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이 하늘 높게 걸린 맑은 밤이었다. 밝게 빛나는 밤하늘의 달빛이 이졸데의 방에 흩뿌려지며 길다란 음영을 남겼다. 그 음영 속에 드리운 고뇌가 달빛을 받아 더욱 짙게 도드라지고 있었다.

가방 속의 생활은 실로 평안했다. 버틴의 도움으로 재단의 격리에서 벗어나 그녀의 가방 속에서 생활하게 된 이후로, 이졸데는 이따금 생기는 작은 소란을 제외하면 매일매일 평화로운 나날을 조냈다.

작은 소란, 그 소란은 비단 버틴의 적들과 싸우거나 같은 가방 속 이웃들과 생활하며 생겨나는 우스광스런 헤프닝만을 의미하진 않았다. 이졸데의 자그마한 마음 속 공간에도 소란은 존재하기 마련이었다.

카카니아, 이졸데가 무척 친애하는 친구이자 그녀의 담당 심리학자. 그녀의 마음 속 소란의 중심에는 늘 카카니아가 존재해왔다.

카카니아는 이곳에 없었다. 당장 이졸데와 함께 밤을 나누지 않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카카니아는 모종의 이유로 버틴의 가방에 입주하지 않았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이졸데가 갖는 마음속 소란의 원인 그 자체였다.

이졸데는 그녀를 오직 재단에서밖에 만날 수 없었다. 허나 재단의 관계자는 위험성에 기인해 격리조치를 취했던 이졸데가 재단 내부를 휘젓고 다니길 원치 않았을 뿐더러, 추측이지만 카카니아는 이졸데를 피하는 것 처럼 보이기도 했다.

"하아..."

그녀의 창백한 한숨이 공기 속으로 흩어졌다. 옷조차 갈아입지 않은 채 창문을 활짝 열고 애처로이 하늘 높게 걸린 초승달을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은 흡사 하나의 예술 작품과도 같았다. 적어도 그녀의 속사정을 모르는 이들은 이 광경을 보며 하나같이 그러한 감상을 내뱉을 터였다.

"선생님, 어째서 제게 와주시지 않는건가요..."

고달팠다. 아니, 또한 외로웠다. 응어리진 감정이 가슴을 틀어막아 심히 갑갑하고 괴롭기도 했다. 하다못해 이 응어리진 감정을 노래로 뱉어낼 수만 있다면 좋으련만... 하지만 지금과 같이 깊고 짙은 밤에 노래를 부르는 것은 이웃들의 따가운 눈총을 부를게 분명했다.

별은 빛나건만, 이리도 찬란히 빛나 깊은 밤을 비추어 달과 함께 춤을 추고 있건만, 나의 달님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걸까. 이졸데는 오늘도 외로이, 쓸쓸히, 그리고 아득히 깊은 밤을 홀로 지새울 따름이었다.






더 쓸랫다가 갑자기 턱막혀서 일찍끊음 벅벅
버틴 가방에 카카니아가 없는 이유는 내가 카없찐이라그럼 싯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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