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프 갠스, 유람가이드에 간접적으로 나오고

X나 이글같은 로렌츠 연구소 소속에 의해 언급만 되다가

갑자기 개뜬금없이 이벤스에서 얼굴을 까신


라플라스도 거르는 또라이집단 로렌츠 연구소의 수장 로렌츠 버터플라이




'폭풍우'를 일으킨 최초의 나비를 찾는다느니 하는 행적에서 부터 알 수 있듯

이 캐릭터의 모티브는 바로 



나비효과와 카오스 이론의 창시자

기상학자 에드워드 노튼 로렌츠임


닮은 외형이라곤 백인이라는 것 밖에 없지만

할배 사진 옆에 대문짝만하게 나와있는 저 이상한 문양이


소개 일러스트 곳곳에 그려져 있고



2통찰 일러스트에도 그려져 있으며

서?명에도 비슷하게 은유되어 있는 것으로 원본이 저 할배가 맞다는걸 나타내고 있음


그래서 저 문양은 대체 무엇이고 저 할배는 대체 무슨 아방가르드한 연구를 했길래

지구 반대편에서 TS빔을 맞고 성격파탄 여사님이 되었을까?




1. 로렌츠 방정식


2차 세계대전에서 공군의 기상 관측사로 복무한 로렌츠 아저씨는

전쟁이 끝난 후 MIT에서 기상학자가 되기로 결심했음


아마 교수가 되면 관측과 측정은 대학원생이 해준다는 사실을 깨달은게 아닐까


아무튼 그 이후 열심히 학위를 따고 교수가 된 1960년대

로렌츠 아저씨는 공기의 대류를 잘 표현하는 식을 만들어냄


그 식은 바로




이렇게 생겼음


각각이 뭔지 정확히는 알 필요 없고

σ, ρ, β는 공기의 성질, x, y, z는 공기와 온도의 분포나 운동이라고 생각하면 됨


즉 공기의 성질에 따라 대류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를 알아내는 식임


로렌츠 아재는 이 식에 자신의 이름을 따

로렌츠 방정식이라고 불렀음




방정식을 만들었으니 연구를 해야겠지?


그래서 이 식을 바탕으로 컴퓨터로 시뮬레이션을 몇번 돌려봤음


당연히 잘 동작했고, 특이한건 없어 보였는데

뭔가 눈길을 끄는게 있었는지 

로렌츠는 이전에 돌렸던 시뮬레이션중 하나를 다시 돌리고 싶었음


그때의 컴퓨터는 당연히 지금보다 훨씬 느렸고

이걸 기다리기 싫었던 로렌츠는 이 계산시간을 줄이기 위해 약간의 꼼수를 썼음


처음부터 다시 돌리면 너무 오래 걸리니

이전 시뮬레이션의 중간과정을 초기값으로 넣고 돌리는 거임


이전엔 0~10초간의 공기의 운동을 시뮬돌리는 거라면

이번엔 이 5초째의 공기의 상태를 주고 5~10초를 시뮬돌리는 거임




이렇게 돌리면 당연히 이전이랑 같은 값이 나와야 함

근데 같은 값이 나왔다면 이 글을 안썼겠지


시뮬 시작버튼 누르고 한참 후 커피 쪽 빨면서 돌아온 로렌츠가 발견한건

이전의 시뮬레이션과 전혀 다른 결과값이었음


말이 안되잖음. 식에 같은 값을 넣었는데 결과가 다르다니


물론 나도 석사과정 할때 비슷한 걸 많이 겪긴 했는데

그건 침팬지가 "어 왜 못이 다른 곳으로 튀지" 이러는 거고

로렌츠는 교수란 말임


자신이 침팬지와 똑같은 짓을 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 로렌츠는 데이터를 검증했고

아니나 다를까 잘못된 부분을 찾아냈음


아까 이전 시뮬레이션의 5초부근의 출력값을 입력으로 넣었다고 했잖음?

근데 이 시뮬레이션이 계산할 땐 소수점 아래 6자리까지 쓰는데

그 계산 결과를 보여줄때는 소수점 아래 3자리까지만 보여줌

그 보여준 자릿수만 넣고 돌려서 값이 달라진거임




근데 이게 좀 이상했음


아니 뭐 "다른"거야 이해는 하는데

공학에서 저정도 차이는 ㄹㅇ 차이도 아니란 말임

우스갯소리로 공대에서 π = 3 = e라는 말도 있을 정도인데


소수점 아래 넷째자리... 그러니까 0.0001

퍼센트로 따져도 0.01%

사람 키에서 머리카락 한올 굵기정도가 달라졌을 뿐인데

경향성조차 판단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른 값이 나오는건 말이 안되거든


그래서 로렌츠는 자기가 만든 방정식의 성질을 분석해봄




2. 끌개(Attractor)


제멜바이스윈드송루부스카센티널윌로우 등을 부르는 그것과는 다름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시스템

쉽게 말해 그냥 움직이는 뭔가를 분석할 때

"끌개"라는 개념이 있음

예를 들어 위에 그림처럼 생긴 곳에서 구슬을 굴린다고 가정해 보셈


충분히 긴 시간이 지난다면

1번에서는 구슬이 언젠가 맨 아래쪽에서 멈추겠지?

그럼 1번과 같은 시스템에서는 저 최저점이 끌개임


똑같이 2번에서 구슬을 굴린다고 가정해보면

구슬은 보통 저 제일 낮은 원 형태의 둘레에서 멈출 것이고

가~끔 진짜 딱 절묘한 속도와 위치에서 굴리면

가운데 꼭대기 점에서 멈출 수도 있겠지

그럼 2번 시스템에서는 가운데점과 원 형태의 최저지점들이 끌개임


즉 끌개란

어떤 시스템에서 충분한 시간이 흘렀을 때

대충 그 주변에서 시작한 놈들이 수렴하는 곳들의 모임임


여러 초기조건들을 끌어당겨 자신으로 수렴하게 만들기 때문에

"끌개"라는 이름이 붙었음


보통 이 끌개는 점이나, 원이나, 구, 도넛모양

아무리 복잡해 봐야 대충 저것들의 조합이나 변형이었음



그리고 로렌츠는 자신이 만든 방정식을 따르는 시스템에서

xyz를 좌표로 나타냈을 때 끌개가 어떻게 표현되는가 분석해봤음


그랬더니 놀랍게도


이딴 복잡한 나비형태가 나타남

그냥 복잡한 정도가 아니라 수학적으로 따져보면

무수히 많은 구조들의 합인 프랙탈 구조임


그리고 이게 바로 이번 신캐의 일러스트에서 계속보이던 그 문양

로렌츠 끌개


프랙탈 구조는 경계가 무한히 복잡해서

서로 가까운 두 점이더라도 서로 전혀 다른 분기점 위에 있을 수 있음


그래서 만약 끌개가 저런 프랙탈 구조라면

아무리 가까운 초기조건에서 시작하더라도 서로 다른 수렴궤도로 끌려갈 수 있음



이 짤이 아~~~주 조금 다른 초기조건에서 로렌츠 시스템을 시뮬레이션한 건데

보다시피 거의 같은 위치에서 시작했더라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완전히 펴져버림


그렇기에 로렌츠 방정식같은 시스템은

초기조건의 아주아주 미세한 차이로도

일정 시간 이후의 상태를 충분한 정확도로 예측하지 못함


심지어 이게 단순히 "초기조건에 민감하다"로 끝이 아님


초기조건에 민감한거 정도야 뭐 사채 빚이 늘어나는것도 똑같지

근데 얘는 정확힌 모르더라도 

적자가 갑자기 흑자로 바뀌진 않잖음?

우리가 아는 초기값의 오차범위에 따라

결과도 대충 어디부터 어디까지다~ 라는건 알 수 있음


하지만 로렌츠 시스템같은 "혼돈계"는

저 짤에서 보이는 것처럼 결과가 완전히 섞여버림

이걸 엄밀히 말하면 "위상 혼합성을 가진다"고 말함


그래서 우리는 저 결과가 끌개 근처에 있을거라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모름





근데 아까 로렌츠 방정식이 어쩌다 나온 식이라 했지?

공기의 대류네?


그렇기 때문에 이 대류로 발생하는 기상현상들을 절대 완벽히 예측할 수 없는 거임


아무리 많은 관측기를 설치하더라도

아무리 좋은 관측기를 쓰더라도

아무리 좋은 컴퓨터를 쓰더라도

아무리 정확한 유체의 운동방정식을 찾더라도


그 측정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아주 사소한 오차가 있다면

우리는 며칠 후의 날씨조차 알지 못하는 거임



날씨가 끌개 내부에 있을거라는 것밖에,

쉽게 말하자면 빗방울이 갑자기 땅에서부터 거꾸로 올라가진 않을 것이라는 당연한 것밖에 모름









3. 그 외


로렌츠가 발견한 시스템의 혼돈적 특성은

이후 "카오스 이론"의 시작점이 되었음


우리가 아는 "브라질에서의 나비의 날갯짓이 텍사스의 토네이도를 불러올 수 있다"는

그 나비효과가 바로 이 로렌츠의 카오스 이론에서 나옴


카오스 이론은 단순한 랜덤성과는 다름


양자역학같이 비결정론적인 확률적인 뭔가가 아니라

온전히 결정론적인 고전역학적 세계관에서도

우리의 능력이 조금이라도 부족하면 미래를 전혀 알 수 없다는 의미가 있음



라플라스의 악마라고 들어봤음?

라플라스 과학 연구 센터의 예산퍼먹는 악마새끼들 말고


만약 우주의 모든 입자의 위치와 상태를 알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 존재는 알아낸 입자들에 물리법칙을 적용해

우주의 과거와 미래를 완벽히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주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결정론적 악마임


비록 이건 양자역학이 태동하며 세상은 확률적이라는 것에 바로 반박되었지만

로렌츠의 카오스 이론은 결정론적 세계관에서조차 혼돈과 불확실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줌


물론 카오스 이론 자체로 라플라스의 악마가 부정되진 않음

정~말 작은 무지나 오차만 있어도 불확실해진다는 것이지

완벽한 라플라스의 악마가 있다면 로렌츠의 혼돈은 그의 예측의 일부일 뿐임


이게 아마 라플라스 과학 연구 센터와 로렌츠 연구소 사이 관계의 모티브가 아닐까


과학(결정론)을 중시하는 라플라스와 마도학(혼돈)을 중시하는 로렌츠

라플라스(고전역학)에서 분리되어 나온 로렌츠(카오스 이론)

그러나 서로 완전히 적대하지는 않는

그런 미묘한 관계


그와 별개로 2통 배경에 있는 저 우글우글한 곡선들은

교차하지않는 단순한 폐곡선들의 모임같으니 아마


일기도의 등압선에서 따와서 기상학자임을 나타낸것 같음






뭔가 더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안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