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이것저것 쓰려고 했는데 따로 분리하는 게 나은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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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이야기는 오스트리아 제국의 관료제 이야기. 









슐람페라이라는 말은 독일어로 엉성한, 너저분한, 뭐 그 정도 되는 말이다. 보통 독일인 하면 굉장히 딱딱하고 재미없고 원칙주의자들이라는 이미지가 많은데, 독일 내부에서도 자기들을 그렇다고 여기고는 하는게 사실이지만, 이것도 정확히 말하면 독일 북부에 한정된 이미지거든. 남부 독일인들은 독일 내부에서 북독일에 비해서 좀 느긋하고 설렁설렁하다는 이미지가 있는데, 슐람페라이가 이때 소환된다면 보통 '남독일 놈들 만사에 대충대충이다' 뭐 그런 지역드립이 됨.  


왜 오스트리아 이야기하는데 독일이 튀어나와요 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은 오스트리아랑 독일이 다른 나라지만, 옛날에는 오스트리아도 독일의 한 지방으로 취급되고 있었거든. 그리고 오스트리아는 이 시기에 남독일의 대표 느낌이었으니, 저 슐람페라이라는 단어도 오스트리아인들이 제일 많이 들은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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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이 장면은 사실 꽤나 스테레오 타입이 반영된 부분인 것. 호프만이 독일계인 걸 생각하면 더더욱 그렇고. 

이런 슐람페라이라는 단어는 물론 좋지 못한 스테레오 타입의 일종이긴 하다마는, 이 시기에 빈에 있어서는 좀 특별한 이미지를 가지고는 한다. 









이 시기 오스트리아 관료제는 아주 개판이었다. 그리고 이 개판을 우리가 아주 이해하기 쉬운 말로 설명하자면 '유도리가 넘쳤다'. 

물론 관료제가 개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나라가 어디에 있겠으며, 관료제가 '융통성있게' 돌아가지 않는 나라는 또 어디 있겠느냐마는 오스트리아에서는 유독 문제가 되었는데

왜냐면 오스트리아가 굉장히 귀족주의적인 국가였거든. 


이시기 오스트리아는 국왕님이 지배하시는 국가였고, 국왕님이 지배하시기 위해서는 국왕님의 친위대가 필요했는데, 고로 오스트리아 정계에는 귀족이 판쳤다.

당연히 이 귀족님네들은 관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셔야했고. 근데 이게 유도리랑 뭔 상관이냐고?


그야, 관료제가 되려면 공식적 직위에 따른 공식적 명령으로만 일이 처리되어야 하는 거지 아무런 연관도 없는 귀족님네들이 "이렇게 해줘" 라고 한다고 다 처리되면 안 되는 거니까.

허나 오스트리아에서는 국왕님이 귀족을 무진장 싸고 돌았고, 귀족님 말씀하시면 관료들이 '알아서' 그 일을 '유도리있게' 처리주는 식으로 일이 돌아가게 되어버리고 말았지. 


윗 물이 이 모양이니 아랫물이야 말할 게 있겠나? 지역 유지들이 관료에게 은근슬쩍 부탁 하는 일은 그야말로 전통이었고, 누구누구 친구니, 누구누구 친척이니 하면서 관료들에게 입김 불어넣는건 예삿일도 아니었다.(그리고 당연히 누구누구 친구니, 누구누구 친척이니 제일 좋아하는게 귀족들이었다) 둘 다 없어? 돈이라도 찔러 넣어야지 뭐. 그야말로 위도 아래도 슐람페라이로 굴러갔지. 



그런데 이 시대가 유독 심해서라는 이유로만 이게 주목 받는 건 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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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몹쓸 칼 아저씨가 오스트리아의 자유주의를 찬양하고 공식적으로도 여러 자유주의적 조치가 실행되기도 했다만(투표권 확대라던가), 오스트리아는 동시에 전제적 국가였고

이는 '우리 국왕님이 관대하게 허락하신 자유' 이외에는 굉장히 억압적인 사회를 형성한다는 말이었다.  억압 대상으로는 국왕님 모욕하기라던가, 소수 민족 독립 추구하기라던가 그외 기타등등 참으로 다양했는데, 리버스 작중에서는 이걸 마도학자에 대한 굉장히 빡빡하기 짝이 없는 규정으로 빗대서 표현했지.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슐람페라이적인 관행은 이런 억압의 칼날도 무디게 만들었거든. 검열이 있어요? 검열관에게 사정사정하면 대강 풀려났다. 기군 망상이라고? 돈 좀 먹여주면 풀려났다. 소수 민족 독립 운동? 잡혀가야겠지? ...응 귀족이네? 살펴가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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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면은 '슐람페라이적 억압'의 전형인 셈. 일견 악랄하게 보이는 탄압과 그에 걸맞지 않는 일처리의 결합이라고 하겠다. 


오스트리아 관료들이 선전한 자유주의는 아이러니하게도 오스트리아 관료들의 태업이 있어서 진정으로 설립해버리고 만거지. 

그래서 당시 지식인들도 이러한 모순적 자유주의를 복잡한 감정으로 회상하고는 했고 슐람페라이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단어로 남아버렸던 거야. 




이야기는 여기까지. 원래는 카카니아가 언급했던 k. u. k(카 운트 카)라는 것도 다뤄보려고 했는데 글이 좀 길어질 것 같은 데다. 리버스에서 담아낸 레퍼런스 바깥의 이야기를 마구마구 해야해서 일단 미뤘음. 그래도 여기 인간들이 오솔길 같은거 읽으면서 깔깔 좋아하는 사람들 같으니 언젠가 한 번 써 볼지도 모르겠다.



읽어줘서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