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언제나 타인을 깔아뭉게면서도 본인만의 격식을 내세우던 펠리시엔느가 모든 걸 집어치운 체 내뱉은 욕설이었다. 날것의 본성을 드러낸 모습은 보석에 들어간 이후 처음이였지만 이런 원색적인 욕설에도 아델은 자신의 행위를 멈출 생각은 없어 보였다.

"진심으로 너가 이렇게 천박한 마도학자인 줄 알았다면, 진작 그 멍청한 교수를 전기로 튀겨버릴껄 그랬어! 이런 여자랑 내가 영혼이 비슷했었다고?!"
"모든 것이 나의 십분지 일보다도 못했어도 마카롱 챙겨오는 것 만큼은 나름 쓸만하다 생각했는데. 지금까지 그런 손으로 가져온 거였다면 차라리 목구멍에 마도술을 써서라도 모든 걸 게워내고 싶을 지경이야!"

머릿속에선 온갖 비난이 쏟아져나왔지만 아델은 그런 펠리시엔느의 분노에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할 여유가 없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걸까. 길길이 날뛰듯 분노를 토해내면서도 펠리시엔느는 생각한다. 보석 안에 들어가버렸을 때부터? 이 천박한 마도학자의 친구를 죽일 때부터? 그 빌어먹게도 멍청한 교수의 계획을 막지 않았을 때부터?
아니면 애초에 이 망할 여자와 비슷하여 만남을 가졌을 때부터인가?

보석에서의 삶은 생각만큼 불편하지 않았다. 여전히 자아를 가진 체 생각할 수 있으며 말도 할 수 있고, 모든 걸 같이 볼 수도 있어 결국 자신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준 아델의 멍청한 짓을 보며 답답하면서도 흥미로운 일들을 같이 경험할 순 있으니까.
하지만 생각하지 못한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하나는 언제나 아델의 손에 머물러야 했으며, 다른 하나는 생존에 필요한 모든 행위는 불필요할지언정 여전히 그 욕망과 욕구를 원하지만만 본인은 어떠한 감각조차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이였던 거 같다. 처음 몇 개월간은 원하는대로 행동할 수 없을지언정 언제나 자신의 전용 기사와 함께 한다는 점에선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델의 표정은 점점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아델 본인이 살아있는 사람이라면 모두가 가진 그 욕구를 당연히 가지고 있지만, 평생 자신을 따라다니며 모든 걸 같이 보는 사람이 있다면 결코 해소할 수 없는 욕구가 있으니 말이다.
마담 부아닉 씨의 의뢰 해결을 위해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겪는 고생, 그리고 능숙하게 받아칠 수 있지만 점점 누적될 수 밖에 없는 펠리시엔느의 온갖 참견과 간섭. 이 두 촉진제는 결국 수치심과 본인의 존엄을 지키고자 하는 자존심으로 누른 욕구를 뚫어버리기엔 충분했다.

처음은 마치 실수하거나 의미없는 꼼지락거리는 행동처럼 보이게끔 행했다. 무언가를 기다리듯이 의자나 탁자에 앉거나 기대에 살며시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자신의 손에 함께하는 동거인이 눈치채지 못하게끔, 마치 리듬을 타듯 천천히 움직이는 것처럼. 모든 것을 다 알고 행동하는 잘난 아가씨도 이것까진 눈치채지 못했지만 이런 소극적인 움직임은 그녀의 욕구를 충족시키기엔  한없이 모자랐고, 오히려 감질나는 쾌락은 또 하나의 기폭제로 작용되버린 것이다.

결국 어느 날 무슨 화장실 마려운 들개마냥 몸을 베베꼰다는 신랄한 펠리시엔느의 비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몸을 좀 더 크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점점 행동이 커진 만큼 쾌락도 더욱히 찾아왔고, 결국 평상시엔 결코 내지 않을 신음소리가 목구멍을 뚫고 올라온 것이다.

아델은 급히 입을 막았지만, 이 정도까지 와버린 이상 잘난 아가씨조차 동반자가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을 정도로 너무나 정황이 명백했다.

처음엔 당황스러움, 그리고 그 이후엔 온갖 매도와 비난이 쏟아져 나왔다. 펠리시엔느와의 온갖 말싸움에도 여유롭게 맞받아쳤지만 이 순간만큼은 펠리시엔느가 아델을 '부끄러운지도 모르는 발정기 짐승마냥 낑낑대다가 흙구덩이에 머리를 박고 아무도 안보는 줄 알고 땅을 기어다니는 칠면조만도 못한 저급한 마도학자'로 재정의하는 동안에도 그저 수치심과 부끄러움으로 모자로 얼굴을 푹 눌러썼으니 말이다.

"내가 이 보석에서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동안에도 혼자서 잘도 그런 파렴치한 짓이나 할 줄이야."

그래, 이때부터 잘못된 거였어. 아마 펠리시엔느가 과거를 되돌아봤다면 분명 이 말을 했을 것이다. 수치심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아델은 펠리시엔느의 이 날선 매도에 숨은 의도를 정확하게 잡았기 때문이다.
질투심. 바로 질투에서 나오는 반응이라는 것을 알아챈 아델은 끝나지 않을 것 같은 펠리시엔느의 말에도 찬찬히 그녀의 상태를 유추했다. 그리고 결국 그녀의 상태가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것과 별개로 욕구과 욕망은 여전히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여전히 수치심이 들었지만, 이미 한번 들킨 시점에선 오히려 과감하게 나가기로 아델은 결심했다. 그리고 이런 과감함이 파리 사태 이후 다시 한 번 펠리시엔느을 꺾을 수 있었다.

아델은 보석이 달린 손을 자신의 옷 안쪽으로 천천히 넣었다. 그리곤 더이상 들킬 염려도 하지 않은 체 자신이 원하는대로 마음껏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더이상의 날선 매도는 들리지 않았다. 그 대신 파리에서도 들어본 적이 없던 엄청난 비명소리가 아델의 머릿속을 헤집어놓았다. 아델의 그런 돌발행동을 전혀 예측하지 못한 그녀는 온갖 고상함으로 치장된 말투도 유지하지 못한 체 심하게 말을 더듬으며 아델에게 마구 따지기 시작했지만, 아델은 몇 개월만에 자유롭게 되찾은 자신의 쾌락에 상기된 얼굴에 미소를 씨익 날리며 말한다.

"그래, 마음껏 떠들어봐. 그 보석 안에 갖힌 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아무것도 느낄 수 없는 주제에 말이야."
"난 내가 원했던 데로 이렇게 행동할 수 있어. 결과가 언제나 내가 원하는데로 오지 않았어도, 적어도 내 의지대로 할 수 있으니까. 하지만 넌 뭐지 펠리시엔느?"
"그 작은 보석 안에서 원하는 것 하나 얻지 못한 체 그저 '천박하고 수치심조차 없는 멍청한 촌놈 마도학자'의 행동 하나조차 막지 못하면서 말이야."
"이제 똑똑히 봐. 너가 원하지만 절대 얻을 수 없는 모든 것을 내가 대신 할 테니까. 아니면 부잣집 아가씨는 이런 천박한 행동을 아예 모르는 건가? 그럴 리가 없지. 단번에 내가 무슨 짓을 한 건지 알았다는 건 너도 나와 똑같은 욕망과 욕구를 원했다는 것이니까."

"그래, 맞아 펠리시엔느. 너와 난 결국 정말 닮은 영혼이니까."


그 이후론 거칠 것이 없어졌다. 보석 안의 동반자를 제외한 아무도 없을 경우엔 아델은 마음껏 자신의 욕망에 충실해졌다. 아니 오히려 그간 자신이 허락한 불청객에 의해 쌓여온 만큼 더더욱 적극적이고 빈번하게 행했다. 처음엔 옷 안으로 살며시 들어가던 손도 이젠 오직 자신이 즐겨 입던 상의만 쇄골까지 걷어올린 체 의류로부터 자유로워진 신체를 만끽하였고, 양 손을 모두 이용할지 언정 언제나 중요한 순간만큼은 펠리시엔느와 함께하는 손을 사용하였다.

그녀는 처음엔 부정하였다. 자신에게 이런 치욕감과 수치심을 두 번씩이나 안겨 준 적수이자 나름 마음 속 한구석엔 은근히 인정해준 동반자가 이런 천박한 행동을 할 것이라 생각도 못했기 때문에.
다음은 분노하였다. 명실상부 자신의 존재를 무시한 체, 그만 하라고 고함도 지르고 소리치고, 평소라면 입에도 담지 읺을 저속한 욕설들까지 섞었음에도 자신의 의견을 모조리 묵살한 아델의 행동 때문에.
이후론 타협하였다. 자신과 다른 저급한 마도학자인 만큼 이런 무례와 욕구에 충실한 행동을 용인해주고 모른 척 해줄 테니까 최소한 횟수만큼은 조금 줄여달라고. 자신의 인생에서 결코 타협없이 원하는 모든 것을 가졌던 펠리시엔느는 이때 결국 두 번째로 같은 마도학자에게 있지도 않을 무릎까지 꿇은 체 애원하였다.
그러나 그 모든 행동들은 아델을 막기엔 부족하였고, 모든 말들은 그저 이 '천박한 마도학자' 하나조차 막을 수 없는 자신의 무력함만 뼈저리게 느끼며 결국 좌절감만을 맛 볼 뿐이었다.

여기서 영리한 아델은 이 점을 완전히 역이용하여 밖에선 평소같이 서로서로 틱틱대며 지내도 구속된 아가씨가 조금이라도 자신의 심기를 심히 거스르는 그 날은 집에 돌아오는 그 순간부터 결코 보고싶지 않아도 눈꺼풀조차 없어 강제로 타인의 욕구충족을 볼 수 밖에 없게 만든 것이다.

하지만 펠리시엔느는 거의 모든 단계까지 맛보았지만 마지막 단계인 순응과 적응을 할 수 없었다. 그러기엔 이 고귀한 아가씨의 자존심과 너무나도 높기에, 그리고 아델 만큼이나 자신 역시 그녀의 욕망을 채우고 싶음에도 결코 해소할 수 없는 현실 때문에.
그런 펠리시엔느를 도발하듯이 어느 날은 생전 펠리시엔느 자신이 입던 옷과 거의 똑같은 옷까지 입은 체 여전히 행위를 지속하는 아델을 보며 그녀는 죽음이 임박했던 그 순간만큼이나 절규했다. 몸을 되찾는 그 순간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고통스럽게 아델을 죽이겠다는 분노는 지금까지 아델이 자신에게 보여준 횟수의 제곱의 제곱보다 더 많고 격렬하게 그동안 쌓이고 앞으로도 쌓인 욕구와 쾌락을 아델에게 풀어버려 복수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는다.

하지만 그녀도, 아델도, 심지어 그 잘나신 베릴 부아닉조차 그 날이 언제인지 모르는 만큼, 그녀는 자존심과 쾌락의 욕망 사이에 끝없이 파묻히는 자신을 보며 다신 한 번 비명을 지른다.

하지만 그녀는 입이 없다. 그럼에도 그녀는 비명을 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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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망상글만 써온 데다가 어차피 관능적인 건 다른 사람들이 잘 가져오니까 나름 건전한 쪽으로 주제랑 생각이 돌아가다가 이번에 펠리아델이 너무 에로틱한 관계로 딱 와닿아서 바로 써봄

소설도 처음이고 관능적인 것도 처음인 두 가지를 처음 시도해보지만 어쨌든 썼다는게 중요한거지

여튼 언제 풀려날지도 모른 펠리시엔느 보석 안에 가둬버린 체 마구마구 고?문시키는 아델이 보고싶지 않냐
난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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