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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1
입사 첫날
한 달 전, 레닌그라드 대학을 졸업한 난 플레세츠크 우주 발사 기지에 배정되어 일하게 됐다. 발사 기지에서는 정부와 라플라스가 협력하는 중요한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었는데, 오늘은 입사 첫날이어서 특별히 광이 들 정도로 잘 닦은 새로운 가죽 신발을 신고 잘 다린 정장을 입었다. 기지 빌딩은 정말 예뻤는데, 실험실에는 설비가 잘 갖춰져 있어 내가 기대하고 있는 향후의 과학 연구 커리어에 부합했다. 팀장인 안드레아는 안전 검사를 할 때 제복을 잘 입어야 하는 거 외에는 별다른 규칙이 없으니 너무 엄격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기지의 식대 지원, 휴가 제도, 그리고 명절 보너스는 아주 만족스러웠는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매주 금요일 저녁마다 보드카 파티가 열린다는 거였다! 게다가 기회가 될 때는 근처의 서커스를 초청해 공연까지 했다... 내가 상상해 왔던 것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난 내가 맡은 바를 열심히 완수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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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2
식물 조직 배양 위탁 관리 실험
이곳은 겨울이 되면 밤이 견디기 힘들 정도로 길어졌다. 레닌그라드에서는 기분 전환으로 푸른 식물 몇 개를 실내에서 키우곤 했지만, 이곳에서는 식물이 무중력 환경에서 어떻게 성장하는지 관찰하기 위해 해바라기 외식체 조직 배양 가설 실험을 진행 중인 옆방 재료팀에서나 운 좋을 때 볼 수 있었다.
보드카 몇 병으로 알료사를 매수했다. 그는 내가 선택한 해바라기 한 송이를 돌봐주기로 약속하면서 실험이 성공하면 내가 숙소로 가져갈 수 있도록 넘긴다고 했다.
[지워진 글씨] 내 해바라기 조직에 곰팡이가 끼어버렸다! 알료사는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면서 다시 새롭게 배양해 보겠다고 했지만, 분명 그 멍청이가 무균 작업대에서 다른 실험을 몰래 해서 이번 실험 재료가 오염된 걸 거다!
[지워진 글씨] 기지에 또 재단 지부 직원이 찾아온다고 했다. 듣기로는 작은 것들을 다루는 걸 좋아한다는데, 식물 배양에 대해서도 일가견이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믿음직한 사람에게 부탁할 수 있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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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3
무경비 연구
업무 중에 작은 문제가 하나 생겼다. 행렬에 관한 문제인데, 이틀 내내 계산해도 해결하지 못했다. 안드레아는 옆방 재료팀 팀장이 뛰어난 수학 계산 실력으로 추진기 부서가 3개월이나 골머리를 앓던 고급 모델 최적화 문제를 해결해 줬다고 하면서 그녀에게 도움을 청하라 했다.
안드레아는 그 팀에 팀장이 한 명밖에 없다고 했는데, 난 정말 독특한 팀 구조라고 생각했다. 그녀의 연구 과제는 잘 다루지 않는 분야여서 일손이 없을 뿐만 아니라 인기도 없다고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충격적인 건 경비 지원이 없다는 거였는데... 그 학자는 스스로 삶을 낭비하고 있는 것 같았다.
어딜 가든 경비도 없고 의미도 없는 연구에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 꼭 있었다. 참나무 털나방의 비행 동력학, 광학 마도술로 1000m 떨어진 등을 켜는 법... 그런 사람들은 평생 가난에 시달리고 이름도 날리지 못했다.
어찌 되었든 내일 그녀에게 도움을 청해볼 생각이다. 난 그렇게까지 비참한 처지가 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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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4
오늘 지리팀에서 오로라 파동 이상이 관측됐다고 들었다. 전에는 운이 정말 나빠서 항상 오로라를 놓친 줄 알았는데, 이상 현실 때문이었다. 하루빨리 원인을 밝혀내 정확한 오로라 관측 예보를 해줬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야 첫 단계인 관측 기기를 설치했으니 지금 막 시작한 거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레이라인 학자를 구해 기기를 설치했으니 천만다행이었다. 선택당한 그 운 나쁜 녀석은 심지어 기지에 있지도 못했다.
역시 오로라를 보는 건 운에 맡기고 많이 나가보는 게 좋겠다. 샘플 수를 늘리는 것 또한 모든 연구에 없어서는 안 되는 단계다. 내 운이 그렇게까지 나쁠 리가 없다고 믿고 싶다.
어쩌면 그 윈드송이라는 레이라인 학자를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데이터를 기꺼이 공유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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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5
대체 누가 깜빡하고 노래를 안 끈 거지?
누가 깜빡하고 노래를 안 끈 걸까? 실험실 복도에서 희미한 노랫소리가 아침 내내 울려 퍼졌는데, 마치 나의 끊이지 않는 이명 같았지. 심지어 가사까지 외울 정도였어:

하늘이 별빛에 뒤덮이고 은하수가 반짝이네.
저곳은 어디냐고 우주에게 물었지.

그러자 우주는 땅에서 잠시 헤맬 건지.
머나먼 우주로 떠나 영원의 모습을 볼 건지 물었어.

서둘러 짐을 챙기고 용기를 내 머나먼 여정을 떠날래.
호기심과 갈망을 품고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곳으로 날아오를래.
......
팀장님은 나보다 더 견딜 수 없었는지 실험실을 나가 한바탕 뒤적거린 끝에 그 망할 노래를 껐어. 아아, 드디어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