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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날 없는 10월의 브라질 역사 이야기. 8장에서 브라질 배경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않은 반면에, 안조의 개인스에서는 브라질 역사가 아주 짤막하게 언급되지만 이야기를 내내 지배한다. 


그런 고로 브라질 역사 이야기. 브라질 역사를 다 읊기는 어려우니까 이야기 이해에 필요한 부분만 골라서 짤막하게 이야기해볼까 함.(사실 안 짧음)


바로 이야기의 또 다른 주인공들인 군인들의 역사를 읊어보는 거지. 





오른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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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스토스 대령은 히우그란지두술 봉기에서 프레스테스 장군의 오른팔이었다고 한다. 근데 원문에서는 '프로토스' 대령이라고 하고 영어에서도 비슷하게 번역되었는데 한국만 프레스테스 장군이라고 번역했음. "하오플이 하오플한거냐?"라고 말하기는 좀 어려운 면이 있는데, 왜냐하면 이게 실제 역사와 깊게 관련있는 대사이기 때문. 고로 시작은 이 반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는 것으로 해보자. 



커피 우유 맛의 대령 공화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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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우그란지두술 봉기를 이해하려면 당대의 시대상을 알아야 겠지. 흔히 브라질의 '구 공화국'이라고 칭해지는 시대를 흔히 '카페라떼' 시대라고 부르곤 한다. 브라질은 미국처럼 각 주의 힘이 센 연방 공화국인데, 이 시기의 연방 공화국은 가장 힘이 센 두 주인 상파울루와 미나스제라이스 두 주끼리 쑥덕거리며 나라를 주물럭거리던 시대였음. 이 주물럭거린다는게 어느 정도 수준이었다면 그냥 두 주끼리 번갈아서 대통령을 해 먹기로 합의하고 매번 번갈아가며 대통령했다.

상파울루는 커피, 미나스제라이스는 낙농업이 대표적인 산업이어서 커피랑 우유 둘 이서 쌍으로 해먹는다고 '카페라떼'인거임. 그리고 알겠지만 둘 다 큰 땅 필요한 1차 산업이고 바꿔 말하면 소위 말하는 큰 땅 가진 지주들이 목소리 내기 딱 좋은 산업이기도 하다. 


판타스틱 나라 꼬라지는 여기서 끝이 아닌데 이 시기의 공화국은 '대령 공화국' 소리도 들었다. 땅 가진 지주들이 군부에 진출해서 장군 해 먹고 지역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기 때문. 문제가 태산같이 쏟아지는구나.(공교롭게도 바스토스 또한 대령이다)



테넨치 반란


'대령 공화국'에 가장 먼저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한 세력이 바로 '테넨치'였는데 다름이 아니라 위관급 장교이다. "우리의 주적은 상관!"이라서 그런 건 아니고, 다른 이유가 있는데, 이 시기에 중하류층들이 먹물 비스무리라도 먹어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직업이 바로 하급 장교들이었거든. 그러니까 사회 불만도 하급 장교들에게서 먼저 터져 나온 거지. 아무튼지 이 테넨치들은 나라 곳곳에서 소요사태와 무력 투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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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테넨치 반란들중에서 가장 유명한 반란이 루이스 카를로스 프레스테스가 히우그란지두술에서 벌인 '프레스테스 반란'이다. 아마 하오플은 '히우그란지두술 봉기'가 이거라고 해석해서 프레스테스라고 번역을 한 듯함. 릾의 역사가 실제랑 달라서 다르게 표기를 한 건지. 역사적인 문제를 일부러 돌려 말한 건지는 나도 모르겠음. 


어쨌건 프레스테스 반란은 3년간 25000KM를 떠돌며 투쟁하는 저력을 보였지만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그렇지만 이 반란은 '테넨치 반란'의 전형이 되었고 브라질 사람들에게 일종의 신화로 남았지. 


두 가지 길


프레스테스의 반란을 포함해서 테넨치들의 무력 투쟁은 일단 실패로 돌아갔고, 테넨치들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 다른 길을 모색하기로 했다. 


하나는 다름아닌 프레스테스가 선택한 길인데, 프레스테스는 브라질을 바꾸기 위해서 조금 더 '혁명적'인 노선이 필요하다고 여겼음. 혁명...? 혁명...?


8

그렇다 공산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그런 고로 프레스테스는 러시아 유학도 다녀오고 하면서 공산주의에 심취하고 브라질에서 가장 유명한 공산주의자가 됨. 



또 다른 길은 다름이 아니라 히우그란지두술들의 지역 엘리트들과 손을 잡는 거였음. 

히우그란지두술 주는 주의 자유라는 개념에 아주아주 불만이 많았다. 자기도 나름 끗발 날리는 주인데 만년 3등이라고 커피랑 우유가 맨날 나를 따돌리잖아. 만년 3등 할 바에 차라리 연방 공화국 따위 엎어 버리고 슈-퍼한 중앙 집권을 완성 하는 게 만년 3등보다 낫지 않냐는 게 히우그란지두술의 엘리트들의 생각이었다. 그리고 이는 테넨치랑 이해관계가 많이 겹쳤고 괜찮은 동맹 관계를 수립할 수 있게 된 거지. 



카페라떼 쏟아버리기


그러던 어느날에 히우그란지두술에게 기회가 왔다. 브라질 1등인 상파울루가 "이제 우리만 해먹고 싶다"를 시전해버렸거든. 이제 라떼보다 블랙 커피를 선호하게된 상파울루는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다음 대통령을 또 자기가 해 먹어야겠다고 미나스제라이스에게 선포해버림. 

당연히 미나스제라이스는 빡쳤다. 그러나 어쨌건 브라질 1등은 상파울루. 혼자서는 세상을 구할 수 없다고 생각한 미나스제라이스는 "내가 할 수 없다면 모두 불태워버리겠어!"를 시전하기로 하고 히우그란지두술에게 손을 뻗어서 "이제는 너희도 해 먹어야 하지 않겠냐?"를 시전했다. 


그리고 둘은 군대를 동원해서 브라질 1공화국을 엎어버린다. 그리고 미나스제라이스는 히우그란지두술 대빵에게 대장 자리를 넘겨주니 이 작자가 바로 '제툴리오 바르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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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를 동원해서 나라를 엎어 버렸으니 서슬 퍼런 독재가 시작되었고 그렇게 브라질은 엄혹한 시대로 접어들고야 만 것이다....



또 다시 반란

 

테넨치 우파들은 승리를 자축했다. 응? 서슬퍼런 군부독재가 승리냐고? 아니 솔직히 말해서 이 녀석들이 본 의회제라는 게 커피랑 유유랑 쿵짝쿵짝해가면서 나라 말아먹기 쇼쇼쇼인데 뭐 슬퍼하라고 해 봤자 귓등으로 듣겠냐고...

물론 테넨치 좌파들은 아주아주 불만이 많았다. 세상의 독재자들은 빨갱이거나, 빨갱이를 죽이고 싶어하거나 둘 중 하나인 법인데 제툴리오 바르가스는 빨갱이는 아니었으니 당연히 독재 1초식 "빨갱이 고로시"를 시전하고 있었거든. 독재 2초식은 당연 "내 말 안들으면 빨갱이"고. 

물론 테넨치 좌파들은 진짜 빨갱이 맞았으니 독재 2초식에는 면역이었지만 독재 1초식에는 진저리를 쳤으니. 이리하여 프레스테스는 1935년에 또 다시 반란을 히우그란지두술에서 시도하지만 결국 체포되고야 말았다. 마지막 테넨치 반란은 같은 테넨치의 손에서 끝나버리고 만 것이다. 





봉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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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그렇게 프레스테스는 죽음을 맞이하고 봉선화가 핀 건가요?

.......어 그건 아니다. 좀 많이 복잡해. 일단 프레스테스는 뭣보다 1990년대까지 살아있다고. 


이 이야기를 하려면 다름아니라 저 위에 말했던 바르가스의 이야기를 해야한다. 



독재자 바르가스


우선 독재자 바르가스가 잘한 일 몇 가지만 이야기해보자. 물론 독재자의 업적이란 흔하게 빵과 서커스로 전락하는 법이다만(역사의 평가로건, 실제 성과로건, 그리고 바르가스도 아주 예외도 아니다.), 앞으로의 바르가스를 이해하려면 이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다. 

바르가스는 파시스트 군부 독재자지만 좀 독특한 면이 있었는데, 어쨌건 꼴에 테넨치 반란의 중심이었다고 나름대로 사회 개혁에도 관심이 있었고, 그중에 '노동자 정책'이 있었다는거지. 

바르가스 말하시길, "빨갱이 때려잡으면서 노동자들 우리편으로 꼬시면 빨갱이들 지지기반까지 조질 수 있으니 최강아님?"이었고, 바르가스는 이리하여 공산당에서 노동정책 아젠다를 빼았아 오는데 전념을 다했다. 그리하여 바르가스가 친위 쿠데타를 벌이고서 가장 먼저 한 것이 다름아니라 노동법을 정비하는 거였고. 


또 파시스트였지만 반대로 인종 분리보단 인종 통합을 선호했는데, 그 일환으로 삼바와 축구를 국책 산업으로 밀어준 것이 바로 바르가스다. 브라질의 현재 문화들은 바르가스 시기에 시작된 것이 많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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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일반적으로는 서커스의 일종이라고 봐야겠다만.....)




민주주의 실험의 시작


그러나 영원한 권력은 없는 법. 브라질은 2차 세계 대전에서 연합국으로 참전했는데, 다름아닌 이것이 화근이 되었다. 연합국 일원들이 "아무리 우리 편이라지만 파시스트는 좀 그렇지 않음?"을 시전하여 브라질에 압력을 넣기 시작 했고, 이 압력에 힘입어서 브라질의 반대파들이 다시 들고 일어나기 시작한 것.


결국 바르가스는 대내외적 압력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고, 민선을 약속 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바르가스는 권력을 놓을 생각이 추호도 없었지만. 허나 그렇다고 군부 독재자 이미지인 대통령이 다시 민선 출마한다고 누가 표를 주겠는가? 그걸 잘 알고 있던 바르가스는 초강수를 던지는데...


8



다름아니라 브라질 노조랑 손잡고 "브라질 노동당"을 창설한 것! "혁명은 나쁘지만 노동자는 나쁘지 않아요"라는 표어를 내걸고 선거 활동을 시작하니 온 국민이 바르가스의 변신에 놀라고, 같은 편인 군부도 놀라버리고 말았다. "아니 XX 노조라고? 헛소리 마라 아무리 봐도 빨갱이잖아!" 뭐 실제로 소련이랑 수교하고(같은 연합국이라는 핑계였다), 지가 잡아온 프레스테스까지 풀어줘버렸으니 군부의 발작이 예상 못할 일은 아니었다. 


그렇게 군부는 바르가스에게 "얌전히 꺼져라!"를 시전하며 쿠데타를 벌였다. 그러나 민선이 약속되었는데 또 군부 독재를 하기에는 많이 눈치가 보였으니, "대선에만 나오지 않으면 정치활동은 OK"로 서로 적당히 타협하고 브라질의 민주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를 벌였다. 

대선에서는 브라질 사회민주당의 두트라가 당선되었고, 바르가스는 상임위원으로 정치생명을 연장했지.



이번엔 진짜 민주 대통령이라고요.


그렇지만 언제나 정권은 삽질을 하는 법. 임기가 끝나갈 때면 그 당의 인기는 언제나 조져지기 마련이고 두트라도 그랬다. 그 틈을 타서 바르가스는 다시 선거에 출마했고, 이번엔 진짜 국민들의 정당한 투표로 대통령 바르가스가 당선되었다. 



봉선화 피다.


민주선거로 당선되었지만 바르가스의 임기는 매우 험난했는데, 브라질을 내내 괴롭히던 문제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그때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었기 때문. 바르가스는 인플레이션 대처에 실패하고 말았고 바르가스에 대한 민심이 흉흉해지던 와중에 일이 터져버렸다. 바르가스의 정적이 암살 시도를 당했거든. 

바르가스의 정적이 암살 시도를 당했으니 당연히 시선은 바르가스에게 쏠렸고, 사람들은 바르가스가 군부독재시기 버릇을 아직 못 버렸다고 생각했다. 온 나라가 들끓기 시작했고 이 틈을 타 "노조랑 손잡은"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군부에서는 쿠데타를 슬슬 입에 담기 시작하면서 바르가스의 사임을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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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대응으로 1954년 8월, 바르가스는 스스로의 목숨을 끊었다.

바르가스의 죽음에 이번에는 대중들이 분노로 거리로 나섰고, 결국 역풍을 우려한 군부는 쿠데타를 단념했다.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군부 독재자의 최후로 브라질의 민주주의 실험은 연장될 수 있었다.




그 이후-후계자 이야기.


바르가스의 죽음 이후 7년 즈음. 바르가스의 브라질 노동당은 다시 정권을 잡았다. 대통령은 '주앙 굴라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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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가스의 민선 시절 노동부 장관이었고 민선 대통령 시기 바르가스의 노동정책에 상당한 부분을 기여했었던 사람이었지. 

그러나 그 시기 바르가스의 정책은 당연하게도 친 노조적이었고, 군부는 이 '친 노조 대통령'이 정권을 잡았다는 데에 불만이 매우 많았다. 


굴라르는 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토지 개혁'을 시도하여 지지세를 끌어모으려고 했는데, 문제는 이 토지 개혁이 의회를 통과해야 했다는 것이고 이 시기 의회에서 브라질 노동당은 충분히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었다는거지. 

결국 굴라르는 토지 개혁을 위해서 대통령 '포고령'을 선포했는데 좋게 말해서 의회를 우회하려는 시도였고 솔직하게 말하면 합법성의 벼랑 끝에 매달린 조치였다. 


거기에 이 시기 일어났던 '하급 군인 반란'에 굴라르가 미온적으로 대처한 것도 또 문제가 되었는데 군부 입장에서 하급 군인 반란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면서 군 내부의 질서가 흔들리고 말 것이라는 공포가 확산되었기 때문. 


결국 군부는 토지 개혁이 촉발한 국가적 혼란을 틈타서 주앙 굴라르의 정권을 쿠데타로 엎어버린다. 그렇게 브라질의 민주주의 실험은 끝나고 군인들의 시대가 열려버린다. 


그리고 안조의 이야기는 이 군인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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굉장히 재미없는 이야기가 괜히 길어진 것도 같다. 근대사 이야기라서 많이 조심스럽게 되기도 하고. 


사실 리버스에서 이 이야기를 얼마나 반영했는지는 모를 일이다. 아마 조금씩 바꿨을 것 같기도 한데, 프레스테스의 이름을 바꾼 것 부터 시작해서,

난쟁이의 목소리를 여자 목소리로 한다던가(다시보니 안조가 난쟁이인 척 하고 쓴 글이라서 그렇다), 난쟁이가 총에 맞은 곳이 머리라던가(바르가스는 스스로의 심장을 쏘아 자살했다) 소소하게 다른 부분도 눈에 띄거든. 


뭐 어쨌건 긴 글 읽느라 고생했다. 이 글을 읽고 좀 더 안조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