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한 접시들과 어울리지 않게 넓은 식탁
빵 반조각과 차게 식은 스프를 모른다
과수에서 쏟아지는 때 이른 꽃잎
그리고 그 사이 간격에서 머리속까지 스며드는 꽃내음을 모른다
수평선을 넘으며 요란스럽게 떠오르는 아침 해
그 너머 세상이 비치는, 공상에 잠긴 눈동자를 모른다
석제 지붕과 우산에 구멍을 뚫을듯 세차게 몰아치는 비바람
높은 건물들을 등지고 그 그림자속에 삼켜진 울분을 모른다
낮에 온몸을 활짝 펼치고 일광욕하는 잎사귀들
밤에 깃털과 함께 시들어 낙화하는 꽃잎을 모른다
그믐달이 떠오르면 그 차가운 빛을 받아
쓰러지려는듯 힘없이 창백한 콧날과 눈두덩이를 모른다
얼음장같이 차가웠던
하지만 부드러운 두 뺨과 입술을 모른다
나는
너를 모른다
댓글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