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틴의 입으로부터 소네트의 사망소식을 접하는 마틸다가 보고싶다. 도저히 받아들이지 못하다가 점차 울상이 되어가는 마틸다가 보고싶다. 또다시 소네트로 가득찬 마틸다가 보고싶다.



깊은 곳으로부터 거대한 무언가가 북받쳐 오르는 동안 마틸다는 아무것도 자각하지 못했다. 다만 서 있기가 조금 힘들어졌다.



눈앞이 점점 흐려지는 동안 등 뒤로 버틴의 손이 느껴졌다. 버틴, 너는 … 너는 아무것도 알지 못해. 버틴을 부서질듯 세게 끌어안으며 마틸다가 속으로 말했다. 버틴의 고동색 자켓이 눈물과 콧물로 축축해졌다.



위대한 마틸다는 처음으로 비참한 패배를 맛보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소네트는 마지막 순간에 나를 생각했을까 … 나는 무슨 말을 하고 다녔던가. 항상 수정구 뒤에 숨어서 관망할 뿐이었다. 수정구 … 점성술은 다시 한번 그녀를 배신했다. 내가 … 내가 미리 알려줬어야 했다. 어떻게든 막았어야 했다. 끝까지 도움이 되지 못했어. 마틸다는 수정구를 던져 깨버리고 싶었다.



나는 최고로 멋지고 뛰어난 마틸다 … 1등을 이기는 마틸다 …



소네트에게 나는 무엇이었을까. 항상 퉁명스럽게 쏘아붙이기만 했다. 해주고 싶은 말은 단 한 마디조차 하지 못했다. 정말로 바보같은 방어기제였다. 정말 바보같아.



마틸다는 눈물을 닦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재단 건물은 오늘따라 더할 나위 없는 백색이다. 눈이 부실 정도로 하얗다.



순백.



아, 주홍색 머리칼이 눈앞을 스쳐 지나간다. 순백의 옷을 입고 있었다. 창백한 비둘기같은 모습이었다.



꿈에서 들은 달콤한 목소리. 솜사탕같은 손은 매끈하고 부드러웠다. 모든 것이 꿈이었다. 마틸다는 실제로 단 한번도 소네트의 손을 잡아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 공허한 눈으로 수정구에 띄워진 소네트의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밤새 히죽거리는 마틸다가 보고싶다.



오래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