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리도 역덕역덕한 스토리었습니다. 감동해서 분석글이라도 써 보고 싶었지만, 이미 갤에 좋은 분석은 많이 나왔더라. 


그래서 그냥 고증 관련 글이나 적어보기로 했습니다. 발칸 전쟁 이전까지 발칸의 역사를 초 간략-가볍게 적어보는 글. 


 그 피로스가 말한 '혈족'들이 왜 난장을 치는지 말이지. 


아마 2파트 정도 나올 듯 합니다. 




모든 것은 헬라스에서 시작한다. 


유럽 문명은 발칸 끝자락에서 시작한다. 한때 헬라스라고 불리던 지역이고 오늘날 우리는 그리스라고 부르는 땅에서. 


당연히 초창기 발칸의 역사도 여기서부터 시작하지만, 생략합시다. 그리스 로마 어쩌구는 다들 알잖아요. 


얘들이 아테네 스파르타 어쩌구로 나뉘어 전쟁도 하고, 300도 찍고 하는 시기가 바로 이때다. 아 어새신 크리드 오디세이도 이 시기가 배경.



이래뵈도 성골 스파르탄이십니다.



그러나 그리스 문명을 모든 것의 시조로 바꾸게 된 인물은 아테네도 스파르타도 아니고 그리스 문물을 받아들인 변방 야만족이었다. 누구냐고?




다들 교과서에서 한번 얼굴을 봤을 이분, 알렉산드로스 대왕님. 고대 그리스에서 시작해서 페르시아(현대 이란)까지 쭉쭉 나아가 대제국을 건설하고, 꼴깍 뒤진 그 사람. 


뭐, 여기까지는 다들 잘 알겠죠. 아니 뭐 알렉산더 들어는 봤겠지. 그리고 이 양반 죽고 왕위 계승을 막고라로 정해버리라고 하시는 바람에, 나라가 조각조각 절단 났다는 사실은... 조금 안 유명하겠지. 


뭐 여기서 다룰 건 발칸의 역사 뿐이니, 대충 알렉산더가 그리스를 통일했다는 정도만 알아둡시다. 뭐, 그런데 이렇게 통일한 그리스도 통치가 얼마 못가 맛이 가버려서 조각나기 시작했다. 





루멜리아


이렇게 맛간 그리스를 때려잡은 건 더 서쪽에 장화반도에서 찾아온 로마놈들이었다. 사실 로마인들은 그리스를 넘어서, 지중해에 붙어있는 모든 것들을 다 자기 땅으로 만들었다. 


사실 그리스-로마 시대라고 대충 묶어서 표현하는 이유 중 하나가, 로마인들이 그리스를 집어 삼킨 후에, 그리스 문화를 상당히 흡수해가서 유럽에 흩뿌렸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찌 되었건, 로마의 정복 이후에, 그리스 지역은 로마가 되었고, 이후 천년간 계속 로마의 땅이라는 이름의 '루멜리아'라고 불리게 되었다.  뭐 그리고 동로마 서로마 쪼개지고, 


서로마는 멸망했지만, 동로마는 중세에 계속 살아남아 비잔티움 제국이 되었다.



뭐 거기까지는 교과서에 나오니까, 그렇지? 교과서에 나온 이야기인데 이렇게 기네... 아무튼 이제부터는 교과서에서 대충 넘어간 것들을 좀 살펴보자. 






로마, 바바리안을 정복하다


고대 그리스가 지배하고 있던 영역은 발칸 반도 동쪽 끝자락 뿐이었고, 이 지역 바깥은 야만인들의 땅이었다. 이중에서 주목할 만한 야만인들 둘이 바로 '트리키아'와 '다키아'. 




리쿠르고스는 전설에서 나오는 트라키아의 왕이다. 디오니소스에게 대항하다 저주를 받아 몰락했다고




7장 그 장면에서 언급되는 바로 그 트라키아다. 현대의 그리스 동쪽 해안가와 내륙을 차지하고 있던 이들은 한동안 야만족이었지만, 로마 제국 시절에 신도시가 여럿 세워지며 이 지역이 오히려 그리스-로만 문화의 중심이 되어버렸지. 


다키아는, 발칸 반도에서 도나우강에 인접한 지역을 부르는 이름이다. 그리스를 정복한 로마는 발칸 반도 전역을 석권하고 이 지역까지 진출하여 이곳은 동쪽 로마의 최북단이 되었다. 

당장은 여기까지만 기억해두자. 




슬라브인 대이동


동로마에 게르만족이 있다면 동로마에는 슬라브족이 있다. 게르만이 현대 독일과 영국의 전신 즈음 되면, 이들은 현대 러시아와 동유럽 지역의 전신 즈음 되는 민족들이다.


사실 서로마 지역이 멸망하고서도 동로마는 한참을 건재했지만, 동로마도 결국 독이든 와인, 결코 인위적으로 헐거워진게 아닌 마차 바퀴, 우연이 아닐 수가 없는 테라스 추락과 같은 아름다운 정치적 전통을 지켜나는 대가로 슬라브인의 침략을 허용해야 했다. 





이렇게 침입해온 슬라브인들이 현대 발칸 민족들의 전신이 되는데,  이탈리아와 인접한 지역에 크로아트족은 크로아티아를, 그리스 바로 위쪽에는 세르비아 왕국을 세웠다. 



다만 다키아는 슬라브의 침입이 있었지만, 고대 로마 전통을 상당히 보존하며 라틴 전통을 상당히 흡수했는데, 그래서 이 지역은 슬라브족의 침입 이후에도 라틴어의 영향을 상당히 받으며 다른 언어권을 형성해 민족 분화가 이루어졌다. 그리고 이들이 바로 현대 루마니아의 전신이 된다. 



3대 갤주 마커스님이 바로 루마니아 출신이다. 




칸국의 침입


트라키아 북부 지역에는 또 다른 민족이 쳐들어왔는데, 훈족의 일파중 하나인 불가르족이었다. 한때 루마니아와 불가리아를 아우르는 거대한 제국을 형성했지만, 결과적으로 트라키아 


북부 일대에 자리잡고 슬라브인과 융합하여 현대 불가리아의 전신이 되었다. 


이렇게 중세 발칸에는 슬라브인, 불가르인, 그리스인 셋이서 치고받으며 보냈다. 






중세의 종말


고대 그리스가 로마인들에 의해 멸망했듯, 중세 로마도 또 라틴인들이 망치고 가버렸다. 


뭐 중세 놈들이 십자군 놀음에 환장했다는건 모두가 다 알거다. 근데 그 십자군이란게 국제 연합 어중이 떠중이들이라 종종 파탄이 나버리곤 했는데, 4차 십자군은 그 파탄이 정점에 이르러서 이슬람 놈들에게 쳐들어갈수가 없었다. 


돈이 없어서. 


그래서 기독교인들 위주로 모금 활동-이교도 언어로 약탈이라고 한다-를 벌일 수 밖에 없었는데, 이 모금활동에 깊은 인상을 받은 로마인들이 이놈들을 그리스식 선거유세-라틴어놈들 말로 내전-에 이용하고 싶다는 정말 몹쓸 생각을 해버리고 말았다. 


결과는? 동로마는 사실상 멸망하고 발칸 끝자락에서 숨만 껄떡껄떡 쉬고 있는 신세가 되버리고 말았다. 


실베 가기 싫어서 필사적으로 채워넣는 짤. 


콘스탄티노폴리스가 바로 동로마의 수도인데, 개인적인 추측으로 이게 아마 리버스판 4차 십자군 이야기 아닌가 싶다. 





그렇게 (숨)쉬었음 청년이 되었던 로마인들을 끝장낸건 이번엔 로마인이 아니라 동쪽에 튀르크인이었다. 



그렇다 오스만 제국이었다. 하렘으로 유명한 바로 거기. 


라틴 놈들이 차려놓은 밥상을 그냥 지나칠 생각이 없던 오스만은 동로마를 냉큼 삼키고 발칸을 점령하고, 기독교인 하렘을 완성하고 만 것이다. 


그렇게 발칸의 중세는 종말을 맞이하고, 이들은 이제 유럽의 튀르크라는 이름으로 한동안 불리게 된다. 



전성기 오스만의 영토들, 솔직히 아는 사람 많이 없을 것 같아서. 





저항 


물론 이 시기 발칸이 진짜로 덥석덥석 삼켜진 건 아니고 저항도 거셌다만, 개중에서도 중요한 두 가지. 


저 사진에서 나온 왈라키아 지역은 오스만의 침략에 강경하게 저항했고 일종의 종속국 정도로 남을 수 있었다. 이렇게 남은 봉신국이 현대 루마니아의 직접적 전신이 된다. 




참고로 그 거센 저항 중에 우리 루부부가 항상 말하는 흡혈귀 전설이 생겼는데, "가시 공작 드라카라"... 아니아니 드라큘라가 바로 왈라키아에서 오스만의 저항을 이끈 블라드 3세를 모티브로 했기 때문이다. 


근데 솔직히 이 이야기는 하도 많이 다뤄서 다들 알 것도 같네. 





그리스 위쪽 해안가 지역에서는 스칸데르베그의 봉기가 가장 거셌다. 이 인물을 특별히 따로 언급하는 이유는 이때의 기억으로 이 지역이 알바니아라는 정체성을 처음으로 자각했기 때문. 



사진의 주황색이 알바니아



이러한 봉기들에도 불구하고, 오스만은 결국 발칸 반도를 석권하지만, 이때의 기억들이 훗날 독립국이 된 발칸지역의 국가들에게 일종의 민족 신화로 남아서 국가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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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은 여기까지. 아마 이르면 내일쯤, 아니면 코르부스 이야기 보고 나서 본격적으로 발칸 전쟁 이야기를 시작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