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스토리에서 예상치못하게 너무 맘에 들었던 톡씩알루미늄영애 펠리시엔느
스토리 내내 미친 존재감과 레즈력과 지뢰력을 뽐내면서 훌륭한 빌런 역할을 해내줬는데요
정말 너무 꽂힌 캐릭턴지라 허겁지겁 쪼끔만 중얼대려구 합니다
당연하지만 '흘러가는 축제' 핵심을 관통하는 스포란 스포는 다 튀어나올 예정이니 아직 다 못 읽으신 분은 나중에 봐주세용
추락한 알루미늄 영애
이번 스토리는 내내 인물들을 상징하는 광물이 두각되는데용
베릴 마망이 '수정'이고 알파피메일 아델이 '다이아몬드'라면
펠리시엔느는 다소 뜬금없게도 '알루미늄'입니다
알루미늄...이라고 하면 언뜻 듣기에 콧대 높은 영애 아가씨에겐 별로 안 어울리는 흔해빠진 공산품 느낌이 강한데
사실 이만큼 펠리시엔느의 신세에 찰떡 같이 들어맞는 상징이 없습니다
지금이야 뭐 어제 먹다 남은 치킨 포장할 때 주방 천장 뒤져서 꺼내는 싸구려 포장지에도 쓸만큼 흔해진 알루미늄이지만
한때는 금보다도 비쌌던 귀금속의 여왕이었거든요
알루미늄은 원래 자연 상태에선 순수한 금속형태로 거의 존재하지 않고 산화알루미늄 상태로만 존재합니다
쉽게 얘기하면 산소랑 알루미늄이 까까졸데만큼 끈적끈적하게 달라붙어있어서 산소를 때어내고 순수한 알루미늄을 얻기가 절라게 빡셌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학 관점에서 얻기 어렵다=비싸진다인지라
알루미늄이 금보다도 비쌀 정도였는데 그게 좀 심하게 비싸서 왕가의 식기나 장신구로 쓰일 정도였고,
가장 유명한 사례로 프랑스 나폴레옹 3세가 손님들한텐 은식기나 금식기를 내주고 본인은 알루미늄 식기로 밥을 먹었던 적도 있습니다
요즘 기준으로 보면 검소한 양반이지만 당시 시각으로 보면 비틱질이었던 셈이죠
현대로 치면 비트코인 포크로 밥을 먹는 격인데 알루미늄은 실체라도 있지 코인은 돈까쓰를 썰 수 없으니 알루미늄의 승리로 하겠습니다
아무튼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면
사실 알루미늄을 존나게 쉽게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산화알루미늄을 빙정석에 녹여서 삐까츄를 착취해 모은 전기를 흘려보내면
산소가 전기고문을 당하는 이졸데처럼 알루미늄에서 떨어져나가면서 짠!하고 순수한 알루미늄이 되는 것이죠
전력덱 없으면 뭐...피카츄를 잡아오든지 해야겠죠...
그런데 블루포치가 이 점을 정말 맛있게 캐치해서 펠리시엔느 집안의 이야기를 그려냈습니다
왜냐면 펠리시엔느 가문인 바롱 가문이 바로 그 피카츄 가문이거든요
아델의 몸을 탈취해서(거울보고 6시간 연속 자위하다 마지 못해서) 연회에 나온 펠리시엔느의 자기 소개를 들어보죠
번개의 사제, 태양왕의 총신, 안내자의 충실한 추종자,,,
뭔가 뒤로 갈수록 격이 따까리로 낮아지는 거 같지만 본인은 아무튼 자랑스런 모양입니다 그려.
하나씩 살펴보면
바롱 가문은 원래 체인라이트닝을 삐용삐용 쏘아대는 피카츄 가문이었습니다
고대시대에야 당연히 '번개의 사제'를 자칭해도 문제없을만큼 무적이었겠지만
현대까지 올 것도 없이 근대 정도만 와도 그 한계는 자명하죠 피카츄도 총 맞으면 죽거든요
그렇게 번개의 사제는 이제 연회장에서 피카츄 코스를 하면서 귀척을 떠는 신세로 쭈그러든거죠
리버스1999 세계관의 다른 모든 마도학자처럼, 인간의 발전하면 마도학자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앞에서 말했듯이, 전기로 존나 지지면 존나 비싼 알루미늄이 나오거든요
그래서 펠리시엔느의 콧대는 좀 더 유지될 수 있었습니다
바룽 가문은 전기 마도술에 의존해서 알루미늄 생산을 맡을 수 있었고
프랑스 혁명으로 귀족들 대가리가 댕겅댕겅 날아가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위세를 떨면서 살 수 있었던 걸로 보입니다
아마 왕족들한테도 알루미늄을 만들어줬을 건데, 태양왕(루이 14세)의 충신이라는 걸 보니 프랑스 왕가와도 긴밀한 커넥션을 유지했을거고요
재미있는데 루이14세와 그 뒤를 이은 15세는 국가 단위로 과학 및 연금술을 지원한 지도자였는데, 이 과정에서 펠리시엔느 집안이 꽤나 이득을 봤을 걸로 보이네요
위에서 언급했던 나폴레옹 3세에게 알루미늄 젓가락을 만들어줬던 것도 얘네겠죠
다만 그렇게 그나마 유지하던 펠리시엔느의 콧대가 꺾이는 결정적인 계기도 마찬가지로 인간의 기술 발전이었는데요,
1886년대에 미국의 찰스 마틴 홀과 프랑스의 폴 에루가 동시에 알루미늄 전기 찌지직 공정을 발명해버리는 바람에
바롱 가문은 바로 나락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당연하지만 마도학자 서너명이 백만볼트를 쏴서 알루미늄을 만드는 것보다
인간이 24시간 3교대로 돌리는 발전기가 훨씬 알루미늄을 빨리 뽑아낼 테니까요
이 타격이 어느 정도로 컸냐면,
홀-에루 공정이 나오기 전인 1850년대만 해도 금보다 비쌌던 알루미늄이
공정이 나온 겨우 4년만인 1890년대에 은보다 싸졌고,
20세기 초에는 철 다음으로 싼 대중 금속으로 전락하고 말았을 정도에요
말그대로 인간의 발전에 의해 몰락한 마도학자 가문의 전형이죠?
펠리시엔느가 눈깔이 돌아서 재건에 투신한 것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네용
넌 나 빼면 시체야 진짜(아님)
그래서 이러한 알루미늄의 몰락(대중화) 과정을 보면
스토리 중간에 호프 다이아몬드를 쥔 펠리시엔느가 표독하게 아델을 향해 외치는 앙탈이 굉장히 의미심장하게 다가오죠
펠리시엔느에게 알루미늄이 헐값이 될 때까지도 가치를 꼿꼿히 유지한 다이아몬드는 너무도 질투나는, 닮고 싶은 이상이 될 수 밖에 없고
무슨 희생을 치르더라도 갖고 싶은, 동화하고 싶은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던 거죠
내거, 내거, 내거라고 이를 악물고 우길만해요
펠리시엔느 본인도 알루미늄이 아니라 아델 같은 다이아몬드가 되고 싶었을 테니까요
그래서 추락한 귀금속인 펠리시엔느가 변하지 않는 보석인 아델의 몸과 모습을 훔치고 독점욕을 표하는 장면은
보빔적 분위기 외에도 캐릭터적 메타포로도 정말 잘 만든 서사라고 느껴져요
그런데 되집어보면 아델과 펠리시엔느는 '영혼까지 닮았다'는 펠리시엔느의 주장과 달리 완전히 상반된 거울상이기도 합니다
펠리시엔느는 왕가에 귀금속을 공급하다 몰락한 바롱 가문이고,
아델은 왕가를 위한 보석을 찾아다니다 왕가가 혁명으로 사라져 몰락한 타베르니에 가문이란 점에선 결이 같지만,
그 뒤에 대한 대처는 완전히 달랐죠
펠리시엔느가 자신을 추락시킨 밉살 맞은 인간들을 조지고 과거로 돌아가려는 전형적인 '재건의 손 마도학자'라면
아델은 속 편하게 인간들의 최신 유행과 문명을 받아들이는 '공존주의적 마도학자'거든요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reverse1999&no=512923
약스포) 브륌 패션에 대한 이야기가 되게 흥미롭다브륌이 활약하던 1800년대 후반~1900년대 초 '여자가 바지를 입는다'가 금기에 가까운 행위였다고 하네용그걸 유우우우우명한 빠쑌걸인 코코 샤넬이 서있을 때는 치마처럼 보이지만 활동하기 쉬운 '휴양지 패션 바지(와이gall.dcinside.com예전에도 한번 언급 했었는데 아델의 기본 패션부터가 당대 최신 코코 샤넬이 도입한 바지 패션이고
아델의 집이자 직장이자 레즈비언섹스침대인 자동차 푸조201도 아델의 시대 기준으로 최신 문물, 최초로 대량 양산된 가솔린 차량, 인간의 산물이거든요
아델이 평범함을 꿈꾸는 노동자고, 펠리시엔느가 과거의 망집에 사로잡힌 귀족인 것처럼,
결국 펠리시엔느가 기대했던 것과 달리, 아델은 그녀와 전혀 다른 길을 걸어가는 반대 인물상이었던거죠.
가문의 영광도 필요 없고, 인간을 미워할 필요도 없는 자유로운 사람, 그러면서도 강하고 꿋꿋한 보석 같은 마도학자가 아델이니까요.
그래서 펠리시엔느는 아델을 힘으로도, 까쓰라이띵로도, 보빔적으로도 지배하지 못합니다.
정 반대로 아델이 펠리시엔느를 용서하고 공존하게 됐죠.
엔딩 시점의 펠리시엔느도 표독이 많이 죽고 어느 정도 아델을 이해하게 된 기미가 보이고요
개인적으로 아델의 2차 복장이 이런 공존을 잘 드러내지 않았나 싶어요
통찰 전, 그러니까 아델과 펠리시엔느가 보빔합체를 하기 전의 시점의 복장을 보면
굉장히 유행을 따라가고 자유분방한 복장인데
통찰 이후의 복장을 보면 갑자기 고풍스런 귀족느낌 복장을 제대로 맞춰입고
무엇보다 알루미늄 재질로 보이는 멋들어진 장식도 곳곳에 달고 있거든요?
어디까지나 추측입니다만 아마 착한 아델이 동거인인 펠리시엔느의 기분을 맞춰주려고 패션을 바꾼거 아닌가 싶어서 되게 맛있습니다
아무튼 문자 그대로 소울메이트가 된 두 사람이 앞으로도 계속 티격태격대면서도 언젠가 서로 완전히 용서하고 자위 겸 섹스를 나누며 살아갈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길고 지루한 주절거림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다면 너무너무 고맙고
다음은 아마도 베릴 마망 감상문이 될 거 같은
개추
ㄹㅇ 넘무 맛나는 관계성임 ㄹㅇ
근데 다이아몬드도 결국 인공에게 자리 뺐겨서 고고한 자리에서 내려오는거 보면... 펠리시안느는 절망할까? 조소할까? 화낼까? 다 그럴거 같은게 펠리시안느겠지만야!
너도 결국 별거 없었구나 하면서 영애식 뻘헛소리 뱉지만 아델은 별 신경도 안써서 입만 아픈 꼴이 될 것
너무 불쌍해서 언젠가 꼭 몸을 빼앗았으면
오솔길에서 피카츄 가문 설명 해줘서 좋았어
글 개잘쓰네
단순하게 전기석(투어멀린)도 어울릴듯
아델 정실은 펠리 마따 ㅇㅇ
알루미늄이 금보다 비쌌던 건 몰랐음 오늘도 릾하면서 상식 하나 알아간다
둘 관계성 너무 맛있었음
베릴마님 섬기는 꼴을 보면서 스트레스받아 죽으려하는 펠리시엔느와 그러거나 말거나 가끔 뷰지에 펠리 집어넣고 자위를 즐기는 아델 빨리 좀
이래서 브륌이 전력으로 나왓나.................. 근데 마지막에는 걍 혼잣말하는 정병된거잖아요 ㅠ
교양추
알류미늄에 저런 배경이 있는지는 몰랐네
키야 이 둘의 관계성에 대한 완벽한 해설도였어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