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는 어제 하루 종일 준비한 버틴에게 줄 손편지와 자기가 직접 만든 수제 초콜릿을 들고 나가며 생각했다.

물론 자신의 상사인 타임키퍼를 보며 애정을 품어선 안된다는 건 재단의 말에 절대적으로 순종하는 소네트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평소에 버틴이 보여준 상냥함과 다정함, 그리고 어떤 문제가 다가와도 냉철하게 풀어내는 버틴의 모습에 소네트는 이미 버틴을 사모하는 마음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숨길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워진 갈망을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된 소네트는 결국 용기를 내어 자기의 마음을 고백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약간의 설렘과 약간의 불안, 그리고 버틴을 향한 사랑이 가득한 채로 소네트는 버틴의 방으로 향했다.

그러나, 버틴의 방 쪽으로 향했을 때, 소네트는 예상치 못한 소리가 버틴의 방문 앞에서 흘러나오는 것을 들었다.


"하읏... 버틴... 조금만 살살 만져줘..."


상대를 유혹하는 듯한 교태로운 목소리와, 누가 봐도 뜨거운 흥분에 가득 차서 내뱉고 있는 관능적인 숨소리.

버틴의 방에서 드루비스의 교태로운 목소리와 신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소네트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던 완전히 쾌락과 열락에 젖어 있는 사랑스러운 목소리로 말하고 있는 드루비스는 그 관능적인 몸매와 아름다운 얼굴로 버틴과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아무리 성적인 것을 잘 모르는 소네트라도 지금 드루비스 씨가 버틴과 무엇을 하고 있는지는 눈치챌 수 있었다.

그것은 결코 자신이 버틴의 곁에 있을 수 없다는 것, 자신에게 허락되지 않은 옆자리에 드루비스가 누워 있다는 것이었다.

그 냉혹한 현실에 도저히 가슴이 아려서 들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소네트는 그 방문 앞에서 떠날 수 없었다.

그렇게 소네트는 한참을 멍하니 버틴의 방에서 흘러나오는 신음을 들었다.

그 때, 소네트의 마지막 남은 이성의 끈마저 끊어버리는 드루비스의 목소리가 들렸다.


"정말 버틴 씨는 나쁜 여자라니까. 소네트가 자길 좋아하는 걸 알면서도..."

"...소네트는 그저 부하직원일 뿐이에요."


부하직원은 어쩌면 자기가 첫번째는 아니지만, 버틴의 여자 중 한명이 될 순 있지 않을까라는 바보같이 희망적인 생각마저 부숴버리는 차가운 단어였다.

버틴의 차가운 목소리를 들은 소네트는 더 이상 멍하니 방에 서있지 않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왔다.

사실 소네트도 알고 있었다.

슈나이더, 드루비스, 제시카까지 적에게조차 언제나 다정하고 상냥했던 타임키퍼인 버틴이, 유일하게 자신은 반말조차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쌀쌀맞게 대하던 사실을.

그런데 어째서인지, 분명 그 누구보다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을 느끼고 있던 소네트는 왠지 모르게 아랫도리가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자기가 몸과 마음을 다 바치더라도 절대 갖지 못할 타임 키퍼의 옆자리를 누군가는 그저 아무런 노력 없이 얻는다는 사실에 대한 암컷으로써의 패배감과 열등감이 조금씩 피학적 쾌감으로 바뀌고 있었다.

그 생각과 함께 소네트는 버틴과 드루비스가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했다.

자신의 너무나도 작고 빈약한 가슴과 엉덩이와 대조되는 드루비스의 아름답고 풍만한 몸매와 관능적인 얼굴로 버틴과 사랑을 나누는 생각을 하자, 어느 새 소네트의 젖꼭지가 발딱 서기 시작했다.

그렇게 그저 망상만 하던 소네트는 어느 새 드루비스와 버틴이 사랑을 나누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자위하기 시작했다.


"하읏... 하읏..."


드루비스가 버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며 사랑을 나누고 있을 때, 자기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망상으로 자위하는 것 밖에 없다는 그 비참함과, 그런 비참함으로 발정하는 자신의 한심함을 느끼며 소네트는 절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