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1. 본 게시글은 리버스: 1999 스토리의 예술적 연관점을 설명하는 게시글임. 작품에 대한 의도치 않은 스포일러, 스토리에 대한 일부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으니 주의 바람.
2. 본 게시글은 원활한 이해를 위해 수박 겉핥기 식의 가벼운, 배경 지식 정도만 알아가자는 느낌으로 제작됨. 혹시라도 본인이 전문적인 무언가를 기대하고 들어왔다면 그런 기대는 접기를 권장함.
3. 본 게시글의 제목은 속성 강의라 적어두었으나, 실상은 분석에 더 가까움. 따라서 제작자의 주관이 작용할 수 있음. 정석적인 분석과 차이가 매우 클 것임으로 언제든지 댓글로 피드백을 남겨주면 좋겠음.
4. 글에 뭔가 형식이 있기는 한데 그냥 겉치레임. 읽는 것에 불편함이 있을 수 있으니 유의 바람.
I. 챕터 이름에 담긴 예술적 연관성?
모두가 알다시피 리버스: 1999의 메인 챕터 이름은 전부 다 문학 작품에서 따온 이름들임. 개중에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작품도 많고, 그쪽을 잘 아는 사람들만 아는 작품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함. 다만 이제 우리가 이 글에서 알아볼 것은 본 챕터가 아닌 프롤로그인 0장임.
다만 0장은 제목 자체에 문학적 연관성이 있다고 보기는 힘듦. 0장의 이름은 '다가온 미래' 인데, 영문판의 제목은 'This is tomorrow'임. 혹시 몰라서 이걸 토대로 뭐가 있나 뒤져보긴 했는데, 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음. 혹시 검색해보더라도 오히려 1956년에 영국 화이트채플에서 열렸던 미술 전시회가 먼저 서칭 될 거임.
그런데 이게 마냥 넘겨짚기엔 꽤나 큰 내용이기 때문에 이것 또한 보고 넘어가겠음.
필자는 미술 분야엔 거의 문외한이기 때문에 서칭한 자료를 기반으로 쓴 것임을 밝힘. 틀린 부분은 피드백 바람.
1956년 8월에 시작되어 한 달간 진행되었던 'This is tomorrow' 전시회는 미술 역사에서도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었던 전시회로 칭해지고 있음.
그 이유는 이 전시회가 당대의 시각으로 봤을 땐 꽤나 파격적인 전시회였기 때문임.
이쯤에서 우리는 서양 미술사의 흐름을 들여다봐야함.
우리가 처음으로 다룰 내용은 바로 '모더니즘'임
I - 1 : 모더니즘의 기초적 이해
파블로 피카소 - 우는 여인 ( Pablo Picasso - Femme en pleurs )
피트 몬드리안 - 빨강, 파랑, 노랑의 구성 II ( Piet Mondriaan - Composition II with Red Blue and Yellow )
모더니즘하면 떠오르는 작품들은 대강 이럼. 한 번씩은 봤을 거라고 생각함.
모더니즘은 근대를 뜻하는 Modern + 사상을 뜻하는 -ism의 합성어임. 다만 Modern은 보통 중세~현대를 아우르는 개념인데 예술, 철학등의 분야에서 모더니즘은 19세기~20세기 정도를 뜻하는 단어로써 지칭됨.
일단 영국의 역사를 살짝 짚고 넘어가자면 영국에는 '청교도' 라는 세력이 있었음. 청교도는 개신교의 교파인데, 칼뱅이라는 양반의 사상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임. 다만 이들은 좀 엄격하고 편협한 느낌도 있었음. 특히 중세 유럽이 크게 침체된 이유가 지나친 종교 우선주의와 탄압이었는데, 청교도의 세력권이였던 영국도 예외가 아니었음. 이들의 규범적인 사상은 영적이고 도덕적인 측면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지나치게 준엄한 그들의 분위기는 문학, 예술의 발전을 저해했음. ( 물론 영국이 17세기 전반까지 예술의 발전이 매우 더뎠다는 것을 고려해야 함. )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와서 모더니즘이 꽃 피우던 시기는 정확히 특정할 순 없지만, 20세기 초 쯤으로 추정되는 편임. 모더니즘 시대 이전을 짧게 짚고 넘어가면 당대엔 유미주의라는 예술적 사조가 있었음. 간단히 말하면 미적인 가치를 숭고하다 여기며 숭상하는 사상임. '심미주의' 혹은 '탐미주의' 라는 말을 들어봤을진 모르겠지만, 이것과 똑같은 의미를 가진다고 보면 됨. 이러한 사상을 기반으로 19세기 중엽쯤부터 말까지 유지되었음. 다만 20세기에 들어서선 그 기세가 꺾이게 되었는데, 톨스토이등의 문학의 사회적 기능을 중시하는 이들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예술적 가치를 부정적이고 회의적이게 바라보기 시작함. 이후는 좀 복잡해서 생략함. ( 문학가들의 비판이 무슨 의미인가 싶지만 모더니즘은 미술에만 국한되는 사상이 아님. 문학, 미술등 예술적인 모든 것에 부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비판이 먹힐 수 있었던 것. )
아무튼 이렇게 유미주의는 주류에선 내려오게 되었고, 이후 20세기가 되어가던 시점에서 예술에 모더니즘이 다시 대두되기 시작함. 물론 리얼리즘을 기반으로 하는 모더니즘에 대한 시도는 19세기 초중반에도 있었지만, 본격적인 모더니즘의 전성기는 고흐, 고갱, 모네등이 활약한 탈인상주의 시대 이후 정도라고 보임. 우리 릾붕이들이 잘 아는 메인 스토리 챕터 6 '별은 빛나건만' 의 시대적 배경도 이 시대에 포함됨. ( 맵에 분리파 전시관이 있었는데, 분리파는 1892년부터 1910년 정도까지 오스트리아 - 헝가리 제국에서 한창 유행했던 미술 사조라고 보면 됨. 물론 챕터 6의 배경은 1914년이지만. )
I - 2 : 모더니즘 이후 시대, 추상표현주의와 팝 아트의 시작
여하튼 모더니즘은 1910 ~ 1930년대에 아름답게 꽃 피우게 됨. 이후 모더니즘은 다양한 분파로 드러나게 되는데, 폴 세잔, 파블로 피카소등이 활약했던 입체주의, 예술의 무의미성, 허무함을 드러냈던 다다이즘, 그런 다다이즘을 계승하여 논리, 이성 등의 현실적인 요소를 초월하여 또 다른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열고자 했던 초현실주의, 그 외에 적히진 않았지만, 정말 다양한 예술 사조들이 혼재하던 시대였음. ( 전성기가 지난 이후에도 미니멀리즘 같은 모더니즘에 기반을 둔 예술 사조들이 있었음. )
한편, 1940년대의 미국에선 어떠한 사조가 태동하기 시작했음. 그것의 이름은 추상표현주의로 1940년대 말부터 1950년대까지 유지되었으며 미술의 중심지가 유럽에서 미국으로 옮겨가게 된 계기가 되는 사조이기도 함. 추상표현주의의 기법은 '추상적'인 것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었음.
추상표현주의의 대표적인 화가, 잭슨 폴록의 작품 중 하나임.
당대의 유명한 드로잉 기법으론 '액션 페인팅' 이 있는데 통상적으로 생각되는 캔버스 위에다 붓으로 칠하는 거랑 다르게 바닥에 캔버스를 깔고 드리핑을 사용해 그리는 기법임. ( 드리핑은 말 그대로 물감을 휘갈기거나 붓거나 튀기는 기법임. ) 보다시피 딱 그림만 봤을 때 무엇을 표현한지는 잘 모르겠음. 그러나 매우 직관적으로 표현되어있음.
이는 애초에 액션 페인팅 기법이 요따구로 사용되기 때문임. 휘갈기는 것에도 화가의 에너지가 담겨있다 보니까 즉흥적인 동작이나 움직임, 화가의 성향 같은 것들이 그대로 드러날 수밖에 없음. 이러한 것들을 기반으로 뉴욕은 본격적으로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고 그와 동시에 1950년대 초엽, 그 유명한 팝 아트가 탄생하게 됨. ( 사실 1954년에 팝 아트라는 용어 자체는 언급 되었는데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추진력을 얻게 된 시점은 1960년대로 여겨짐. )
각각 팝 아트의 양대 거장인 앤디 워홀과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작품임.
팝 아트는 말 그대로 '대중적인 예술'이라는 의미임. 즉, 일상적인 것들에서 소재를 찾는 예술이였음. 또한 양대 거장들의 성향도 반영되었는데 앤디 워홀은 미술 역사에선 전례가 없던 '예술 작품의 양산' 이라는 개념을 곁들였고, 리히텐슈타인은 당시에 상대적으로 천시 받던 만화를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써 인정받게 했음. 이러한 팝 아트들은 현대의 서양 미술 주류 사조 중 하나임.
I - 3 : 'This is Tomorrow' 전시회
자 서론이 정말 길었음. 이제 'This is Tomorrow' 전시회를 설명할까 함. ( 그렇지만 생각보다 이 부분은 설명할 게 그리 많진 않음. 그냥 배경 지식과 역사적 의의만 짚고 넘어가는 느낌. ) 사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들이 전시회와 연관이 되어있음. 일단 이 전시회를 개최한 사람은 한 명이 아님.
개최자들의 이름은 인디펜던트 그룹( Independent Group ). 이들은 1952년에 결성된 예술가 그룹으로 This is Tomorrow 전시회 이전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던 그룹임. 애초에 이 단체는 1955년에 해산한 단체임. 전시회가 1956년에 열렸다는 것을 보면 해체된 이후에 유명해진 그룹인 셈인거임.( 그 이후로도 멤버들끼리 개인적으로 만나는 일은 있었다고 함. )
전시회는 이런 느낌의 작품들이 12개정도 들어있는 종합 전시회 느낌으로 영화 포스터, 콜라주, 옵아트(옵티컬 아트) 그 외에도 음악, 건축, 그래픽 디자인등의 다양한 장르 작품들이 전시되었다고 함. 대표적인 작품은 리처드 해밀턴의 <오늘날 가정을 그토록 색다르고 멋지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Just What Is It That Makes Today's Homes So Different, So Appealing?) 인데... 사진에 선정적인 것이 포함되어있어 다른 사진으로 대체했으니 양해 바람.
저 작품이 중요한 이유는 최초의 영국 팝아트라는 의의가 있기 때문임. 이때 이후로 영국의 팝 아트는 급속도로 성장하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팝 아트라는 용어가 정립되고 널리 퍼지게 된 계기가 됨. 어찌보면 하나의 시대를 열어낸 개척자의 상징과도 같은 전시회라고 볼 수 있겠음.
마무리하며 : 리버스: 1999의 프롤로그. 그 시대상은?
리버스: 1999의 프롤로그의 배경이 1966년의 영국임. 특히 이 시대는 미술적으로는 팝 아트가 한창 만개하던 시기였고, 음악사적으로도 비틀즈, 롤링 스톤 같은 밴드들이 활동하던 매우 중요한 시대라고 보면 됨. 게다가 사상적으로도 영국의 60년대는 제국주의라는 낡고 뒤떨어진 사상에서 벗어나 진정으로 재미를 추구하는 쾌락주의의 시대였음. ( 물론 한 풀 벗겨내고 보면 그렇게 낭만만 가득한 시대는 아니였다는 점. 자세한 이야기는 너무 길어 스킵하겠음. )
게다가 프롤로그의 제목은 저 전시회와도 비슷한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음. 이 전시회는 여러가지를 변화 시켜 진보를 이루고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라는 의미를 가짐. 그리고 리버스: 1999의 프롤로그 또한 마찬가지임. 다만 현실의 전시회는 '시대'를 변화시켰고, 프롤로그는 레굴루스라는 '사람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었다는 차이가 있겠지만.
원래 이 파트를 서론에 쓰려고 했지만 생각보다 이야기가 길어져 아예 1편으로 따로 뺐음. 다음 편에선 문학적 연관성을 중점으로 다룰 생각임. 긴 글 읽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사실 후반으로 갈 수록 이야기가 좀 부실해지는 느낌은 있는 것 같음. 너무 힘들어서 그런 거야. 이해 좀
요약은 남길 수 있을 것 같지가 않음. 일단 천천히 읽어보고 이해가 안되거나 오류가 있는 부분들은 댓글에 남겨주길 바람.
릾갤을 하고 있으면 갑자기 잘알들이 나타나 리버스가 가져온 레퍼런스들을 설명해준다는 이야기가 있다. 나는 이 이야기를 참 좋아한다
오 나중에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이렇게 정성들여 쓴 정보글이라니 릾갤의 보배인데스 - dc App
이야 모더니즘부터 시작하는 거임? 진짜 알차게 썼네 2편도 기대함! 그리고 팝아트의 상륙을 레굴루스 인생에 버틴이 상륙하는 거로 생각할 수도 있구나... 난 폭풍우의 상륙 정도만 생각했는데 이것도 좋은 관점이네 - dc Ap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