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틴이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왔을 때, 그녀는 마치 우리가 속한 현실에서 벗어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별안간 나타난 버틴에게 방의 주인인 소네트가 물었다.


“타임키퍼? 아무 예고도 없이 여긴 어쩐 일이세요?”


“예고? 예고란 무엇이지, 소네트? 미래의 어느 시점에 어떠한 사건이 일어날 것을 타자에게 미리 전달하는 행위, 그것을 예고라 하는가? 소네트. 미래에 대한 얘기만큼 바보 같고 시시한 일은 또 없어. 모든 삼라만상은 바빌론의 주사위 아래 설계되어 있으니까.”


  버틴은 소네트의 방을 지탱하는 기둥에게 다가갔다. 그것은 여행가방 속 여섯 번째 기둥이다. 동, 서, 남, 북쪽 순으로 기둥의 주위를 빙 둘러서 앞으로 가면 보아라, 소네트가 영문을 알 수 없다는 표정으로 버틴을 빤히 바라본다. 


  소네트 옆에는 병에 갇힌 개구리가 있다. 그 개구리에게는 그림자가 없다. 하다못해 그림자라도 있었으면 외로운 파충류의 뇌에 말동무라도 되어주었으련만. 개구리가 가진 것이라고는 자신을 가둔 비좁은 유리병, 그리고 올챙이 시절의 자유로웠던 기억 뿐이다.


  버틴은 마치 노래하듯 이렇게 말했다.


“오, 소네트. 14행 후에는 이야기가 반드시 끝나버릴 가련한 운명의 소네트.”


  그리고는 상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그 은밀하고도 열정적인 몸짓. 내장사실주의자의 그것과 일부 닮았다.


“이처럼 복잡한 밤에 마음 속 외로움을 인정하는 것은 전혀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나와 함께하지 않을래? 우리의 다이아몬드처럼 빛나는 우정을 위해 오늘 밤은 끝없이 술을 마시자.”


“아니 대체 뭐라는 거예요, 타임키퍼?“


  소네트는 멍하니 서있을 뿐이다. 마치 소노라의 끝없는 지평선을 바라보는 듯…….







사실 레콜레타 스타일이 어떤 건지 전혀 모름 대충 미궁이나 기둥 등장시키면 되는 거 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