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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졸데의 눈물과도 같이 밤은 흘러갔다. 하늘에서 벌어지는 별과 빛의 춤이 종막에 다다르며 이윽고 찬란히 빛나는 태양이 찾아왔다. 이졸데는 자신의 눈꺼풀을 두드리는 햇빛을 창백한 손으로 걷어내며 서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흘러간 지난 날과 같이 여전히 싸늘한 침대의 옆자리를 훑으며, 이졸데는 침대의 이부자리를 깨끗하게 정돈한 뒤 아침식사에 나갈 준비를 시작했다. 시작은 세안, 그리고 이제는 시종의 도움 없이도 능숙한 손길로 코르셋과 드레스를 차려 입으며 그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 남은것은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식당에 도착하는 것 뿐이었다.


버틴의 여행가방 속 식사는 늘 여러 팀으로 나누어 이루어졌다. 처음에는 분명 매일매일이 소가족과도 같은 식사자리였으나, 시간이 갈수록 버틴의 여행가방에 초대받은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지자 새롭게 생겨난 규칙이었다.


식사는 늘 16명의 사람들로 팀을 나누어 약 30분의 간격을 갖고 시행되었다. 팀 간의 순서는 바뀔지언정 팀의 멤버가 바뀌는 일은 거의 없었으며, 같이 식사를 나누는 팀은 대부분 서로가 면식을 나누었거나 친분을 가진 이들 뿐이었다.


물론 버틴의 여행가방속 사람들이 반드시 그 인원수에 딱 맞아 떨어지라는 법은 없었다. 불행일까, 아니면 다행일까? 여행가방에는 버틴을 포함해 총 65명의 사람들이 초대를 받았으며 이졸데는 재단의 격리조치에 의해 가장 늦게 합류했다는 이유로 거의 항상 혼자서 식사를 하게 되었다.


물론 이졸데는 그 사실을 여의치 않았다. 아니, 오히려 그녀에게는 천운과도 같았다. 지금 이졸데의 마음 속에는 카카니아 외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공간따위 아직 존재하지 않았기에, 식사를 빌미로 누군가와 친해져야 하는 상황은 결코 바라지 않는 상황이었다.


버니버니는 이졸데가 거의 항상 혼자서 식사를 한다는 이유로 그녀의 고향식을 주로 챙겨주곤 하였다. 때마침 이졸데는 어젯밤 친애하는 그녀의 담당의사인 카카니아를 그리워하며 스스로 마음의 빈 곳을 위로한 탓에 제법 피로해 있었다. 이럴때는 그립고도 익숙한, 따듯한 고향의 음식이 제격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주어진 아침은 갓 구운 카이저 젬멜과 따듯한 옥수수 수프, 그리고 갓 내린 향긋한 아인슈페너 한 잔이었다. 이제는 닿을 수 없는 그리움과 추억이 묻어나는 고향의 식사, 카카니아와 나누며 담소를 나누었던 어느 카페의 메뉴와도 같은 식사였다.


이졸데는 갖가지 그리움에 잠긴 채로, 하지만 여전히 행동거지에서 우아함을 잃지 않은 채로 간단하게 식사를 마치며 식당에서 나왔다. 빵과 수프의 고소함과 따듯함, 커피의 시큼함과 씁쓸함이 맴도는 한숨을 살포시 내쉬며 이졸데는 재단으로 향했다.


재단은 여전히 그리고 당연히도 그녀의 방문을 환영하지 않았다. 허나 이젠 그녀도 어엿한 타임키퍼 소대의 일원으로서 마땅히 재단에 드나들 권리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그녀는 방문 신청을 마치기만 한다면 언제든 원없이 카카니아를 만나기 위해 재단에 출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출입한 본부는 이졸데와 카카니아 사이의 물리적 거리만큼이나 넓었다. 절차를 마치고 건물에 들어선 이졸데는 항상 떨떠름한 표정을 지으며 성의없는 대답을 내뱉곤 하는 재단 직원들의 답변을 이정표삼아 카카니아를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그녀를 직원 심리 상담실에서 보았어요, 초록색으로 뒤덮힌 사람이라면 제1 의학자료실에서 보았어요, 카카니아씨라면 라플라스 재활 센터에서 보았어요... 말 그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 카카니아를 찾아 이졸데는 드레스자락을 살짝 들어올리며 분주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또각. 마치 그녀의 심리상태를 투영하듯 구두소리의 간격이 점차 가파르게 변해갔다. 어디에, 어디에, 나의 친애하는 의사님은 도대체 어디에 계실까, 그녀의 발걸음보다도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이 재단의 출입 제한 시간에 다다르기 전에 빠르게 카카니아를 찾아야만 했다.


"... 아."


그리고 이졸데는 보았다. 빠르게 뛰는 심장, 색채를 잃은 흐릿한 세상, 모든것이 바삐 흘러가 그 흔적만을 남겨 사라지는 건물의 한복판에서 그녀는 보았다. 친애하는 그녀의 담당 심리학자, 싱그러운 녹음을 품은 카카니아를 두 눈으로 또렷하게 포착했다.


"의사님, 의사님, 의사님...!"


담당의를 향해, 친구를 향해, 그녀의 구원자를 향해 이졸데는 달렸다. 그녀가 품은 마음만큼이나 가까워지는 거리 속에서, 이졸데와 카카니아는 결국 서로 마주치고 말았다.


카카니아에게는 썩 즐겁지 못한 만남이었다. 분명 지금까지 잘 피해왔을터인데 왜 하필 오늘은 마주치고 만걸까? 조금 전에 먹은 자허토르테의 달콤함에 아직까지고 정신을 빼앗기고 말아서? 아니면 재활 센터의 직원에게서 들은 1990년도의 심리학 의론에 너무 심취했기 때문일까? 아니, 이유야 무엇이든 상관없었다. 남은것은 결과, 결국 지금까지 그토록 피해왔던 이졸데와 마주쳤다는 지금 뿐이었다.













카없찐탈출해서 나머지마저쓰는중 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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