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와르."

커피잔 위로 살포시 강조된 그 새끼손가락.

저런 그립을 도대체 어떤 웨이트리스가 한단말인가.

하물며 이 시간에.


이 시간. 밤이 휘엉청 올라오며 별마저 바랠 작정을 하는 이 시간.

황혼마저 쉬려 춘풍을 타고 넘어가고 꽃망울도 다원에서 접히는 이 시간에,

시키지도 않은, 그녀의 입술처럼 붉디 붉은 쇼트케이크- 그 한조각을 서비스로 주면서.


앞에 앉은 레이섬이 이건 먹는거냐고 물어보는 상황에 개의치 않고,

그저 맛있게 먹으라며 새끼손가락의 기다란 손톱을 살며시 들고,

겨울에 벚꽃이 피듯 이질적인 각도의 손짓으로 손톱을 깎은 검지 손가락을 보여주는 그녀,



"양월."

다시 불러도 다시 부르고 싶은 그 이름. 야앙워얼.

도대체 어떤 사람이 그렇게 부르고 싶단 말인가.

하물며 이 시간에.


이 시간. 소더비가 다과회를 정리하고 플러터페이지가 곤히 잠들고

튜즈데이가 괴담회를 열려하고 어느 아름다운 아가씨가 의사선생님을 부르는 이시간.

호러피디아가 호러비디오를 나눠주는 이시간에 느와르는 나에게 다가가면서,


옆에서 휠체어를 밀어주는 레이섬이 무슨말을 하냐고 물어보는 상황에 게의치 않고,

그저 물음표를 띄우는 레이섬의 모습을 뒤로 하고 감독님은 살며시 묻고,

오늘은 어디서, 원하는거냐고 목적어를 빼고 물어보는 그녀.


"레이섬."

단호하게 나를 부르는 그녀들. 왜인지 몰라 다시한번 기웃거린다.

이제 자신이 밀겠다며 수고했다는 그녀들은 이 시간에 또 무엇을 하는 걸까.

기억이 없는 나로선 모를 일이다. 하물며 이시간에.


이 시간. 파자마 파티를 하는걸까

아니면 이 시간에,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걸까.

그것도 다 틀리다면 옷에 대한 담소를 나누려는 걸까, 이시간에, 나는 궁금해져서,


옆에서 휠체어를 밀고 자신의 방으로 가기 시작하는 양월과 감독님께 물어보고,

그저 붉은 홍조를 띄우는 양월과 배시시 웃는 감독님은 살며시 손을 얹고,

오늘도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거라고 대답하는 느와르.


그리고 대답하길,


"아가씨"


그저 그렇게,

이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