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네트, 내 삶의 빛, 내 꽃잎의 불이여. 나의 죄, 나의 영혼. 소-네-트. 뻗어진 혀끝이 입천장을 따라 세 걸음 걷다 세 걸음째에 앞니를 가볍게 건드린다. 소, 네, 트. 아침에 재단의 제복을 입고 서 있을 때 키가 5피트 3인치인 그녀는 소네트, 그냥 소네트였다. 재단의 서류상으로는 타임키퍼의 유능한 제1 조수. 그러나 내 품에 안길 때는 언제나 소네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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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익.
텁텁한 냄새가 났다. 버틴에겐 익숙한 향기였다. 구금실은 어둑한 공기를 한껏 빨아들인 채로, 가둬진 자의 생기를 좀먹고 있었다. 구금실에 들어선 버틴은 문을 닫았다.
찍, 찍. 짖는 것은 카벙클이다. 축축한 바닥을 기고 있다. 발로 채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들이야말로 이곳의 주인이었으니, 그에 걸맞는 대접을 해야했다. 버틴은 모자를 벗었다.
절그럭, 쇠사슬 소리가 났다. 침입자의 인기척을 깨달은 것이다. 총명한 구금자는 안대가 씌워져 눈이 가려진 채였어도 기척을 깨달은 모양이다.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들었다. 무언가 할 말이 많은 듯이 앳된 입술을 벙긋거렸지만, 목이 쉬어버린 탓인지 그녀는 차마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그녀의 주홍색 머리칼은 어둑한 구금실에서도 태양처럼 빛났다. 구금이 꽤 오래된 탓에 조금 푸석함을 머금긴 했어도, 여전히 그 빛깔을 잃진 않았다. 그녀의 한쪽 니삭스가 벗겨져 있었는데, 그 탓에 종아리와 발목에 카벙클들이 깨문 이빨 자국이 즐비했다. 허벅지 안쪽의 이빨 자국은 자신의 것이었다. 제대로 제복을 갖춰 입은 상태라면 가려지겠지만 지금으로썬 그렇지 않았다.
“수고 많았어요, 버틴.”
누군가가 업무를 마치고 돌아온 버틴을 반겼다. 구금자는 아니었다. 목소리는 저 멀리 구금실의 구석에서 들려왔다. 목소리의 주인은 그림자에서 걸어 나왔다.
재건의 손의 수장, 아르카나였다. 여전히 고혹적인 미소를 품고 있는 채였다.
그녀가 어떻게 재단의 시설에 들어와 있는가? 글쎄, 재단 경비 시설에 문제가 생겨 허술한 빈틈을 찾아 침입했을 수도. 혹은 내통자의 조력을 받았을 수도. 그 내통자는 재단에 어느 정도의 지위를 지닌 권위자여야 하겠지. 가령, 독립 부서의 지휘관쯤 되는.
그녀는 미소 지은 채로 왼손을 부드럽게 흔들었다. 인사를 건네듯이. 손목엔 석재로 만들어진 팔찌가 채워져 있었다. 자신의 것과 같은.
명석한 타임키퍼인 버틴은 말하리라.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이 난관을 헤쳐 나가야 하는 현재 상황에선, 한 명이라도 더 많은 마도학자를 소대원으로 영입해야 한다고. 그리고 그녀 또한 유능한 마도학자이다. 인재의 등용은 지휘관이라면 반드시 갖춰야 할 능력이다.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다. ‘폭풍우’는 선인과 악인을 구분하지 않고 삼키는 법이다.
“좋은 취미를 가지고 있군요, 버틴. 내가 말했죠. 우린 좋은 동료가 될 거라고.”
아르카나가 벗겨진 니삭스 한 짝을 버틴에게 건네주었다. 아직 온기가 남아있었다. 구금자의 양말을 벗긴 건 다름 아닌 그녀였던 모양이다.
“당신이 자리를 비운 사이 내가 그녀를 조금 교육 했어요. 아, 감사 인사는 됐어요. 우린 이제 한배를 탄 사이니까.”
버틴은 어깨를 으쓱이는 아르카나를 지나치며, 구금자의 앞으로 향했다. 무릎을 꿇은 채로, 두 손목을 억압당해서 구금된 모습을 보았다. 묶여진 그녀의 호흡이 거칠었다. 버틴은 오래된 추억을 떠올렸다.
──그녀에게 원죄를 들먹이는 것이 아니다. 어렸을 적의 자신에게 비협조적인 태도로 대립한 것, 그녀의 고발로 구금실에 가둬졌던 것, 잘못된 선택으로 ‘고리’를 비롯한 그들을 폭풍우 속으로 내몬 것. 그 모든 것들에 책임을 묻기 위해 그녀를 가둔 것이 아니다. 다 옛날 일이지 않은가. 과거를 파헤칠 필요는 없다. 우린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사람들이지 않은가. 폭풍우가 과거를 모두 집어삼키기 전에.
버틴은 그녀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었다. 쇠사슬이 달린 목줄을 매만졌다. 그녀는 흠칫 몸을 떨었다. 정성을 담아 엄선한 디자인의 목줄이었다. 그녀는 목이 넓어 채울 수 있는 목줄의 가짓수가 많았으니까. 그녀에게 채울 목줄을 직접 고르는 것은 꽤 즐거운 경험이었다.
그녀는 오로지 재단에서 자라고, 재단에서 길러졌다. 따라서 재단에 맹목적인 충성심을 보이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다.
절대적인 선도, 절대적인 악도 없다. 재단 또한 선이 아니다. 우리가 앞으로도 함께 하기 위해선, 그녀가 앞으로도 타임키퍼의 유능한 제1 조수로 지내기 위해선 그 재단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을 걷어낼 필요가 있었다. 조수를 자처한 건, 다름 아닌 그녀가 아니던가. 원리의 원칙과 규율을 신용하는 그녀라면 지금의 이 구금을 필히 이해 하리라.
버틴은 안대의 한쪽을 살며시 올렸다. 물기가 가득 찬 호박색의 눈동자가 자신과 눈을 마주 쳤다. 그렁그렁한 눈가 밑으로 고이고 고여, 눈물 한 방울을 떨어트렸다. 카벙클 한 마리가 재빨리 기어와 바닥에 떨어진 눈물을 핥았다. 버틴은 그간의 경험으로 그 액체가 달콤하단 걸 알고 있다.
“......버틴….”
쉬어버린 목소리가 자신을 불렀다. 그녀는 타임키퍼가 아닌 ‘버틴’이라고 불렀다. 우리가 타임키퍼와 조수가 아닌, 그저 ‘버틴’과 ‘소네트’이던 시절로 돌아가기를 애원하는 것이겠지.
버틴은 올렸던 안대를 다시 내렸다. 소네트의 시선이 새까맣게 되돌아갔다.
때가 되었다. 다시 밤이 오리라.
버틴은 진짜 유명한 로리콘임
고수 - dc App
버틴 이 죄많은
롤리타잖아 ㅅㅂ ㅋㅋㅋㅋ
자기가 죽여놓고서 기린한테 폭풍우 책임 넘기네ㅋㅋㅋ
너무 가혹하잖아ㅋㅋ
그래서 아르카나 소네트 교육 하는건 어디감 보여주셂..... - dc App
목이 넓어 개새야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