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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7장으로 이어지는 스토리의 시간적 배경은 1914년 1월임
그리고 7장에서 울리히가 에니그마를 8년 동안 히키짓했다고 비난하는 장면이 있음
1914년에서 8년 전이면 1906년임 하지만 1906년은 과학계에서 그렇게 큰 해가 아님
1905년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지
왜냐하면 1905년에는
이분께서 강림하셨기 때문임
1905년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광전 효과, 브라운 운동, 특수상대성이론, 질량-에너지 동등성 각각에 대해 4편의 논문을 발표함
한 편만 발표했어도 물리학계의 큰 획을 그었겠지만 한 해에 혁신적인 논문이 네 편이나 쏟아지면서 과학계가 빠르게 변하기 시작함
그래서 1905년을 기점으로 고전물리와 현대물리를 구분하게 됨
이니그마는 철저하게 인간 과학자의 시점을 대변하는 인물임
이니그마의 대사를 보면 폭풍우 이후로 인류는 쇠퇴하고 과학은 더이상 진보할 수 없다고 절망하고 있음
이는 1905년 이후 현대물리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기성 과학계가 느낀 충격과 비슷함
1905년 이전까지는 뉴턴이 정립한 고전물리를 바탕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것들의 범위를 늘려가고 있었음
그래서 등장한 개념이 라플라스의 악마임
모든 것의 위치와 운동량을 알고 있다면 물리학으로 풀어서 과거, 현재, 미래를 전부 해석할 수 있다는 생각임
그래서 19세기 말에는 물리학에서 새로운 문제는 더이상 없고 실험 오차만 줄이면 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고 함
라플라스 연구소는 노골적으로 이 라플라스의 악마에서 모티브를 따온 모습을 보임
X는 곧잘 골드버그 장치를 만드는데 묘사를 보면 마치 미래를 예지하는 것처럼 보이기까지 함
다만 X 본인은 전부 계산대로라는 입장을 취함
충분한 정보만 있다면 모든 것은 계산할 수 있다는 전형적인 기계론적 사고방식임
문제는 현대물리로 넘어가면서 이러한 기계론적 세계관에 금이 가기 시작함
시간과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절대적인 축이 아니라 휘기도 하고 서로 얽히기도 하고
양자역학은 현상에 관측자를 끌어들여서 관측하는 행위와 결과가 현상에 영향을 줌
덤으로 아무리 정밀하게 관측을 한다고 해도 확정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고 확률에 따라 결과가 달라짐
그래서 당대 최고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이론이 현상을 잘 설명하는 것과 별개로 그 해석을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 많이 논쟁함
아인슈타인이 신은 주사위를 던지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양자역학의 확률적 해석을 거부했기 때문임
말하자면 모든 것은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단 하나의 진리가 있어야 하는데
확률과 혼돈이 자리잡으면서 그런 진리를 부정한다고 생각했던 거임
이는 아페이론 학파의 교리와 닮은 부분이 있음
또는 모든 것을 이성적으로만 풀어내려고 하는 재단의 인간들과도 비슷함
이들 입장에서 마도학은 불안정하고 일관적이지 못하고 통제해야할 대상임
그래서 마도학을, 또 현대물리를 과학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많았음
7장 초반까지의 이니그마의 모습은 이러한 과학계의 과도기적 방황과도 닮아있음
울리히가 인간 과학자들이 자포자기한 동안 마도학자들이 연구소를 이끌었다고 하는 장면도 현대물리에 자리를 내준 고전물리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음
이들 모두에게 6은 질문함 찾는 진리가 믿음을 무너뜨린다고 해도 나아갈 것인가?
이에 37은 답함 혼돈 역시 하나의 진리라고
그래서 210이 절망하고 6이 허무에 빠질 때도 계속 나아갈 수 있었음
실제로 현대물리도 코펜하겐 해석을 중심으로 납득할 수 있는 해석을 내놓았고
계속 발전하여 이제는 현대 문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임
이니그마도 자신을 옥죄던 현실도피에서 벗어나서 마도학을 수용하고 결과적으로 폭풍우 방어 술식을 풀어냄
이 모든 과정 속에서 루시의 위치도 굉장히 독특함
루시가 각성한 1차 산업 혁명 시기는 기계론적 세계관의 시작이었음
하지만 동시에 마도학자로써 루시는 양쪽 모두에 열린 입장을 취했고 인간인 이니그마에게 마도학 연구를 맡기는 데에 거리낌이 없었음
낡은 피스톤이지 마도학자는 양쪽 모두에게 손을 내밀어 마주잡게 하고 본인은 뒷길로 사라짐
20세기 초 고전물리에서 현대물리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노력한 수많은 과학자들이 생각나는 장면이었음
세줄요약)
1. 인간과학=고전물리
2. 마도학=현대물리
3. 7장 스토리는 20세기 초 방황하던 과학계에 대한 은유다
글이 긴데 어려운 부분 있으면 알려주셈
와 LEET 지문에서 개쌍욕하면서 보던 고전물리 현대물리를 또 보게 되네. 이런 은유로 보니까 또 새롭네; 진짜 개좆변태새끼들 데리고 스토리 쓰는구나
블포 스작팀은 뭐하는 곳일까..
와 진짜 스토리 장난아니게 개연성있게 잘 짰다 이 맛에 리버스하는구나
햐.. - dc App
8년 전에 첫 번째 폭풍우가 와서 히키코모리 된 거 아니었음?
제노에서도 아르카나 죽일 때 8년 전에 못 했던 일을 해냈다고 말했잖음 폭풍우를 역행해온 사람들 입장에서는 1999년 이후 역행을 여러 번 거치면서 1914년이 됐지만 걔네한테 흘러간 시간은 8년이라는 뜻인 거 같았는디
맞음 폭풍우를 건너는 사람들한테 7장은 2007년임
스토리상 8년 흐른 시점에서 1914년을 맞이하도록 끼워놓은 가겠지
좋은글 잘 보았습니다 77과37이 아페이론의 답을듣고 대하는 태도를 보면 과거 삼체문제를 대하는 태도와 흡사합니다 그당시 수학자들은 삼체문제의 방정식을 만드려고 했으나 실패하고 좌절했지만 푸엥카레는 이문제를 푸는것보다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것이 중요하다해서 삼체문제를 답들을모아 연구한게 오늘날 카오스이론의 시초가 되었죠
님 왤케 똑똑함? 물리알못인데 글 재밌게 읽었음. 그리고 이런 해석을 하게 만드는 블루포치들도 좋은 의미로 변태들 맞네...ㄷㄷ
이니그마는 1906년이랑 아무 상관 없지만 해석은 좋네
년도까지 맞춰서 스토리에 다 집어넣었구나 대박이네
내 얕은 능지수준으로는 마도학은 과학과 반대되는 개념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니 진짜 재밌네 ㅋㅋ
블루포치 이 자식들 배경지식이 어디까지 읶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