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훈련이 끝난 후, 훈련장은 정적에 잠겼다. 소네트는 훈련장의 책상에 앉아 오늘의 마도기술 조정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다. 구체적인 도식, 마력 소모 비율, 성공률 곡선…
마틸다는 구석에 앉아 묵묵히 물을 마시며 그녀를 바라보다가, 서서히 다가갔다.
“……이 시간까지 정리해?”
소네트는 고개를 들었다.
“응. 아까 마도진 반응이 흔들려서. 다음엔 더 깔끔하게 하고 싶어.”
마틸다는 대답 대신 소네트 옆에 털썩 앉았다.
“너도 참 피곤하게 사네. 쉬는시간엔 좀 쉬어.”
“괜찮아.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성실하다니까 진짜.”
마틸다는 평소처럼 뾰로통한 표정을 지었지만, 눈빛은 묘하게 부드러워져 있었다.
“사실… 오늘 너한테 오기까지 되게 고민했어.”
소네트는 펜을 놓았다. 그리고 말없이 마틸다를 바라보았다.
“너한테 이런 말 해봤자 무슨 반응이 올지도 모르겠고, 나는… 감정 같은 거 표현 잘 못하는 거 알잖아.”
소네트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마틸다는 소네트의 반응을 보곤, 덧붙여 말했다.
“그래서 그랬어. 계속 욱하고, 피하고, 혼자 별것도 아닌 일에 부글부글 끓고… 넌 내 기분도 잘 모르고, 나는 말도 못 하고.”
한숨을 삼킨 마틸다는 손등으로 뺨을 문질렀다. 이미 얼굴은 달아오를 대로 달아올라 있었다.
“…근데 그런 내가, 이제 이 말을 안 하면 더는 일에 집중 못할 것 같아서 말야.”
소네트는 입을 다물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 반응에 마틸다는 마침내 말문을 열었다.
“소네트. 나 너 좋아해.”
그 한마디에 공기는 찰나의 정적을 품었다.
소네트는 평소처럼 감정이 흔들리지 않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지금 말해?”
“지금 말 안 하면, 계속 도망만 칠 것 같아서.”
소네트는 한참을 마틸다를 바라보다 조용히 다시 펜을 들었다.
마틸다는 입술을 삐죽 내밀며 시선을 돌리려 했지만, 그 순간— 소네트가 조용히 말했다.
“나도 네가 좋아. 마틸다처럼 열심히 하는 사람을. 그리고 그런 마음을 솔직하게 전하는 사람을.”
“…뭐?”
“좋아한다는 게 너와 같은 마음은 아닌 것 같아. 근데… 너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져.”
마틸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러다 이내 고개를 푹 숙였다.
“…진짜 미치게 만드네.”
소네트는 미소도 짓지 않고, 단지 조용히 그녀 곁에 앉아 다시 펜을 굴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날, 소네트의 기록 노트 마지막 줄엔 이례적으로 마도식 계산 대신 이런 문장이 적혀 있었다.
> “마틸다의 고백은, 내일도 내 곁에 있다는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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