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꿈치를 대지에 뉘어서 균형을 잡고 앞꿈치로 몸을 앞으로 밀어낸다
바쁘게 움직이는 출퇴근길 바삐 달리는 자동차들
팔짱 끼고 거리를 걷는 연인들, 추리닝을 입고 땀흘리며 조깅하는 아주머니를 지나쳐 걷는다
뜨거운 뙤양볕 아지랑이를 흘려내는 아스팔트 바닥 위에서 걷는다
해 지며 어둑해지는 하늘 아래 거뭇한 가지를 내뻗는 나무 아래로 걷는다
한치 앞 보이지 않는 자욱한 안개 속으로 걷는다
발 앞꿈치의 물집에 물집이 터져 진물이 흐르도록 걷는다
종아리가 뭉쳐서 불타고 고관절이 삐끄덕거려도 걷는다
하늘에 떠있는 구름과 달과 별은, 그 보잘것 없는 행동을 비웃으며 제 갈길을 간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도착하기 전에 힘과 목숨이 다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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