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의 가느다란 몸이 떨렸다.

“말 그대로야. 소네트. 이제 넌 필요없으니 재단으로 돌아가.”

버틴은 그러한 소네트의 절망한 표정을 보면서도 조금의 표정 변화 없이 말했다.
그러나 소네트는 돌아갈 수 없었다.
그러기엔 이미 버틴에 대한 열망이 너무나도 뜨겁게 자신의 가슴 안에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타임키퍼.. 잠시만요!”

이대론 도저히 떠날 수 없다는 생각에 소네트는 곧장 버틴을 잡았다.
그러나 버틴의 매력적인 연녹색 눈동자는 소네트에 대한 조금의 연민도 느껴지지 않았다.

“더 할 말 있어?”

버틴은 소네트의 손을 가볍게 쳐내며 물었다.
그러나 소네트는 버틴을 이대로 보낼 수 없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버틴을 붙잡기 위해 소네트는 버틴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갖다댔다.

“타임키퍼.. 그게..”

마치 길거리 창녀가 된듯한 기분에 소네트는 수치심으로 얼굴이 빨개졌다.
그러나 그보다도 자신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건 마치 자신을 그저 천박한 년으로 보는 듯한 버틴의 시선이었다.

“겨우 생각한 게 이거야?”

이 말과 함께, 버틴의 손이 소네트의 아담한 가슴을 움켜쥐었다.

”하읏…“

소네트는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입에서 음란한 암컷의 교성이 새어나오는 것을 느꼈다.
그런 자신을 보며 버틴은 재밌다는 듯이 소네트의 가슴을 자극했다.
마치 악기를 연주하듯이 능숙하게 자신의 가슴을 가지고 노는 버틴의 손길에, 소네트는 그저 열락에 가득찬 신음을 내뿜을 수 밖에 없었다.

“…소네트 너가 이정도로 천박한지는 몰랐는데.“

버틴은 비웃음이 가득한 말투로 빈정대며 말했다.
그러한 버틴의 차가운 말이 소네트를 더욱 비참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소네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버틴의 곁에 남을 수만 있다면, 그저 편리하게 성욕을 해소할 수 있는 도구 정도로 취급당해도 좋았다.
그런 애정을 구걸하는 비참한 삶조차 버틴 곁에서 떠나는 삶보단 행복할 테니까.

“미리 말하지만, 너에게 더 이상 흥미가 없어지면 난 주저 없이 널 재단으로 보낼 거야.”

자신에 대한 일말의 애정조차 느껴지지 않는, 철저히 자신을 성욕 해소용 도구로 취급하는 냉혹한 말에도 불구하고 소네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타임키퍼. 잘 알고 있어요.”

소네트는 희미하게 웃었다.
그래야지만 자신의 눈에 고인 눈물이 흐르지 않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