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없는 한적한 해변가, 아니면 유우니 모래사막이나 사해 소금호수 같은 곳으로 기차를 타고 카카니아와 단 둘이 여행가고 싶다.
아무런 말 없이 둘이서 사람 한명 없는 열차칸 옆에 앉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수많은 시간을 낭비하고 싶다.
흔들림과 소음 끝 도착한 허름한 역에서 서로가 서로를 에스코트하며 내린 뒤, 날짜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챙긴 짐을 서로 챙기고 싶다.
침묵 속 가끔씩 누군가가 서로 말하다가도, 어떠한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결정하지 못해 침묵하는 것을 반복하다가도
끝내 아름다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숙소애 도착하면 좋겠다.
그 숙소에서 서로 대충 짐을 풀어놓았는데도 벌써 하늘은 어두워져 있는 거지.
아쉬워하는 내 눈치를 보던 카카니아 당신은 조심스럽게 말해줄 거라고 믿어. 어두운 하늘 아래에서의 풍경도 나름의 멋이 있을 거라고.
그리고 그 말에 못이기는척 일어난 나와 당신은 사이좋게 짠 향기 풍기는 차가운 바람 맞으며 앞으로 나아가고.
그 끝에, 만월인 보름달에 비친 눈부신 역광, 하늘의 별들이 지상에 담긴 황홀한 순간을 목격하게 될거야.
어쩌면 나보다도 더 순수하게 기뻐하며 이것 좀 보라고, 밤하늘에서의 멋이 있지 않냐고 외치는 당신을 보며 나 역시 힘겹게 눈웃음짓겠지.
어두운 하늘 덕분에 당신을 향한 내 표정을 들키지 않는다는 것이 위안일까?
찬란한 별하늘 아래에서, 그렇게 하늘을 보던 당신에게, 나는 다시 한번 나의 증표를, 브로치를 건내주고.
이내 별빛과 하늘이 무너지며 세상이 또 다시, 또 다시 무너지는 상황에서 나의 마지막 남긴 징표가 당신을 인도해주면 좋겠어요.
별은 아름답건만, 나는 당신의 옆에 있기에는 너무나도 나쁜 사람이니, 당신의 이상이 그저 나를 품은 채 나아가기만을 꿈꿀 뿐이에요.
그것이,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선생님의 행복을 더이상 상처입히지 않을 유일한 방법인걸요.
카카니아는 마커스로 환승했데... - dc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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