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화는 소더비를 주인공으로 이글, 크리스탈로, 리사&루이스가 함께 저녁 파티를 한다는 내용으로 시작함.
이 넷(리사&루이스는 그냥 동일인물로 치겠음)은 모두 어린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차이점이라면 각자의 세계가 다르다는 점임.

소더비가 주최한 파티는 '통상적인' 저녁 파티와는 맞지 않게 전부 간식으로 이루어져 있었음.
팝콘에는 진짜 옥수수가 들어 있지 않고 초콜릿과 나초는 '진짜 현실의' 간식이 아니라 소더비가 그 겉모습을 보고 따라한 것들임.
소더비의 세계는 현실의 상식과 동떨어져 있음을 보여줌.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ac63d712c47ab8113eb12c1407ff12aecbb510de4b0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ac63d732c4264db43d7938d678ab7f3cb352d7443ab



소더비가 생일 전날 몰래 집을 빠져나와 겪은 일들에 관해서는 공식이 자세히 묘사하지는 않음.

정황상 인간 아이들이 네 발 달린 짐승을 끌고 와서 소더비를 괴롭히고 진흙탕에 내던진 거 같은데 어린 소더비는 이때의 경험으로 인해 PTSD가 생기고 그 PTSD를 회피하기 위해선 이 모든 불합리한 경험을 '꿈'으로 치부해야만 했음.

그럼에도 자신에게 닥친 불합리한 상황이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자 소더비는 자신을 괴롭힌 아이들과 '야수'를 자신의 상상 속 악당들로 만들어버림.




0abfc80debe812a7699ef7b12fc9337327db30a49b0da2121361699c404615



티폰의 외양적 모티브는 미키마우스지만 실제 이야기상의 모티브는 이름 대로 그리스 신화 속의 티폰(모든 괴물의 근본인 그 티폰, 이후 나오는 '불후의 꽃'이 아르테미스와 관련이 있다는 걸 생각해보면 소더비가 아마 그리스 신화를 열심히 읽은 듯?)임.

한마디로 소더비의 상상력의 결정체.

하지만 동시에 소더비 본인에게 닥쳤던 불합리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것'으로 만들기 위한 페르소나이기도 함.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9c639722c44bc7f3ec62df426016e64bd77c8b03fc7



소더비는 모두가 아는(상식인 포지션인 이글뿐만 아니라 전혀 일반적이지 않은 캐로 묘사되는 리사&루이스조차 아는) 기본 상식을 모르는데,

그녀의 세상에는 '아주 당연한 상식'으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 존재했기 때문임.

그렇기 때문에 소더비는 상식 대신 상상력으로 스스로의 세상을 개척하고 그 개념대로 세상을 이해했음.

그래야만 스스로에게 일어난 일들을 합리화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무아상의 반응을 보면 소더비의 주변 어른들도 그 편이 낫다고 생각한 듯?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9c639742c4589adde00e3abc608f987a1f313111dd9



앞서 언급했듯 '티폰'은 소더비의 페르소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 장면은 상식적인 세상(이글=현실)에 소더비의 정체성이 부딪치는 장면임.

소더비의 세상은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저 둘은 공존할 수 없음.


이처럼 태어나자마자 알고 있는' '평범한' 것들은 크리스탈로의 고유한 지식이 아닌, 이글과 리사&루이스 역시 공유하는 상식임.

소더비는 자신이 그 세상에 편입되지 못했다는 걸 알고 크리스탈로에게 "그래서 너도 티폰이 뭔지 모르는 거야?"라고 물음.

모두는 각자의 세계를 가지고 있기에 타인의 시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소더비는 알지 못함.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8c639702c470cdf615796a16231d8c45689c3538f43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6c63a752c44f6439bba100d610cc02bb885b1f7897b



그렇기에 크리스탈로와 소더비 사이에선 제대로 된 양방향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함.

크리스탈로의 구조 요청은 소더비의 세계에 닿지 못하고 소더비의 고뇌는 크리스탈로의 귀에 들리지 않음.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8702c47911798f6f28a3be957661378622294a3



크리스탈로 입원하고 이러쿵저러쿵해서 소더비가 밖에 나가서 뭐시기 병 해독제 찾아오겠다! 하는 거에 버틴이 의외로 간단하게 오케이를 때리는 것에 대해...

버틴이 너무 성급한 결정을 한 거 아니냐고 인게임에서도 걱정이 많았고 갤에서도 말이 많았던 거 같은데,

난 이게 소더비의 '첫 심부름'이고 이게 일화 전체를 꿰뚫는 주제라고 생각함.


어린아이의 첫 심부름은 아이가 혼자 집 밖으로 나서, 오로지 혼자 힘으로 과제를 수행하는 모험임.

어른이 되기 위해 내딛는 첫 발걸음이라고 봐도 무방함.

그녀의 첫 심부름은 그녀의 7살 생일 전날에 실패했고, 그 이후 어른들은 그녀를 문 밖으로 내보내지 않음. 소더비도 자신만의 세상(티폰)에 빠져들었고.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8762c465c177812bae827baccd4debeb615bd0d50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8762c44b2f8615c412ec1ae845a7425b43e9d87



소더비가 이제껏 만들던 팝콘(목표, 이상)는 옥수수(현실)가 들어가지 않았음.

소더비는 크리스탈로(타인)을 위해 '진짜 세상'을 위한 첫 심부름을 떠나려 함.

보호받아야 하는 어린아이가 아닌 '한 사람'으로서의 발걸음을 내딛는 모험의 시작인 거임.


그리고 작중 버틴이 이상할 정도로 소더비를 그냥 기다린 건 아이의 첫 심부름에 어른이 함부로 끼어들면 안 되서라고 봤음.

어린아이는 스스로의 힘으로 첫 심부름을 마쳐야만 어른이 되기 위한 발걸음을 뗄 수 있으니까?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b772c42f3651096e98203b1edffe816cbc892de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c722c473d0de4de5296d8c902a0ea4b52a5983aca



이후 모험에서 나쁜 어른도 물리치고 트라우마 재발감인 애들도 물리치고 하면서 소더비는 자신에게 있었던 그 '폭력'이 정말로 불합리한 이유에 의해 일어났다는 걸 알게 됨.

그리고 그 불합리성을 깨닫게 되면서 소더비는 역으로 스스로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됨.


소더비의 트라우마는 '세상에 이런 불합리한 일이 일어날 리 없다'라는 믿음 때문에 자신만의 또다른 세상을 만드는 것으로 발전한 건데,

때로는 현실 속 벌어지는 일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는 걸, 그냥 불합리하게 일어나는 어떠한 일들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거임.

그러면서 소더비는 트라우마였던 소카라토들도 물리치고 네 발 달린 야수인 주피터도 스스로 고삐를 잡고 조종할 수 있게 됨.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b7b2c451a4e18f6d86724af50eb7d477ce828d0



이날이 부활절이며 동시에 소더비의 생일이라는 건,

소더비가 이날 트라우마를 극복하며 과거의 어린아이였던 자신에서 어른이자 숙녀인 소더비로 다시 태어났다는 걸 의미함.

제목의 <숙녀의 예절>과 중간중간 나오던 <숙녀 수칙 개정판>도 숙녀가 될 소더비를 위한 거였고...

엄청 뻔한 상징이지만 떡밥 라인 잘 깔아뒀다 싶더라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6c63a762c471602e91a35e9fdc6dd338540fb2e3d17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6c63a762c432d274d0619b68943a527a6ac3b16c649



여기서의 무지개는 소더비의 세상이자 이상향을 의미하는데,

작중 내내 '상식인'이자 '현실'을 대변하던 대척자인 이글이 소더비의 캔디를 먹고 무지개를 본다는 건 그녀의 세상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거.

한 마디로 소통의 상징임.


이 둘이 보는 천장이 사실 텅 비어 있다는 건, 어차피 현상세계는 별다른 의미 없는(그렇기 때문에 누군가에겐 굉장히 불합리할 수도 있는) 허공일 뿐이고

모두가 각자의 형편에 따라, 각자의 시선에 따라 다른 세상을 가지고 있단 뜻이 아닌가... 라고 해석함.


그 뒤에 나오는 약재에 대한 소네트와 버틴의 대화도 비슷한 맥락.

약재는 허상인 것 같았지만 현실세계에 실제로 존재했고 다만 소더비가 바라보는 시각만 좀 달랐을 뿐이니까...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7c63c712c4649d33a0b446f2c896d5f70f9b8578fa6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6c63c702c455175bdb4dd36b6640a22e0a28acec7f4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6c63d702c44661f9f63ae8e9750494a678977339888



카슨이 얘기했듯 가장 좋아하는 음악만 반복해서 들으면(소더비가 스스로의 세계에만 갇혀 있다면) 결국 통증 완화 기능(트라우마 회피)이 덜해지기 마련임.

소더비에게 필요한 건 타인의 세계를 접하고 그 세계를 마주하는 거였음.

그게 어린아이에게 필요한 첫 심부름이니까.


그리고 그건 소더비뿐만 아니라 크리스탈로에게도, 이글에게도 마찬가지고.

셋 모두 가방 밖으로/방 밖으로/편견 밖으로 나서면서 타인의 세계를 접하는 과정이 이번 소더비 일화라고 생각함.



한 줄 요약)

소더비는 숙녀가 됐다


긴 글 읽느라 ㅅㄱ요




+)


1ebec223e0dc2bae61ab96e74683707027f24afe871be72e495a88c63c732c462c402662a14c37c46a5f4dff753e8c4088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verse1999&no=386831&exception_mode=recommend&page=1

스압) 리사&루이스가 3성캐 중 설정이 제일 재밌는 듯일단 궁이랑 계승 이름부터가 최면거기다 자기소개 문구는 공포영화인 '샤이닝'에 나오는 대표적 공포 요소호러피디아가 쌍둥이 보고 기겁하는 거 보면 대놓고 공포영화 클리셰에서 차용한 의미심장한 옆집 쌍둥이 아이들 캐릭터임gall.dcinside.com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제3자가 리사&루이스라는 건 엄청 상징적으로 느껴지는데,

리사는 루이스가 자기최면으로 만들어낸 환상의 친구(말 그대로)이기 때문에 어떤 의미론 소더비의 평행세계 버전임.

외부의 압박에 부딪친 소더비가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냈다면 리사&루이스는 그녀의 자아를 분리해 외부 세계의 보호막으로 삼았으므로...


아무튼 여러가지 부분으로 스토리 맥락 곳곳마다 의미부여 가능한 좋은 일화라고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