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페리나와 윈드송은 서로를 충분히 존중하는 사제지간으로 함께 레이라인 탐사를 나서며 돈독한 유대를 쌓은 관계야
무명유실한 레이라인학의 유이한 학자들은 라플라스에서도 화제거리이지
빼어난 외모의 여성과 아름다운 소녀가 혹독한 오지탐사를 나선다는 기묘한 소식은 종종 추문을 불러일으키곤 해
학위를 미끼로 순진한 어린아이를 꾀어내는 일종의 그루밍이라는 루머 말이야
그러나 윈드송에게는 라야시키 출신의 빌라가 있어
깨가 쏟아지는 잉꼬 부부의 낯 부끄러운 애정 행각에 주변인들은 넌더리가 난다 더군
당찬 루살카 여인에게 허구한 날 잡혀 사는 윈드송의 허술한 모습을 본다면 그런 루머 따위 얼토당토않은 소리라는 걸 알게 될 거야
게다가 키페리나도 보이저라는 소녀와 동거를 하는 사이라지
뭐 결국 두 사람 다 제 짝이 있고 서로 눈이 맞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정론
이건 그런 이야기야
윈드송은 죄악감이 등줄기를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자신의 제자인 키페리나와 성적인 관계를 맺었다.
숨만 쉬어도 뒷덜미의 뇌간이 꽉 조여드는 기분이다.
혐오감이 전두엽을 두들기고 수치심이 명치에서 끓어오른다.
핑 도는 현기증에 사방이 혼란스럽다.
나는 이런 인간이었나?
정신을 차릴 쯤에는 이미 몇 주가 지났다.
처음 선을 넘은 이후 윈드송과 키페리나는 틈만 나면 섹스를 했다. 방탕스럽기 그지없었다.
살결을 교차하고 입술을 수없이 핥으며 나신의 피부를 위아래로 쓰다듬었다.
서로의 눈을 마주하고 굶주린 시선을 주고받으며 샘솟는 육욕을 게걸스레 먹어 치웠다.
상호간에 이어진 쾌감의 실은 끊어질듯 말듯 팽팽히 당겨지며 두 사람의 마음에
조바심을 불러일으키고 또 한번 짐승같은 기세가 물 밀듯이 밀려 들어 지칠줄을 모르고 작열하는 여심으로 하여금, 보이는데로, 손에 잡히는데로, 탐닉하고 갈망하고 애를 태우고 맥동하는 것이다.
유랑 서커스 줄타기 단원다운 육감적인 감각으로, 키페리나는 자신의 눈에 비친 은발의 여성을 응시했다.
늘씬한 기럭지에서 전해지는 본능적인 위압감. 자신의 작은 체구를 완전히 뒤덮으며 거동하는 팔다리에 안겨지면 때로는 안심이 됐지만, 때로는 그 음영에 스스로가 전부 삼켜진 듯한 오싹함이 전율했다.
혹한의 추위와 결핍된 햇빛은 그녀의 피부를 영글고 탄력적으로 무두질했다. 육감적인 몸매의 풍만한 가슴은 눈을 때기 힘들 정도라서, 아이가 투정부리듯 몇번이고 수도 없이 그 안락한 품안에 파고들곤 했다.
고개를 돌릴때마다 아로마향을 나풀거리는 곱슬머리. 앞머리를 걷어내면 오로라같이 일렁이는 양쪽 눈이 빛을 발한다. 사물을 분석하는 저 예리한 눈매가 좋다. 명료하고 철저한 그녀의 시선속에 길이와 곡률로써 나 자신이 재단되는 감각이다.
입술 오른쪽 밑에 있는 점, 거기서 다시한번 오른쪽 밑으로 내려가면 목 옆에도 점이 하나 있다. 윈드송 옆에 몸을 가까이 밀착하고 별자리를 잇듯 점의 좌표를 잇다보면 그 고혹적인 선의 흐름에 하염없이 홀리고 만다.
오감으로 깊이 침투해오는 매력적인 성인 여성, 나의 선생님.
키페리나는 윈드송을 사랑했다.
오늘도 문을 걸어잠근 연구실 안에서 까치발을 들고 아기새와 같이 입을 맞춰온다.
연약한 혀안으로 타액을 굴려대면 차츰 농밀한 진액이 식도를 타고 흘러들기 시작한다.
그 뜨겁고 자극적인 묘약의 감촉에 키페리나의 가슴은 금세 달아오른다.
본인이 나서서 윈드송의 옷을 벗기고 온종일 갈구해왔던 속살과 재회한다.
빌라와는 달랐다. 이건 배려와 품위를 지키는 성인끼리의 교접이 아니다.
키페리나가 본능적으로 쫓는것은 어머니의 애정에 가까웠다.
그녀는 상기된 얼굴로 젖가슴을 만지작거리고 유두를 삼키며 그 나이대 소녀다운 앳된 소리로 탄식했다.
그러곤 바지춤 사이로 손을 밀어든다.
이제 막 성에 눈을 뜬 사춘기 소녀는 번뜩이는 호기심에 부끄러움도 잊었다.
책상위에 앉은 윈드송의 하반신으로 몸을 기울이고 시선을 때지 않았다.
체액이 끈적이고 이슬이 뚝뚝 떨어지는 음부의 돌기와 주름 사이를 매만지다가도 고개를 파묻고 혀를 내밀어 그 위를 핥았다.
입을 가리며 몸을 잘게 떠는 윈드송의 반응을 살필 새도 없다.
균열 가까이 혀를 밀어넣자 축축하고 매끄러운 내부의 점막이 감겨들어온다.
선득한 감각에 놀란 윈드송이 반사적으로 손을 내어 밀어도 이미 점화된 키페리나의 움직임은 멈추지 않는다.
안팎으로 입을 분주히 움직이며 오돌토돌하고 부드러운 온갖 감촉들을 꿀떡이듯 삼켜들었다.
윈드송은 핑 도는 현기증을 느꼈다. 고개를 숙이자 다리 사이에서 잔뜩 얼굴을 붉히고 입 맞추는데 열중하는 제자가 보였다.
한마리 강아지와 같이 조그만 머리를 부르르 떨며 새된 소리로 홀짝이는 모습이 애처러워 보였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윈드송은 부정할 수 없었다. 자신은 빌라의 마음을 배신했다. 그 말인즉슨 자신이 키페리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말이다.
어째서? 자신의 제자를? 다른 누구도 아닌 빌라에게, 교사인 그녀에게 말이다.
빌라에게 키페리나를 소개시킨적도 있다.
나도 당신과 같은 스승이 되었다는 듯이 자랑스럽게 조잘거렸지.
부끄럽게도, 이 순간 가장 큰 파문을 일으키는 감정은 혼란이다.
그토록 애정하던 빌라와의 인연을 배신하면서까지 키페리나에게 손을 댄 까닭은 뭐지? 그 정도로 그 아이에게 빠져든거야?
나는 소아성애자인가?
지금까지 아이를 향해 이런 감정을 지닌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스스로에게 충격받고 라야시키의 아이들을 만나는 것도 피했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이전과 같은 애틋함 만을 느낄 뿐이었다.
오직 키페리나만이 윈드송의 호흡을 흔들었다.
가지런히 묶은 금발머리, 영특하고 집념어린 정신.
윈드송은 아직도 홀로 있을 때 턱이 달달거리곤 한다.
빌라가 따뜻한 눈길로 배웅하면 비수가 꽂히는 듯 하다.
보이저를 생각해도 그렇다. 순수한 아이들의 관계마저 망쳐 놓았다.
나는 형편없고 추악한 인간이다.
그렇게 불 꺼진 연구실에서 자기혐오를 곱씹고 있으면 어느새 키페리나가 다가온다.
왼 뺨에 손을 대며 쓰다듬는다.
푸른 눈길로 올려다보며 위로한다.
'괜찮아요 선생님. 이제 우리가 함께 있잖아요.'
등에 팔을 두르며 품에 안기면 그녀 머리 위에 손을 얹어 화답한다.
그렇게 오늘도...
유부녀 교수가 여중생 제자에게 푹 빠지는 이야기;
빌라한테 들키는 후일담까지 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