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고 먼 옛날, 조트(Zot)라는 위대한 마법사가 있었다. 그는 평생을 그의 던전에서 은거하며 주기적으로 학계를 뒤흔들만한 연구들을 내놓았고, 그 결과물에 감탄한 모두가 그의 던전에는 더 엄청난 것이 있을것이라 상상했지만 실제로 그 던전을 찾아내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그렇게 긴 시간을 보내던 조트 또한 필멸자였고 마침내 그의 수명이 다할 때 세상에는 그가 주기적으로 보내던 연구 자료 대신 한 장의 편지가 공개되었는데 내용은 간단했다. '내 인생 최고의 업적을 던전 가장 깊은 곳, 나의 왕국에 두었으니 원하는 자는 가져가라.'


 그의 죽음과 함께 숨겨져 있던 던전의 입구가 나타나자 위대한 마법사의 유산을 노린 수많은 모험가들이 몰려들었고, 그들의 목숨으로 밝혀진 던전의 정체는 충격적이었 다. 역사상 최고의 마법사의 던전은 잊혀진 괴물들, 지상에서 사라진 종족들이 살고 있었고 지옥, 판데모니움에서 온 악마들과 신화속에서만 등장했던 고대신들의 권능이 깃든 제단이 당연하다는 듯이 존재하고 있었다. 오브를 쉽게 주지 않겠다는 조트의 집념이 느껴지는 수준의 던전에 다양한 종족의 용사들과 갈 곳 없는 범죄자들까지 도전했지만 대부분 살아 나오지 못했다. 이름난 용사들이 던전 초입의 놀 든 할버드에 반으로 갈라져서 죽었다는 이야기는 너무 흔한 일이었기 때문에 농담거리도 되지 못하는 수준이었다.


 던전이 나타나고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야 처음으로 조트의 왕국에 도달하여 조트의 역작을 얻은 자가 있었다. 미노타우르스이며 분노와 폭력을 최고의 덕목으로 하는 고대신 트로그를 신봉하는 광전사였던 그는 강인한 육체로 신이 하사한 권능을 빌려 보이는 모든 적을 해치우고 던전 깊은 곳의 보물창고까지 털어버린 뒤, 3개의 룬을 가지고 조트의 왕국에 도착해 조트 본인이 자신의 최고의 업적이라 말한 물건을 얻을 수 있었다.


 그가 끝까지 달라붙는 악마들을 떨쳐내고 던전의 문을 박차고 나왔을 때 사람들은 과연 위대한 마법사의 역작이 대체 무엇이며 그것이 과연 어디로 향할지에 대해 고민했는데 그 고민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그는 신비한 빛을 내는 오브 하나를 대충 던져버린 후 다시 어딘가로 떠나갔기 때문이다- 피냄새에 찌든 붉은 빛의 도끼와 찬란하게 빛나는 황금빛 용 비늘 갑옷과 함께.


 조트 본인이 최고의 업적이라 칭한 오브의 정체는 엄청난 양의 에너지를 구 형태로 압축해 놓은 것이었다. '엄청나다' 라는 다소 애매한 표현은 그 한계를 알 수 없기 때문에 붙여진 것인데, 오브 하나가 있다면 이론은 있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불가능했던 대부분의 마법들이 가능해지는 수준이었다(그렇기 때문에 트로그를 섬기는 미노타우르스 광전사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조트는 그 막대한 양의 에너지로 신이나 악마군주와 같은 위대한 존재들까지 자신의 던전에 끌어들이고 던전을 유지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이후 조트의 왕국에 진입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면서 추가로 발견된 사실은, 오브는 조트의 왕국의 특정 위치에서 계속해서 생성되며, 던전을 돌파하며 얻게 되는 룬은 오브에 장착되어 그 성능을 끌어내는 열쇠라는 것이다. 즉, 오브와 함께 있는 룬의 수가 늘어날수록 오브의 출력은 더욱 높아진다. 그리하여 판데모니움, 4대 지옥, 저주받은 무덤과 심연까지 돌파하여 15개의 룬을 모아, 모든 룬을 가지고 오브와 함께 탈출한다는 희대의 업적에 도달하려는 도전자들이 대거 등장했는데 3개의 룬을 획득하면서 충분히 강해진 그들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강해졌기 때문에 생기는 안일함이었다고 한다. 물론 지독한 불행으로 인해 나타난 상황까지도 안일함으로 취급받는 것은 어쩌면 조트에 대한 하소연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정말 오랜 시간이 흘러, 던전에 유기된 마법사의 애완고양이가 15개의 룬과 오브를 챙겨 나오는 사건이 일어날만큼의 시간이 지나자 인간들은 아까운 인재들을 사지로 보내는 대신 가짜 영혼이 깃든 각기 다른 재능을 가지는 다양한 종족의 육신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던전 밖에서 조종하여 던전을 탐험하는 기술(예시로 기장 무난한 선택지는 처음으로 오브를 얻었다고 전해지는, 트로그를 섬기는 미노타우르스 광전사를 만들어 조종하는 것이라고 한다)을 개발하게 되었고 이를 Dungeon Crawl이라 부르게 되었다.


 이 기술은 소수의 지성체들만 알고 있으며 Dungeon Crawl 대신 Stonesoup라는 이름으로 자주 불리곤 하는데 그 이유는 인구수가 늘어나면서 오브를 둘러싼 거대한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오브의 존재를 숨기게 되었고 세간에는 '먼 옛날 위대한 마법사 조트가 연구 끝에 만들어낸 역작은 요리의 간을 맞추는 도구였다. 만들어진 당시에는 그 평범함으로 인해 쓸모 없는것으로 취급당했고 이에 분노한 조트는 깊고 깊은 던전을 만들어 던전의 가장 안쪽에 오브를 숨겼다. 긴 시간이 지난 후, 소금 부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게 되자 비로소 그 가치를 인정받아 조트의 던전을 향한 수많은 도전이 이어졌으며 마침내 어떤 용사가 오브를 가지고 나와 바다에 던졌기 때문에 소금기 가득한 지금의 바다가 되었다...' 라는 멋진 전설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돌죽 글을 한번 써보고싶엇어요

조트의 오브를 찾아서 탈출해라라는 존나 간략한 돌죽 스토리에 저이가 하는 게임으로서의 돌죽을 합쳐서 써보았읍니다

이런거 안써봐서 글이 좀 이상할것같은데 암튼...열심히 썻음....


마지막에 스톤수프 얘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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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 이 글을 너무 재밋게 읽어서 끼워넣어봣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