 살아있는 것들은 침묵하는 법 없이, 모두 저마다 소리를 내고 있다.

침대 위에서, 버틴은 아래에 있는 그녀에게 다시금 입을 맞추었다.

콘블룸은 이번엔 머플러를 풀러 내는 걸 막지 않았다.


-


콘블룸은 탈의된 옷들을 전부 입고, 마지막으로 목덜미에 잔뜩 새겨진 키스 마크를 가리기 위해 머플러를 꼼꼼히 둘렀다. 그러면서 툴툴거렸다.

“너무 급진적이고 과격했던 거 아닌가요? 전 전투 병력이 아닙니다?”

……으흠, 버틴이 멋적은 헛기침을 흘렸다.

그녀가 누군가의 긴 목과 달리, 머플러로 가려질 정도의 목을 갖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