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알다시피 이 게임은 역사적인 디테일이 굉장히 뛰어난 편이다

"어머니가 계셨구나!" 광고로 웃겨서 게임 시작했다가

스토리도 좋고 게임도 재밌고 가챠도 혜자라 찍먹해보려다 찍다못해 구멍을 파버리게 됨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가 실제 역사를 활용한 디테일과 요소들이라고 볼 수 있는데,

스토리에서 실제 있었던 역사 사건들을 활용해 내용을 전개하는 것은 물론

캐릭터 개개인마다 여러 디테일과 모티브가 꽤 상당하다.

어느 정도냐면 본인도 캐릭터 하나하나 모티브 디테일 살펴보다가

역사공부했고 그거에 기반해서 스토리도 오솔길 정보까지 다 읽어보게 됨


그럼 도대체 캐릭터들이 어떤 디테일들이 있길래 그러냐? 할 건데,

지금부터 차근차근 알아보자


(캐릭터 개개인마다 요소가 개많아서 아마 여러 차례 나눠 쓰지 않을까 싶다)

(게임하다 이것저것 뒤져가며 찾은 역사적 사실이라 정확성이 떨어진다. 전문가가 아니라 미안하다!!)










1. 소네트는 유럽의 시 소네트(Sonnet)가 모티브다



대충 타임키퍼 외치는 소네트콘, 기린 등으로 불리는 주인공의 조수 소네트다.

많은 사람들이 쉽게 유추하듯 소네트는 정형시 "소네트"로부터 만들어진 캐릭터야


소네트는 르네상스 시대 이탈리아에서부터 시작되었고,

이후 영국으로 뻗어나가 유럽의 많은 시인들이 만들어낸 정형 시의 일종인데

이탈리아에서 쓰이던 '이탈리아 소네트', 그리고 영국에서 쓰이는 '영국식 소네트'로 나눠져.

소네트가 영어 더빙 게임에서 영어와 이탈리아어를 같이 쓰는데 이런 걸 반영한 게 아닌가 싶더라.


'정형시'라는 말로 쉽게 알 수 있듯 정형된 구조를 가지는데

소네트의 경우 규칙이 상당히 엄격하고, 운율마저 특정 구조를 반복하는 엄격함을 보여줘.

놀랍게도 이런 소네트를 대표하는 시인이 있는데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16. 문장 마지막을 보면 des-ove-des-ove-rke-ken-rke-ken식으로 특정 운율 구조가 정형적으로 반복됨>


게임 내에서 소네트는 상당히 규율과 규정을 중시하고, 엄근진한 FM의 모습을 보이는데

소네트의 성격이 정형시 소네트의 특징과 일치한 것도 상당한 재미 포인트다


또한, 영어 더빙을 하는 갤럼들이라면 아주 잘 알겠지만

소네트는 스토리에서나 게임에서나 이탈리아어 주문을 굉장히 많이 외치고 시적인 표현을 많이 써

이것도 모티브인 '소네트' 혹은 '시'와 큰 연관을 가져


사례를 설명하기 위해 스토리에 쓰였던 주문, 그리고 스킬을 쓸 때의 대사를 한 번 보자




아주 대표적인 프롤로그 첫 전투 직전의 컷신에서 소네트가 말하는 이 대사는

'Ed è subito sera'라는 이탈리아어로, 이는 이탈리아 시인 살바토레 콰지모도의 시

"그리고 곧이어 저녁이 된다(Ed è subito sera")의 제목이자 마지막 구절이야.




다음 사례로 소네트가 공격 스킬(무장해제)을 쓸 때의 대사 2가지도 역시 이탈리아 시인데


Regna sereno intenso ed infinito (맑음과 고요함이 모든 것을 통치한다)

-> 이탈리아 시인 조슈에 카르두치의 시 Mezzogiorno alpino(알파인의 정오)에 나오는 구절


Sempre caro mi fu quest’ermo colle (내가 가장 사랑하는 언덕이여)

-> 이탈리아 시인 자코모 레오파르디의 시 L'infinito(무한한)에 나오는 구절


이외에도 전투에 사용하는 시적인 대사, 스토리에서 나오는 시적인 대사 모두

실제 이탈리아 시, 소네트, 그리고 세계의 시인들이 만들어낸 시 구절을 따왔어


단순한 말 잘 하는 FM처럼 봤었는데 상당히 재밌는 부분

기린 말고도 이제는 문과생이라고 불러도 되지 않을까 싶어


(+. 한때 갤에서 소네트 영어이름은 Sonetto인데 왜 소네트로 한글번역 되었냐는 말이 있었는데

Sonetto는 소네트의 이탈리아어로, 번역하면 Sonnet가 되기 때문에 사실 소네트도 맞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2. 레굴루스는 1960년대 유럽의 반항심 문화가 집약된 캐릭터




"어머니가 계셨구나!"로 많은 사람들의 스위치를 눌러버린 캐릭터 레굴루스.

스토리에서 1960년대 영국에서 생활하고 활동하던 이 레굴루스도 굉장히 재밌게도

1960년대 반항심에서 비롯된 문화들이 이런저런 디테일로 남은 캐릭터라고 볼 수 있어.


우선 첫 번째로 레굴루스의 직업을 말할 수 있는데,

스토리에서 레굴루스는 자신을 "해적", "DJ"등으로 소개하는데

엄밀히 이야기하자면 이걸 합친 "해적 DJ"가 맞는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이걸 처음 접한 사람들은 "해적 DJ가 대체 뭐임 ㅋㅋ"할 건데

이는 1960년대 영국에서 유행했던 "해적 방송"을 일컫는 거야.




<1960년대 해적방송의 대표 사례 라디오 캐롤라인>


1960년대, 영국에는 새로운 음악의 붐이 일어나.

바로 미국에서부터 건너온 팝과 로큰롤 음악이 영국에서도 들어오기 시작한 거지.

다만 세계에서 무슨 문제가 생기면 일단 '영국이 잘못했네'라고 생각하자는 밈이 있듯이

영국 정부는 놀랍게도 병크를 하나 저질러


바로 이런 팝과 로큰롤 음악이 저급하다며 공영 방송에서 음악 재생을 금지한 거지.

이런 반항심에 생겨난 것이 바로 해적 방송인데

이런 해적 방송국 사람들은 자유로운 팝과 로큰롤 방송을 하기 위해서

적당히 큰 선박을 사거나, 버려진 바지선 등을 점거하고 불법으로 전파를 송출

24시간 불법 라디오 방송을 하는 것을 물론, 영국 정부에게서 잡히지 않게

일부러 북해나 공해상에 배를 이동시키고 영국에 전파를 내보내면서 방송을 하다

기름, 식량 보급이 필요할 때 몰래 정박해 단속하는 경찰이나 정부 몰래 보급을 하며 살았어.


BBC가 규정에 쩔쩔매며 클래식이나 틀고 있을 때 해적 방송들은 당시의 젊은 음악을 마구 송출했고

웃기게도 이로 인해 영국 시민들이 공영 방송보다 해적 방송을 더 듣게 되는 기묘한 일이 일어나.

어이 없는 건 해적 방송이 흥행하면서 광고 방송 스폰서가 들어오거나, 수상할 정도로 돈이 많은 후원자가 나타나

배를 받거나 생활 지원을 받는 경우도 있었어.

게임 스토리나 트레일러에서 레굴루스가 레코드 산다고 돈이 없다 뭐다 하지만 큰 배도 있고 비싸고 중요한 장비가 있는 게

이런 해적 방송의 특징을 디테일로 끌고 온 게 아닌가 싶지 않아?





자, 그럼 여기서 다른 이야기도 해 보자

이런 커여운 레굴루스를 2통찰 시켜주면 일러스트가 바뀌는데

많은 사람들이 "저 새끼 왜 스쿠터에 라이트랑 미러를 저딴 식으로 박아놨냐?" 할 거임.


이건 1960년대 반항심의 상징 중 하나인 '모즈(Mods)'의 대표 행동 중 하나야



 

흔히 모드족이라고도 불리는 모즈는 '모더니스트'라는 말에서 만들어진 당시 60년대 영국 청년 문화야.

런던에 있는 노동자 계층의 젊은이들이 열심히 노가다 뛰고 값비싼 슈트나 피쉬테일 자켓(개파카)를 입고 다니는 패션을 보였는데

삼천포로 빠지는 이야기지만 이런 모즈 패션으로 음악공연을 하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친구들이 바로 비틀즈다


모즈들은 비싸고 멋진 패션을 입으면서, 차보다는 저렴한 베스파 스쿠터를 타고 다니며 살아왔어.




이 스쿠터에 바로 스토리가 존재하는데 1960년 당시 영국에서는 늘어나는 비행 청소년들에 대한 대응으로

스쿠터를 타고 별 괴상한 짓을 하는 비행 청소년들을 막기 위해 스쿠터에 헤드라이트, 백미러 장착과 같은 규제를 만들어내고 강화해.

모즈들은 이런 영국 정부의 규제 강화를 보며 "스쿠터 규제를 강화한다고? ㅇㅋ 규제 지킴 ㅋㅋ 근데 한 번 ㅈ돼봐라 ㅋㅋ" 이러면서

이런 규제 강화에 대한 반항심으로 스쿠터 앞에 되는 대로 사이드미러와 라이트를 박아버림


모즈의 상징 중 하나인 이 미러와 라이트가 도배된 스쿠터는 당시 1960년대 젊은이들의 기성세대에 대한 비판이자

동시에 반항심의 상징으로 손꼽혔는데, 게임 내에서 레굴루스의 성격과 행동을 살펴보면 이런 요소가 레굴루스랑 어울릴 수 밖에 없는 거지.






마지막으로 레굴루스 일러스트를 보면 가방에 손가락 뱃지가 달려있고

게임에서 공격 당하면 "Peace and Love! Peace and Love! (러브 앤 피스! 러브 앤 피스!)"라고 외치는데

이는 당시 미국과 세계 각지에서 유명해진 히피 문화의 대표적인 상징들이야







1960년대에 미국에서부터 나타난 히피 문화 역시 반항심으로 나타난 문화인데

당시 베트남 전쟁의 장기화로 인해 미국에서부터 나타나며 미국 전역으로,

나아가서는 유럽과 세계 곳곳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해.


손가락 엠블렘은 가장 대표적인 히피의 상징 중 하나라고 볼 수 있고

"Love and Peace"는 이런 히피족들이 자주 외치고 다녔던 말 중 하나야.


레굴루스가 반항적이고(엄격한 재단을 싫어함), 비꼬는 듯한 개그를 많이 치며

자유를 외치고 다니는 그런 캐릭터인데 이런 레굴루스의 개성과 말, 외형의 디테일 등등이

1960년대에 영국과 세계에 있었던 반항심으로부터 비롯된 문화들로부터 만들어진 게 좀 놀랍지 않니












3. 보이 스카우트와 걸 스카우트, 그리고 이글



게임 초반부 스토리 밀다 보면 뜬금없이 오솔길에서 배포캐로 등장하고

딜러가 부족한 무과금 유저들에게 깡딜과 크리딜 그리고 가성비로 빛 그 자체가 되곤 하는 이글.


게임에서 이글의 프로필을 들어가면 1910년대 미국 출신임을 알 수 있어. 





그리고 대사를 좀 들어보면

처음 등장할 때 자기가 정식 스카우트 단원 번호가 없다던지,

전사한 아버지의 배지를 목걸이로 만들어 차고 다니고 아버지같은 군인이 되고 싶어하며

나중엔 남자든 여자든 자유롭게 스카우트에 입단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대사를 쳐.

아마 스카우트에 들어가지 못 한 것 같은데, 모순적이게도 이글이 생활한 1910년대는

보이 스카우트도, 걸 스카우트도 만들어진 시기임




프로필에서 문화를 들어가면 나오는 첫 스토리에서 이글이 살던 시대의 배경이 굉장히 잘 나와 있는데

1907년 영국에서 첫 시작으로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정찰 활동 등을 하는 실험 캠프가 시작되었고

이게 점점 발전하더니 미국에 도입되면서 1910년 미국에서 미국 최초의 보이스카우트가 만들어졌다는

스카우트 운동에 대한 사실이 적혀 있어.



이어서 영국 여자애들이 영국 보이 스카우트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했던 것인지

이런 보이 스카우트 운동에 자기들도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치면서 보이 스카우트 뒤에서

"우린 걸스카우트다~"하면서 다니기 시작했고 이에 영국에서는 1910년 걸 가이드가 만들어졌으며

이게 미국에 도입되며 1912년쯤 걸 스카우트가 생기게 돼.


대사를 보면 이글은 걸 스카우트를 못 들어갔는데, 걸 스카우트가 1910년대에 만들어졌네?

이글은 그럼 왜 못 들어간걸까?




바로 이글과 신뢰도가 일정 이상 오르면 해금 되는 대화에서 알 수 있어.

1910년대 보이스카우트와 걸스카우트가 생기던 때에 이글이 살았던 것은 확실해.

(스카우트가 되고 싶다면 지금이라도 돌아갈 수 있다는 사람의 말)


그러나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모종의 이유로 마도학을 쓸 수 있게 되면서

로렌츠 과학 연구소(X의 소속)에 스카우트되어 로렌츠 연구소 소속이 되어버림

만약 마도학을 조금이라도 늦게 깨우치거나 저 제안을 거절했다면 걸 스카우트에서 활동했을지도...?













4. 찰리는 셰익스피어의 손녀다



프로필에서 만나면 막 죄송해요 죄송해요~ 이러면서 자신감도 없고 그런데

갑자기 전투에 돌아가면 목소리가 달라지더니 오만해지는 무친 이중인격 극단장 찰리

(마술사 같지만 놀랍게도 극단장이다)


찰리는 1650년대 영국 출신의 캐릭터인데 설명에 따르면 평소에는 소심하고 자신감이 없으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 굉장히 공격적으로 변하며 "셰익스피어식 비유"가 담긴 문장으로 폭풍처럼 상대를 몰아세운다고 적혀 있어

공식 설명에서 대놓고 셰익스피어를 언급해서 호기심이 생기는데, 찰리는 무려 셰익스피어의 자손이야




문화의 설명을 참조해보자.

여기서 찰리가 속한 극단이 '국왕 극단'이라는 정보를 알 수 있음과 동시에

국왕 극단의 초대 단장이 찰리의 외조부인 셰익스피어라고 대놓고 적혀있다

읽다가 뜬금없이 셰익스피어가 나와서 나도 놀랐다 ㅋㅋㅋㅋ


여기서 몇몇 갤럼은 "그래서 국왕 극단도 실존하냐?"라고 물어볼 건데

당연하게도 국왕 극단은 실존했다



[맥베스], [리어 왕], [햄릿] 등으로 우리가 잘 아는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는 1603년 잉글랜드에서 엘리자베스 1세를 이어 왕위에 등극한 제임스 1세의 눈에 들었어.

당시 셰익스피어는 극단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제임스 1세가 이를 팍팍 밀어주면서

국왕 극단(King's Men)으로 극단 이름이 바뀌게 되지


이 국왕 극단에서 셰익스피어는 극작가로서 미쳐날뛰는데

우리가 잘 아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이 이 국왕 극단에서 만들어졌다고 해


근데 찰리는 1650년생인데 이야기된 건 1610년대일뿐더러,

이런 배경설정이면 굳이 찰리가 지명 수배 당할일도 없잖아?

자, 이제 찰리가 활동하기 시작한 1650년대의 상황을 보자.



셰익스피어는 1616년 사망했고, 찰스 1세가 제임스 1세를 이어 왕위에 등극해.

1640년 초, 찰스 1세와 의회가 충돌하기 시작했고, 청교도 혁명이 일어나며 사진의 올리버 크롬웰이 나타나지.

1650년대 찰스 1세가 올리버 크롬웰한테 목이 댕겅~잘리고 영국은 군주제를 폐지해

(바로 국왕이 단두대에 올랐다는 위의 내용 짤대로)


크롬웰은 좀 독실한 놈이었는데, 청교도적인 기준으로 독실했기 때문에

'극장, 공연? 알빠노 ㅋㅋ'하면서 전부 금지시켜버림

1647년쯤 이후부터 이 탄압이 좀 강해지는데, 실제로 1648~49년경 국왕 극단 공연자들이 공연하다 체포되기도 했고

극단 배우, 직원으로 일하던 사람들이 해고되거나 퇴사하면서 국왕 극단은 쇠락하기 시작해




근데 하필 이 때 찰리가 극단 눈에 보인거임 ㅋㅋ

국왕 극단을 만든 사람 중 하나면서 여기서 4대 비극도 만들고 국왕 극단 개쩔게 만든

그런 셰익스피어의 손녀가 저기 있다? ㅋㅋ루삥뽕~


정작 찰리는 문외한이었고, 외할아버지가 셰익스피어인지도 몰랐고

극단이 올리버 크롬웰에게 저항해서 연극을 하겠다는 걸 알고 13번이나 튀려고 했음


더욱 운 나쁘게도 하필 리어 왕 역할을 맡은 배우가 문제가 생겼고,

찰리는 극단에서 첫 공연을 무려 리어 왕 역할로 시작함.

그런데도 혈통빨이 붙어서 그런지 의외로 공연은 제대로 성공했고

그와 동시에 찰리는 마도술의 힘에 눈을 떠버리면서 이중인격이 되었다는 묘사가 있음


찰리가 극단장이면서 사람들에게 쫓기고 다니는 지명수배인이고

(전투 전에 "저는 지명수배된 사람이 아니에요~"라는 대사를 침)

대사를 들어보다 보면 극단장치고 굉장히 자신감 없고 자기비하를 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바로 이런 역사적 배경이 숨어있다고 볼 수 있음.


솔직히 나도 제대로 읽고 알기 전까지는 셰익스피어 후손인줄도 몰랐다 ㄹㅇㅋㅋ










쓰다보니 많이 길어져서 새로운 TMI를 찾는 대로 연속해서 써볼까 함

리버스 1999많이 사랑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