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서 못올린다고해서 분할 업로드 합니다
그녀들이 숲을 한참 걸어가던 중이었다. 고요한 가운데 새소리 이따금씩 울리는 동물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그녀의 발걸음이 땅을 밟으면서 내는 소리만이 숲을 채우고 있었다. 그녀들은 말없이 걸었다. 꽤 오랜 시간 지나가야했기 때문에 빠르게 걸을 수 없었다. 그와 동시에 오늘 안에 도착해야했기에 느리게 걸을 수는 없었다. 그녀들은 일정한 속도로 숲을 나아갔다.
-잠깐만 기다려봐.
레이첼이 일행의 걸음을 멈추게 했다. 손가락으로 조용히 하라는 표시를 하고 가만히 귀를 기울였다.
-그들이 오고 있나봐. 이쪽이야.
그들은 레이첼의 청력에 의존하여 숲의 외각을 향해 나갔다. 그리고 몸을 숨긴 상태로 습격하러 가는 ‘늑대’무리를 보았다. 총력전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상당한 수였다.
-빨간 망토 저들 중에 칸이 있어?
-잠깐만, 수가 많아 바람이 좀 더 불어야 정확히 알 수 있어.
다행히 바람이 길가에서 숲을 향해 불었다. 빨간 망토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 쉬었다.
-확실해. 오늘도 칸은 오지 않았어.
그녀들은 다시 숲을 가로질러 목적지로 향했다. 여전히 고요한 가운데 새소리 이따금씩 울리는 동물들의 울음소리 그리고 그녀의 발걸음이 땅을 밟으면서 내는 소리만이 숲을 채우고 있었다. 마도술도 나침반도 사용할 수 없음고 안개로 인하여 10M 앞의 시야도 하늘의 천체도 확인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들이 그렇게 숲을 헤쳐나갈 수 있는 것은 레이첼의 뛰어난 청각과 빨간 망토의 타고난 후각 덕분이었다. 인간의 지식과 지성이 통하지 않는 환경에서 그녀들은 그녀들의 타고난 감각 기관으로 ‘늑대’들의 마을을 향해가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늑대’라고 불렀다. 때문에 그녀들이 어렸을 때는 그들이 정말로 늑대라거나 웨어울프 인줄 알았던 시기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마을 바깥의 야만인들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싸울 때에는 가면을 썼다지만 인간답지 않게 흉포했고 강했는데 그것은 야만 부족의 유일한 마도학자이자 우두머리인 칸이 ‘늑대’무리에 광역 버프를 걸어주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그녀들은 칸이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지금, 그들에게 버프를 걸어줄 수 있는 유일한 마도학자 혈통인 수장을 제거하기 위해 그 전에는 누구도 지날 수 없는 숲을 가로질러 ‘늑대’들의 마을로 향하고 있던 것이었다. 그를 제거하는 데 성공한다면 다시는 그들은 마을을 넘볼 수 없을 것이었다.
칸의 집 앞에 두 명의 보초가 서 있었다. 마을의 대부분은 출정을 나갔기 때문에 그들은 거의 유일한 병력이었다.
-이 와중에도 우리는 한가하네. 오늘은 끝장을 내겠다고 다 몰려나갔으니.
-약해서 도움 안 된다고 제외된 건데 너는 자존심 상하지도 않냐?
-야 좋은 게 좋은 거지. 전투에 공을 세울 일도 없지만 죽을 일도 없잖아. 너는 굳이 전투에 참여하고 싶어? 여깄으면 죽을 일도 없는데
-죽을 일이 없기는. 그런 머저리 같은 생각 덕분에 일이 쉬워졌다.
-야, 뭔 소리...
대답한 것은 옆에 있던 동료의 목소리가 아니라 처음 듣는 여성의 목소리였다. 위화감을 느끼고 반응하긴 하였으나 동료의 목에는 이미 칼에 찔려있었고 뒤에서 누군가가 덮쳐 목을 졸렸다.
컼, 커헉... 소리와 함께 보초는 쓰러졌다. 그들이 쉽게 습격한 것은 숲을 가로질러 마을을 습격할 것이라는 생각도 못했기에 해이한 정신상태였기도 했지만 수잔이 마도술로 특임조의 기척을 지웠기 때문이기도 했다.
-칸이 안에 있는 거 맞아?
-확실해. 들어가자.
빨간 망토는 문을 발로 차서 열고 얼굴이 보이지 않게 망토를 푹 뒤집어썼다.
한 편 집 안에서 칸과 그의 아들과 딸은 식탁에 있었다. 바깥에서 총소리와 우당탕 소리가 들렸다. 아이들은 깜짝 놀랐고, 아들은 숟가락을 놓치기까지 했으나 칸은 아직 사용하지 않은 자신의 숟가락을 자식에게 쥐여 주며 계속 먹으라고 권했다. 그리고 3명의 소녀가 식탁에 돌입했다. 아이들은 겁을 먹었으나 칸은 침착한 듯 아이들을 진정시켰으나 떨리는 다리는 멈출 수가 없었다. 테이블 칸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건 정말 생각도 못했네. 그 할망구 후계자가 제대로 있었다는 것도 생각 외인데... 이렇게 직접 들이닥칠 줄이야. 어떻게 왔지?
빨간 망토는 망토를 뒤집어 쓴 채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기야 지금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이 쪽도 의외기는 마찬 가지야. 칸이 여자였다니... 그리고...
레이첼이 말했고, 모두의 시선은 아들 쪽을 향했다. 아들은 숟가락을 잡은 손이 덜덜 떨리고 있었다. 아이는 놀란 걸 감안하더라도 얼굴이 지나치게 창백했고 말라있었다. 먹던 메뉴도 스튜로 혼자만 달랐다.
-아, 항상 가면을 쓰고 있어서 몰랐던 건가? 그리고 아들이 몸이 안 좋아. 엄마로서 어떻게 아픈 아이를 내버려두고 전장에 나갈 수 있겠어. 그리고 내 역할은 그들이 출정하기 전에 버프를 걸어주는 걸로 충분한걸.
잠시간 침묵이 흘렀다.
-이렇게 외통수 잡힌 이상 저항할 생각 없어. 하지만 부탁이 있어. 아들과 딸은 살려줘. 버프를 부여하는 주술을 아직 아이들에게 전수하지 않았어. 딸은 어리고, 아들은 이미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어.
-너희들은 그런 말 할 자격이 없어? 너희들이 우리를 약탈할 때는 우리 상황 봐주면서 했어? 지금 와서 포기해서 달관한척하고 죽으면 명예로운 줄 알아? 이 야만인아!
수잔이 격분해서 외쳤다.
-너희에겐 약탈이겠지. 그 과정에서 피해가 양쪽에 많았던 것도 인정해. 하지만 말이야 너희가 숲을 어떻게 지나온 줄 모르겠지만 숲이 우리 마을을 둘러싸고 있고 그나마 뚫린 쪽은 겨울이 되면 도저히 사람이 지낼 수 없을 정도로 추워지지 그런데 말이야. 우리가 이 쪽에 터를 잡은 이유가 뭘 것 같아? 이렇게 척박한 환경에.
-알게 뭐야? 너희들의 사정 같은 거.
-그 마을이 원래 너희들의 땅이었을 것 같아. 그곳은 원주민의 대부분이 인간인 마을이었어. 아주 오래 전 너희들이 마도학자들이 탄압을 피한답시고 우리 마을에 이주한다고 왔고, 자원배분 문제로 다투다가 우리를 도리어 내쫓겨서 이런 곳으로 오게 된 거지. 나는 그 때 유일하게 마을편을 들어 같이 추방당한 마도학자의 후예고. 그 때부터 시작된 악연이야. 너희들에겐 우리가 한 것이 약탈이었겠지만, 우리는 생존이었다고.
-거짓말 하지 마. 설령... 설령 그게 정말이었다고 해도 너희들이 한 짓이 정당화 될 것 같아?
-용서할 수 없겠지. 하지만 내가 없으면 더 이상 마을을 약탈할 힘도 없고 구심점도 잃을 거야. 그러니 나를 죽여도 괜찮아 대신 아이들을 살려줘.
그 동안 조용히 말을 듣고 있던 빨간 망토가 입을 열었다.
-신께 기도할 시간은 필요 없지? 수잔, 레이첼 한 명씩 노려
수잔과 레이첼은 총을 들고 아들과 딸을 쏘았다. 둘은 쓰러졌고 빨간 망토는 칸을 노렸다. 아들과 딸을 잃고 격분해서 달려드는 칸을 맞췄으나 그녀는 상당한 움직임으로 비껴 맞았고 빨간 망토를 공격했고 그 탓에 뒤집어쓰고 있던 빨간 망토의 얼굴이 드러났다. 그리고 얼굴을 본 칸은 아연실색했다.
-너... 몸집이 작다고는 생각했지만 어떻게 이렇게 어린...
자신의 자식보다 어린 빨간 망토를 보며 당황한 틈을 빨간 망토는 놓치지 않았고 반격하여 그녀를 쓰러뜨리고 도끼로 내려찍었다. 두, 세 번 내려찍어 손에 힘이 풀린 것을 보자 레이첼이 빨간 망토를 제지했고, 그녀도 무기를 내려놓았다.
한편 그 때 마을에서는 나름대로 ‘늑대’ 무리의 공격을 선방하고 있었고, 양측 다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상태였다. 그 중에는 신혼이었던 한스도 있었다. 그리고 ‘늑대’ 무리에 걸린 버프가 풀리자 그 기세를 타 마을 사람들이 반격했고 ‘늑대’ 무리는 결국 퇴각했다.
한편 칸의 집에서의 그녀들은 칸의 목을 베어 자루에 담았다. 레이첼은 쓰러진 아이들을 슬픈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수잔이 레이첼에게 다가가 위로했다.
-우리는 오늘 여기 정말 오랜 악연을 끝맺으려 온 거야. 만약 이들이 우리에게 복수심을 가진다면 악연을 끝나지 않았을 거고.
-나도 알아. 알긴 알아...
빨간 망토는 이들을 뒤로하고 밖으로 나왔다. 밤이 끝나고 동이 트고 있었다.
-정말로 끝난 건가? 미래라는 게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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