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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상 잘라야 해서 상편 하편으로 나눴고
상편에서 이어짐.
"떠났지만, 다시 만날 수 있다니... 그걸로 충분해요."
제시카를 귀여운 애착장애자로 만든 희대의 사이코패스, 트롤러, 악역, 범부. 삭일수기 저평가의 이유, 만악의 근원.
이번에 소개할 서명의 주인은 바로 곡랑이야.
먼저 서명을 보자마자 드는 생각이 있을 거야. 술독 아니야?
맞아. 곡랑은 글은 잘 몰라도, 술독 모양은 아니까 그린 것 같아. 그럼 저기 한자로 보이는 게 이름인 곡랑이냐고?
曲娘. 이게 곡랑의 중국어 표기인데 서명과는 확연히 달라.
유감스럽게도 곡랑은 여행가방 내 최고의 빡통이야. 4살 겨우 먹은 동네 강아지 피클즈도 자기 이름은 쓸 줄 알아. 근데 몇 백 년은 더 살았을 환상종인 곡랑은 지능이 그 이하지.
곡랑은 자기 이름을 제대로 쓸 줄 몰라.
그럼 저 한자는 뭔데?
곡랑이 자기 이름보다도 더 많이 봤을 한자야.
酒 '술 주'
와.
그녀는 동방의 어디선가 태어난 이후 중국 패성에서 자랐어. 패성은 한자로 沛城이야. 비쏟아질 패 자와 성 성 자를 합친 말이야. 대충 풀이하면 비가 쏟아지는 성이란 뜻이겠지.
실존했던 지역은 아닌 것 같아. 아마도 릾 세계관 고유의 도시가 아닐까 싶어.
패성 주막에서 곡랑은 자라고 생활했어. 그 안에서 제대로 된 글자를 배우진 않았지만 술이란 한자는 형태나마 알게된 것 같아. 왜냐하면 주막이다 보니 술이란 단어는 매일 똑같이 봤을 테니까.
다만 글자 자체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을 수도 있어.
위키 내용에 올라온 그녀의 이야기에 따르면, 그녀는 글자 하나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고 쓰여 있거든. 읽을 수 있는 글자야 있겠지만, 그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질 못해. 아무래도 인간의 사고방식으로 이해하기엔 너무 먼 존재가 아닐까.
그리고 곡이 술이라는 말도 틀린 말이야. 이는 곡이라는 한자와 중국의 동음이의어에 대한 이해가 약간 필요해. 그녀의 곡 자는 술이 아니라 '굽을 곡'자야. 술과는 전혀 다른 의미지. 이는 중국어로 Jiu라 발음 돼. 대충 지우라고 치자.
그런데 앞선 '술 주'자도 중국어로 jiǔ라고 발음 돼. 발음이 비슷하지? 때문에 발음만 놓고 자신의 이름을 술로 이해하고 있는 것부터가 문자를 모른다는 반증인 셈이지.
. (수정 9/12)
이 부분은 정정할게 찐빠내서 미안하다! 곡랑의 곡자는 굽을 곡자이나, 대사전에 의하면 댓글 갤럼이 알려준대로 누룩 곡의 약어란 의미도 있더라.
따라서 자기 이름이 곡이라 술이라고 한 건 곡랑이 놀랍게도 똑똑한 소리였다. 또한 jiu발음은 곡이 아니라 숫자 9인데 저때 자료조사로 멘붕와서 찐빠를 냈다.
곡랑 쪽 바라보고 아홉 번 사죄했다.
블루포치가 실수로, 오역으로 쓴 게 아니었던 거야. 오히려 이런 곡랑의 캐릭터성을 반영했다고 할 수 있어.
어쨌든 곡랑은 서명에 자신의 직업을 드러내고자 했던 것 같아. 또는 자신이 좋아하던, 자신의 이름보다도 정체성에 가까웠던 걸 드러내려던 걸 수도 있어.
하지만 자기 이름도 제대로 쓸 줄 모르니, 자신에게 익숙한 글과 그림을 그려서 나타낸 것 같아.
곡랑의 서명에 대한 탐구는 조금 더 있어.
패성이 적어도 근현대 배경은 아냐. 오히려 중국 사극에서나 나올 법한 배경이지. 한자문화권 국가는 공통적으로 어려운 단어의 형태로 인해 문맹률이 높았어.
중국의 간체자
한국의 한글
일본의 히라가나
모두 문맹률을 줄이고자 한 노력에서 발명된 글자들이었어. 특히나 중국은 '대륙'이고 인구수도 많았기에 절대적인 문맹 수는 상상을 초월했지.
곡랑은 그런 면에선 그저 평범한 문맹이었어. 숫자를 못 세고 말 뜻을 이해하지 못하는 빡통이라 그렇지.
게다가 그런 사람이 우연한 계기로나마 붓을 잡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갈천이나 Z 같은 배운 서체는 절대 나올 수가 없지.
곡랑의 서체는 한자의 서체 중 '행서'와 유사한 모습을 보여.
이게 행서인데 쉽게 설명하자면 두 가지만 알면 돼.
1. 해서와 초서의 중간 서체.
2. 해서가 너무 비효율적이고 초서가 너무 알아보기 어려워서 퍼지기 시작한 서체.
한 마디로 대충 알아볼 순 있는 필기체란 뜻이야.
행서는 5대 한자 서체 중 가장 늦게 정착했어. 당연하겠지만, 다른 서체를 보완하기 위해 만들어진 서체니까. 그렇다고 몇 백 년이나 늦게 정착한 건 아니야. 다들 연도 자체는 얼마 차이 안 났어. 종이가 퍼진 이후 서체는 급속도로 발전했으니까.
다만 행서는 대중적으로 가장 널리 쓰이는 글자였어. 민간에서도 널리 쓰였지. 적당히 쓰기 쉽고, 적당히 알아볼 수 있는 글자. 심미성보단 실용성을, 가독성보단 편의성을 선택한 글자였으니까.
곡랑 역시 녹촉 사건 전까진 평범한 민간인 생활을 했으니까, 고대 중국에서 살던 곡랑이 가장 접하기 쉬웠던 서체라고 할 수 있어.
곡랑의 서명에 대해 정리하자면
1. 곡랑은 자신의 이름을 쓸 수 없는 문맹이기에, 서명에 그나마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술독 그림과, 주막에서 매일 보던 술이란 글자를 썼다.
2. 서체는 '행서'에 가까운데, 대중적인 서체였던 만큼, 민간인인 곡랑에게 가장 적합한 필체였다.
고작 서명에서 당시 시대상과 캐릭터성이 보이다니. 고증 조사하는 팀은 도대체 뭐하는 놈들일까.
"소녀는 지금껏 눈앞의 일들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어요."
과거, 도둑질로 연명하다 도쿄의 카페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갱생한 다이쇼 시대의 어두운 현실, 사츠키야.
시작부터 서명에 대해 한 가지 할 얘기가 있다면, 五色月. 이게 그녀의 공식 이름이야. 굳이 뜻풀이를 하면 오색달인데, 똑같이 5월이란 뜻이야. 이걸 읽는 방법이야 많아. 하지만 어차피 5월이긴 하니까 사츠키로 읽어도 무방하다고 해.
그런데 그녀의 서명에 쓰인 한자는 皐月야. 이 역시 사츠키로 읽어. 정확히는 음력 5월을 뜻해. 왜 다른 말을 똑같이 읽음? 이런 의문이 나올 수도 있는데
먼저 일본어 전공자들 진짜 존경한다.
色 이건 색이란 한자야. 이 한자를 일본어로 읽으려면 훈독과 음독에 대해 알아야 해. 쉽게 설명하자면.
우리나라에서 ㅡ는 일이라고 읽어. 한자 자체는 '한 일'이야. 한은 뜻을, 일은 음을 의미해. 한자 자체만 읽으면 우리는 음독을 해. 한글 아니니까. 한자니까. 훈독을 하지 않고 그냥 일이라고 읽어.
하지만 일본에선 한자를 글자로 주로 써. 그런데 자국어 발음은 따로 있지만 한자 자체는 중국에서 왔어. 여기서 일본은 경우에 따라 훈독과 음독을 나누게 돼.
좀 더 과거로 가볼까?
한자가 일본에 처음 들어왔을 때, 중국어의 발음 역시 함께 들어왔어. 중국에선 ㅡ를 '이'라고 읽지. 다른 말이 있진 않아.
하지만 한자가 일본에 갔을 때, 일본 입장에선 하나의 난제에 직면하게 돼. 일본은 중국이 아니야. 땅도 멀어. 그러다보니 나라의 토박이들이 쓰는 말이 따로 생겨난단 말이지.
일본어 음독에 의하면 ㅡ는 イチ(이치), イツ(이츠)로 읽혀. 얼핏 중국어 원어 발음이 떠오르지.
반면 이걸 훈독으로, 자기들 고유의 언어로 읽기 시작하면 ひと(히토), ひと-つ(히토츠) 등으로 읽히기 시작해. 중국어 원어 발음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지.
이게 비상용한자까지 가게 되면 はじ-め(하지메)처럼 한국인 입장에선 어지러운 언어로도 읽힐 수가 있어. ㅡ라는 한자가 이렇게 다양하게 읽히게 되는 거야.
사츠키의 이름도 이런 요소가 들어가 있는데
일단 나는 일본어를 잘 못해서 일본인 친구의 자문을 좀 받음.
먼저 앞선 色는 훈독시 보통 이로라고 읽어. 五는 훈독하면 보통 이츠로 읽히지. 때문에 일본인 친구는 본인 입장에서 이걸 굳이 훈독한다면 이츠이로츠키라고 읽을 것 같다고 했어. 반대로 달의 경우에선 비교적 흔한 음독을 하면 고시키가츠. 하지만 이걸 그냥 5월로 해석해도 무방하기에 사츠키라고 읽어도 무방하다고 했어.
또한 오색이란 단어가 문자 그대로 다섯가지 색이란 말도 있지만, 다양한 색상을 의미하기도 해. 때문인지 한자만 이렇게 써놓고 이걸 이로이로즈키라고 읽을 수도 있나봐.
같은 말이라도 상황 따라 마음 따라 다양하게 읽히는 기묘한 언어인 셈이지.
어쨌든 기본적으로 이 한자의 의미는 5월이야. 이게 양력 5월이면 고카츠로 쓰여야 했겠지만, 음력 5월이면 사츠키로 읽어도 무방하단 답변을 얻었어. 다음으로 그녀의 서명인데
皐月. 한국어로는 고월이지. 고월은 우리나라에도 있는 표현이고 일본어와 같이 음력 5월을 뜻해. 그리고 저 중 언덕 고 자는 훈독시 사츠키야.
그러니까 고월을 그대로 훈독하면 사츠키츠키인데...
이걸 또 '숙자훈'이란 법칙으로 다시 해석해야해서
쉽게 말하자면...
고월은 음력 5월의 뜻으로 쓰일 경우 그냥 사츠키라고 읽어야 해. 더 하다간 진짜 어지러울 것 같아서 필요하다면 따로 찾아보길 바라.
어쨌든 사츠키의 이름이 두 형태로 쓰였어. 왜 이렇게까지 일본어에 대한 설명을 주구장창 했는지 궁금할 수도 있어. 이유는 지금부터 쓸게.
글로벌 트위터에는 국내 사츠키 설명에 포함되지 않은 문구가 있어. 사츠키가 글을 열심히 배우고 쓰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겨있지. 이는 사츠키의 과거 모습에서도 은근히 추측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사츠키가 실제로 글을 배우기 시작했다고 추측할 수 있는 시기는 그녀가 도쿄로 온 이후,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였어.
사츠키가 홋카이도에서의 감옥생활을 끝낸 건지. 탈옥한 건지. 아니면 감옥 자체가 사라진 건지. 그건 몰라. 다만 그녀는 다이쇼 시대, 가진 게 없어도 어떻게든 일자리를 구할 수 있던 도쿄로 흘러들어오게 돼.
사츠키는 그렇게 카페에 거둬졌지. 당시 일본의 카페는 예술가, 상류층 등, 신문물에 흥미가 많은 이들이 모이는 문화 교류의 장이었어. 사츠키의 복장은 기모노에 앞치마인 당시 웨이트리스의 전형적인 복장을 고증했어.
사츠키는 소개글에 쓰여 있듯, 그녀는 새 삶을 살고 싶었어. 특히나 글을 열심히 배우고, 쓰고 싶었지. 물론 그녀가 홋카이도 출신이지만, 외모가 아이누족과는 많이 다르지. 일본의 미인상에 가까웠다고 해도 좋을 것 같아. 수갑이 꺼림칙하지만, 인종차별이 만연했던 당시 일본 사회의 최전선에 녹아든 걸 보면 말이야.
때문에 사츠키는 예술가들에게 하이쿠를 듣고, 보고, 읽기도 했어.
그만큼 사츠키는 무언가 배우고, 쓰고자 했던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었어. 열정적으로 배우겠다는데 굳이 안 알려줄 사람도 없었을 것 같아. 특히나 문화 교류하러 온 사람이 태반이었던 당시 카페에선 말이야.
또 하나의 추측이지만
그녀가 배우고자 한 글자가 비단 일본어만은 아니었던 것 같아. 서양 문물이라면 넙죽 받던 당시에 상류층의 영어 사용은 일종의 지식 뽐내기에 가까웠을 것 같거든.
때문에 카페에서 사츠키는 영어와 일본어를 고루 배웠어. 미숙한 발음이지만 어느 정도 영어를 할 수 있는 일본인이 됐지. 버틴에게 일본식 영어 발음으로 말하듯이 말이야.
어쨌든...
그녀의 서명을 다시 살펴봤으면 해.
살펴봤다면 하단의 사진을 보면 될 것 같아.
이건 다이쇼 당대의 동화 시인 가네코 미스즈의 작품 중 하나야.
이건 어느 하이쿠의 필체고,
사츠키의 필체는 이 중 가네코 미스즈처럼 필기체에 좀 더 가깝지만, 동시에 하이쿠처럼 획이 물흐르듯 이어지는 느낌이 남아 있어. 모든 하이쿠가 그런 건 아니지만, 상당수의 하이쿠 원본에서 이러한 특징을 찾을 수 있었어. 애초에 히라가나 같은 경우엔 위에 서술한 갈천 파트의 '초서'에서 영감을 받았거든.
이런 걸 보면 사츠키가 평소에 하이쿠를 즐겨 읽거나 전해들었고, 자신의 문체에 하이쿠에서 쓸 법한 문체가 뒤섞인, 사츠키 고유의 문체가 된 건 아닐까 싶어.
그녀의 서명 분석은 끝나지 않았는데
사츠키는 안안 리처럼 영어로도 글자를 썼어. 그런데 사츠키의 영어 필기체가 역사적인 면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해서 찾아봤어. 심지어 꽤 날림체가 돋보이는 필기체지.
일단 그녀가 살던 시기에 일본은 영일동맹을 맺고, 많은 교류를 했어. 당연히 서양문물에 개방적이던 당시 일본 지식인들은 영국에서 무언가 배워올 일이 많았지.
사츠키 역시 그런 지식인들에게서 영어를 배웠을 확률이 높아. 겸사겸사 필체도. 때문에 사츠키의 영어 필체 기반은 영국의 커시브(필기체)에서 따왔을 확률이 높다고 생각했어.
t나 i 등에서 사츠키의 필체를 찾아볼 수 있어. 하지만 문제가 있는데 S와 s가 너무나도 이질적으로 생겼단 거야.
20세기 영국, 미국 등등 필기체는 다 뒤져봤는데, 사츠키의 필체와 고증이 맞는 필체는 도저히 찾을 수가 없었어. 따라서 추측하자면...
사츠키가 영어를 배우고 커시브와 자기만의 스타일을 적절하게 섞은 게 아닐까 싶네.
사츠키의 서명에 대해 정리하자면..,
1. 끔찍하게 복잡한 일본의 문법 고증을 굉장히 살린 것 같은 이름과 서명이다.
2. 사츠키가 다양한 글자를 배우고 싶어하는 의지가 드러난다.
3. 문화 교류의 장에서 배운 글씨체라 그런지 필기체에 하이쿠 특유의 늘어지는 필체가 은근히 드러난다.
이게 다 설득력 있는 내용이 될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열심히 살아온 사츠키가 서명을 통해 결실이 어느정도 드러낸 것 같아서 좋았어.
일단 한자문화권에 대한 글은 이걸로 마치려고 해. 다음은 키릴문자권 사람들을 기획 중이야. 추측과 상상이 난무하는 뇌피셜 분석글에 불과하겠지만, 이 또한 릾뇌라고 생각하고 재밌게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다들 읽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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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ㅡㅡㅡㅡㅡㅡ(9/13) 내용 추가ㅡㅡㅡㅡㅡㅡㅡ
댓글에 어느 갤럼이 의견을 달아줬어.
먼저
의견 고맙다는 말을 먼저 남길게.
일단
범부가 곡랑이라 한 건 빡통이라서가 아니라 한정사기캐 필수로 불렸음에도 버전이 지나면서 범부 밈이 붙어서 그렇게 썼어.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
몇 가지 얘기를 해보고 싶은데, 曲qu는 고대 중국어에서 술이란 의미로 쓰였어. 麯qu라는 누룩 곡자의 약어야. 원어에서 곡랑 본인이 말하길, 자신의 이름 중 'jiu'는 9란 의미도 있지만 술의 의미도 있다고 말해. 이건 일종의 말장난일 수도 있고, 곡랑 본인의 착각일 수도 있어. 먼저 곡랑 본인은 이름은 엄밀히 발음하면 qu niang으로 발음하는 게 맞아. 하지만 그녀는 본인 이름을 jiu niangzi로 발음해. 이는 누룩 곡자가 쓰인 중국어 원문의 중국어 버전 발음에서도, 영어발음 버전에서도 같아. 게다가 자기 이름 중 jiu의 의미를 술이나 9로 알고 있고, 사람들 역시 그녀를 jiu 또는 jiu niangzi로 발음한다고 해. 술의 발음은 중국어로 jiu야. 9의 발음도 중국어로 jiu지. 발음상 동음이의어인 셈이야.. 그녀의 이름을 지어준 사람이 정확히 무슨 의도로 지어준 건지 불분명하지만, 고대 중국어에서 곡이 발음은 다를 지언정 술의 의미로 쓰인 점. 랑이 아가씨 내지 소녀로 쓰인 것. 곡랑 본인이 술집에 거둬졌다는 점을 종합해보면 곡랑의 이름 뜻은 술집 아가씨로 해석되는 게 더욱 적절하다고 생각해.
그녀의 이름이 어찌보면 굉장히 꼬인 이름이야.
갤럼이 말한 곡부 아가씨는 공자의 고향인 취푸시 사람을 한글 독음으로 해석했다고 보이는데, 내가 네 말뜻을 정확하게 이해한 건지 모르겠어. 만일 내가 네 말을 이해한 게 맞다면, 곡부를 뜻하는 곡이라는 단어를 곡랑이 jiu라고 발음하고, 주변 사람들도 그렇게 부른 이유와 비교적 멀어진다 생각해. 갤럼이 말한 곡자는 qu로 발음되고 작중에서 쓰인 jiu의 의미로 비춰지기 어렵잖아?
개인적으로 가장 적절한 해석은
1. 당시 문맹율이 높았음. 때문에 사람들이 말은 할 수 있을 지언정 글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았음. 이는 곡랑 역시 마찬가지.
2. 사람들은 곡랑을 술집 아가씨란 이름으로 부르느라 jiu nianzi라고 불렀는데, 술 주 자를 중국에서 사람 이름으로 쓰지 않았음. 때문에 고대 중국어에서 비슷한 의미의 누룩 곡자의 약어 曲를 씀.
3. 곡이란 글자는 qu 발음이고 이름으로 쓰이기도 하지만, 곡랑의 이름은 본질적으로 술집 아가씨란 뜻에서 시작했기에, 사람들에게 여전히 jiu niangzi로 발음됨. 애초에 당시엔 문맹율이 높았기에 曲娘이라고 써도 사람들이 제대로 읽고 불러줬을지는 미지수임. 애초에 곡랑 본인도 자기 이름 曲qu자를 jiu라고 발음하고 술이라고 생각해. 소구의 9자도 한자는 다르지만 같은 jiu발음이라 jiu를 두 가지 뜻이라 생각함. 그래서 표어문자인 중국어 원문에선 어차피 곡랑에겐 발음이 중요한데 자막은 써야 하니까 소구와 곡랑을 분리해서 작성 후, jiu가 두 가지 뜻이라 서술.
표음 문자인 영어에선 jiu를 9나 술로 해석한다고 서술함.
4. 때문에 곡자를 '곡부'로 해석하기보단, 술의 의미의 곡으로 해석하는게 더욱 적절하다 생각함..
답변이 되었을지 모르겠어. 네 말이 완전히 틀렸다기 보단 해석의 여지가 다양하다는 쪽에 초점을 맞춰주면 감사할게. 당연히 네 말이 맞고 내 해석이 틀렸을 수도 있어.
의견 달아줘서 고마워!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서 사진도 올렸어.
ㅡㅡㅡㅡㅡㅡㅡ(9/13) 2차 내용 추가ㅡㅡㅡㅡㅡㅡㅡ
완전히 난제에 봉착함. 아래 댓글을 참조하면 내가 원문 음성을 저화질 스피커로 들으면서 약간의 오류가 생겼어.
먼저 오류에 대해서 사과할게.
중국어보이스에 의하면 곡랑은 곡자를 qu(취)라고 정확히 발음하네. 중국인들이 곡랑을 부를 때도 qu niang이라 부르고.
문제는
리버스는 중국게임임에도 영어가 디폴트인데
어쨌든 곡랑은 중국이 배경이고 중국어를 쓰고 중국회사에서 만든 게임이니...
이 부분에 대한 추가조사는 차츰 해볼게. 사실 이 부분에 대한 자료는 레딧 양덕들도 제대로된 자료가 없고
분석하고 있는 내용이 특수하다 보니 난이도가 높다.
왜 영음의 중국어 발음이 jiu인지
반면 중국어판 발음은 qu인지
무엇이 먼저 쓰였고 베이스고 진실인지에 따라
내용이 좀 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알려줘서
블루포치가 이런 작은 디테일들로 인물을 나타내는 데 도가 튼 것 같음 정말 재밌게 보았읍니다
곡랑 ㅋㅋㅋ 문맹빡통서명까지 고증 지리네 ㅋㅋㅋ
정성글은 개추
근데 혹시 언어학과야? 엄청 수준 높은 글이네
문창... - dc App
미친 ㅈ변태새끼들이네 진짜...리버스1999 좋은게 프롬겜 시리즈마냥 뭔가 파면 팔수록 어 설마 그건가? 싶은걸 진짜 오지게 많이 때려박아넣어놨음...근데 그런 변태적인 디테일을 다 안다는건 당신도...?
진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데 이 정도 정성이면 블루포치도 그렇고 글쓴이도 그렇고 감탄중 리버스 오래하는 이유 같음 ㅋㅋ이런 디테일
여기서 曲는 누룩을 뜻함. 麴 등을 간략히 쓴 것이고 이 한자가 누룩을 뜻할 때 우리나라 발음은 '국'이나 '곡'으로도 읽음. 그리고 중국어 발음은 qū임. Jiu niangzi는 숫자 9와 酒의 중국어 발음이 같아서 그렇게 한 걸로 보임
어 그러게 중간에 내가 찐빠냈구나 알려줘서 감사... - dc App
립붕이등 왜 똑똑하냐 - dc App
이정도 분석글이면 완장이 버거라도 사야된다 ㄹㅇ..
이렇게 열심히 분석해줬는데 블루포치가 어 그냥 간지나서 그례 한건데? 하면 아방가르드하겠다 정성분석추 - dc App
와 정성추.. 찾느라 고생 많이했겠다 수고했어
범부는 제시카겠지. 그리고 曲娘은 그냥 곡부 아가씨라는 뜻임.
의견 고마워! 답글이 길어져서 본문 최하단에 답변 올라가도록 본문 수정했어. 심심할 때 읽어주면 감사!
아, 미안. 내가 잠깐 착각해서 헛소리함.
아냐 덕분에 더 공부할 수 있었어 고마워!
근데 근데 곡랑의 이름을 곡랑 자신과 남들은 영어판에선 jiu niang zi라고 하고 중국어판에선 qu niang이라고 제대로 발음하던데.
https://youtu.be/uzy6uYSM3FE?si=9wF7YJOWkeU-MFtP
이
영상에서 중국인이 곡랑을 부르는 것도 그렇고 bilibili 위키 중문 보이스에서도 나는 jiu로 들리는데 중국어랑 연관없이 겉핥기로 공부한 사람이라 솔직히 확신이 없네. 네 말이 맞을지도?
아 아니다 이어폰 끼고 들어보니 취qu 발음이 맞네. 그러면 다른 해석이 나올수도 있겠다
참고로 블루 포치가 이런 것까지 고려하진 않았겠지만 酒와 九의 발음이 같아진 건 청나라 후기에 일어난 일임. 곡랑이 살던 시대엔 엄연히 구분되는 발음이었음.
좋은 정보 고마워. 얘네가 그런 디테일을 고려했을까봐 두려울 따름이네.
Jiu niangzi는 곡랑이 아홉째 자식이어서 붙은 별명임. 대충 '아홉째 아가씨'라는 뜻. 영어판에서는 이 별명을 그냥 본명처럼 씀
맞는 말이야. 근데 문제는 곡랑이 영문판에서 그 jiu가 뜻이 술이기도 하고 아홉이기도 하다라고 해서 이게 조금 문제인 것 같고, 때문에 난해해진 것 같아. 그냥 찐빠라고 생각하면 편한데 뭐가 있을까 해서 더 찾아보게 되네.
영어판에서는 아예 曲의 존재를 지워버린 채로 의역해서 그래
너말대로 곡랑의 본 한자명을 고려하지 않고 의역해서 저렇게 된 게 전말이라면 오히려 납득 가능한 일이네. 알려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