ㄹㅇ 지루해서 영혼 뽑혀나가는 줄 알았네
실제로도 중간에 꾸벅꾸벅 졸았어
의자 위에서 10분 정도 잤었음

농담이 아니라 그때가 제일 재밌었다
분명 대유쾌마운틴 꿈을 꿨을 것


1.5 울룰루 보면 저점으로 꽤 자주 평가받잖아?
1.6에 비하면 저점은 무슨ㅋㅋㅋ 선녀야 선녀

애당초 난 1.5 좋았음
내가 후술할 이유로 나 같이 좋아하는 사람들 분명 많다

주인공인 스파토데아, 에즈라, 데저트 전부 귀여워서 가볍고 분위기 밝지?
버틴 일행 처음부터 등장해서 엮이니까 공감 빠르고 흥미진진하지
서사적으로도 스파토데아가 울룰루 운동회를 부흥하겠다는 메인서사 흔들리지 않고 쭉 나아가지
어린아이인 주인공의 성장이라는 테마로 눈물 짜낼 수 있는 감동까지 챙겼지

기레기가 납득 안 된다고 까던 글 많던데
그런 우스꽝스럽고 시덥잖은 이유 때문에 더 유쾌해질 수 있었던 거임
오히려 그것보다 더 찌질하고 등신같은 구실을 줬어야 해
겁나 재밌었다



반면에 1.6 곡랑 이벤스는

진짜 최악이었다
스토리 작가 새로 뽑아서 해보라고 처넣은 게 분명함

내가 이때까지 릾하면서 얼마나 감동받고 가슴 뜨거워졌었는데
너무 감동받아서 눈물 나온 적도 있었는데 이딴 스토리는 시발 선넘지



일단 초반에 탐사대랑 같이 패성 찾기까지 헤매는 곳부터 이야기해보겠음
여기서 탐사대원들이랑 뜻 안 맞아서 싸우는 거 정말 흥미진진함
문제는 여기가 고점이었음ㅋㅋㅋㅋㅋ상상도 못했다


강물 먹고 다 녹촉으로 다 변해서 피리부는아저씨 쫓아가는 순간부터 겁나 재미없어지더라

이러다가 패성 찾는 부분까지도 심지어 너무 길어
절반 분량? 아니 아예 1/3 분량으로 밀도 있게 구성했으면 훨씬 더 재밌었을 거임


패성에 사는 주민들의 문화적 설정과 고유명사를 설명하는 구간 있는데
여기도 ㄹㅇ 길고 지루함


시점도 이상함

처음 주인공은 분명 예니세이와 베스머트였다
중반까지 얘네 시점으로 진행됐었지? 정확히 예니세이가 녹촉이 되기 전까지

근데 예니세이가 술 먹고 녹촉으로 변한 뒤로부터 본격적으로 난잡해짐



시점이 갈천으로 옮겨갔다가, 녹촉이 된 예니세이로 옮겨갔다가, 곡랑으로 옮겨갔다가, 계속 반복하는데
세 명 중 단 한 명도 제대로 못 다루더라


물론 다른 이벤스도 이런 식으로 시점이 돌긴 해
군상극처럼 돌긴 하는데 늘 수습 잘하고 잘 마무리지었단 말야? 너무 멋지게.

대표적으로 1.3 이벤스에서는 결국 갈라보나로 확실하게 안착해서 마무리짓고 쿠마트와 최후에 만나서 이야기 마무리 짓는 그 순간 진짜...
지금 떠올려도 가슴이 벅차고 쿠마트에겐 연민이 들 정도의 시발 압도적인 감동.


근데 1.6이 이상할 정도로 시점이 멍청함
1.3이 결국 갈라보나와 샤먼으로 안착했듯이 1.6도 갈천과 곡랑으로 제대로 안착했어야 했거든

못함
샤먼이랑 갈라보나가 둘 다 과거를 1만큼 설명해서 성대하고 완전한 이야기로 끝낼 수 있었다면
곡랑이랑 갈천은 한... 존나 0.3? 정도 설명한 거 같다
뭐 설명이 없어 이 새끼들;; 당혹스러울 정도로 존나 감춤


캐릭터 설명이 안 되니 이입이 안 됨
예니세이는 설상가상으로 녹촉이 됐을 때 이야기 진행 가운데에서 한순간 완전히 사라져버림

결과적으로 우리 독자나 관객 입장에선 이입 대상(주인공)이 사라져버리고 그냥 이야기를 관망하는 제삼자로 밀려남

관객이 극중 인물들의 심리를 우리가 내밀하게 파악할 수 없어지면? = 설득력 없고 이상해진다.


갈천과 곡랑은 설명에 공을 들였어야지
심지어 얘네 인간도 아니잖아?
사람들 기준으로는 상당히 비뚤어져 있는 캐릭터들인데 설명도 안 해주면 관객들은 그 비뚤어짐을 사연도 없이 그냥 날것 그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특히 곡랑은 너무 비뚤어져 있어서 불편하더라
싸이코패스지 이게ㅋㅋㅋ



더 환장한 건 이거임

주인공 예니세이와 다른 무고한 피해자들은 녹촉으로 변해 고통 받는 중이거든?
근데 곡랑은 패성 주민들과 함께 즐겁게 잘 지내는 모습을 계속 부각해서 보여줌ㅋㅋㅋㅋ


얜 뭘 잘못했는지도 몰라
반성도 없어
근데 성내 주민들이랑은 하하호호 잘 지내


당연히 불편하고 사이코 같지ㅋㅋㅋ
곡랑이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라는 빌드업이나 암시도 후반 될 때까지 명시적으로 주지 않았는데 우리가 주인공(예니세이)를 해친 얘를 왜 이해해야 해?
무슨 수로 이해하라는 거임?

곡랑은 당연히 발암캐 되는 거임



내가 도중에 못 견디고 지루해서 졸았던 것도 그럴 수밖에 없지

주인공이 자력으로 주동하고 이야기를 끌어나가지 못하는 모든 이야기가 원래 겁나 지루한 법이니까

모든 할리우드 상업 영화에서 끌려다니는 주인공이 없는 것도 이런 이유고.




내 생각엔 예니세이를 녹촉으로 만들면 안됐음

차라리 베스머트를 녹촉으로 만들고 예니세이는 인간 형상으로 끝까지 남았어야지

예니세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워서 불합리한 모순과 장애물을 해결하고 주도하도록 했다면 시점이 이렇게 흐트러지지 않았을 거임
그럼 당연히 훨씬 더 이입되고 재밌었겠지








녹천도 문제 이것저것 있지만
이 장면 하나만 꼽자

갈천이랑 예니세이(녹촉됨), 베스머트가 산으로 도망쳐서 같이 모였을 때
갈천이 말라버린 시냇물 내려다보면서 말하던 장면 있잖슴?
일러스트까지 썼으니 기억날 거임


대충 내용이

"옛날엔 사람들이 소원을 바라며 물에 띄운 등불이 여기에 모여들어 밝은 빛을 냈었지. 이제 더는 그런 시절이 아니야. 사람들은 우리를 잊었지. 인간들의 마을에서 내가 얻을 건 없어. 내려가지 말았어야 했었지."

그때 예니세이가 물에 가서 그 등불 흉내낸다고 마도술로 불빛 밝히니까 베스머트가 설득하고, 갈천이 납득하는 장면 있잖아



나 진심 거기서 코웃음 나왔잖아ㅋㅋㅋㅋ

이전에 갈천이 그런 고민과 번민을 하고 있다는 빌드업이 없었어

근데 예니세이가 마도술로 불 밝혔다고
그때랑 지금이랑 다를 게 없단 걸 납득하고
가기 싫어하던 패성으로 다시 내려간다?

뭔데ㅋㅋㅋㅋ B급 영화냐


후반에도 문제는 또 발생함
곡랑 때려눕혀놓고 봤더니 녹촉으로 되돌리는 건 할 수가 없대 모르겠대

좋다 이거야
근데 그 방법을 도저히 알지 못해서 한 게 목숨을 건 다리 뛰어넘기?

아니 뭔 데우스 엑스 마키나임?

다리를 뛰어넘으면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언급은 확실히 있었음
근데 빌드업의 연출이라는 게 그 언급 한두 마디로 완성되는 게 아니잖아? 설득력 어쩔 건데


차라리 이랬으면 이해를 해
곡랑이 한 번이라도 그 끊어진 다리에 왔었던 장면을 보여주는 거야
그래서 건너편을 바라보면서 옛날 패성에 가게 됐던 결정적인 사건을 회상하거나, 아니면 이 다리를 넘으려던 시도가 실패했을 때의 회상 등
좌절감을 느낀 장면을 넣어줬어야 해
그럼 존나 매끄러웠을 거야

근데 일이 다 꼬여버리니까 갑자기 다리 찾아서 모든 걸 다 해결한다고?
이러면 존나 데우스엑스마키나스럽지ㅋㅋㅋ



차라리 이랬으면 더 좋았겠지

예니체이와 베스머트가 아무도 없는 패성 거리에 숨어들어 암행했을 때, 곡랑이 아무도 없는 거리에서 울고 있었던 장면 생각남?

그 장면이 패성 거리가 아니라 끊어진 다리 앞이었다고 생각해봐
그때 곡랑이 울면서 뭔 알아듣지도 못할 말 하고 예니세이도 베스머트도, 심지어 나도 ??? 했었는데
그거 다리 앞에서 그랬다고 생각해봐

장담하는데 이거보단 훨씬 나았을 거야
훨씬 더 완성도 있었을걸



그래서 난 곡랑이 다리 뛰어넘는데
일러스트로 우아하고 예쁘게 표현했는데도 난 그냥 존나 시큰둥했음
분명히 훨씬 더 울림이 있는 장면일 수 있었거든


그때 마음속으로 '아 언제끝나냐 너무 긴데?' 하고 있었던 내가 믿기질 않는다ㅋㅋㅋ



적어도 울룰루는 이러진 않았어


스파토데아라는 중심 맥락 굳건했었고 어린아이의 특유의 치기어리고 다혈질적인 면모 때문에 꿀밤 맥여주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이나 뜨겁게 이입됐었고 모든 행동에 전부 다 설득력 있었지




23까지 정말 꾸역꾸역 했었고
리버스1999 하면서 이런 경험도 처음이라서 좀 배신감 느꼈다


후속 스토리랑 개인스는 좋겠지
기대해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