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슬 퍼런 검광이 새벽 서리를 가르고, 검을 거두자 매화 가지 끝에 맺혔던 눈송이가 놀란 듯 흩날린다. 

정자 안 찻물 끓는 소리는 소나무 숲을 지나는 바람 같고, 정자 밖 소협은 시린 손에 온기를 불어넣는다. 

몸을 돌리는 찰나, 도포 자락이 돌계단을 스치고 지나가니 

어제의 얼음 자국은 다가올 내일, 얕게 흐르는 봄물이 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