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쉬낙의 일지]
배신자들! 최고봉 근처를 순찰하다가 오크 두 명을 보았다. 우리의 소위 "주인" 이 보낸 사절들이었는데, 그 녀석들은 뭔가 비밀스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래서 놈들을 계속 지켜보고 있었는데, 놈들의 오크스러움이 벗겨지고 그 밑에서 인간 마법사의 모습이 드러나는 게 아닌가! 인간 놈들! 감히 우리의 위대한 긍지를 그런 식으로 기만해? 놈들의 머리통을 그 자리에서 바로 깨 버렸어야 했는데. 하지만 마법사라는 족속들은 교활하니, 일단은 놈들이 자기들 계획을 진행하도록 놔 뒀다.
지금까지도 피가 끓어오르고 있다! 우리의 막강한 광전사 왕 가르쿨이, 위대한 우리 종족이 인간 놈들에게 고개를 숙이는 걸 봤다면 무슨 생각을 할까?! 내 정예 전사들과 함께 이 광대놀음을 끝내는 상상은 몇 번을 해도 즐거웠지만, 으... 지금은 그런 짓을 할 때가 아니다. 좀 역겹긴 하지만, 머리를 써야지. 지금 들고 일어나면 내 긍지는 약해져, 손쉬운 먹잇감이 될 거다. 뼈나 갖고 노는 락'쇼르 놈과 그 언데드 똘마니들은 지난 몇 년간 내가 죽기만을 바라고 있으니까 (내 시체도 노예로 굴리고 싶은 모양이다), 틀림없이 그렇게 되겠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미칠 지경이다! ... 뭐 그나마 우리에겐 똑같은 목적이 있다 - 아침의 문에서 태양을 숭배하는 개자식들을 완전히 갈아버리는 거지...
[락'쇼르의 일지]
죽은 자들의 눈은 내게 흥미로운 소식들을 가져다 준다. 우리의 주인들은 겉모습과는 다르게 인간이며, 우리 앞에서만 오크의 가면을 쓰고 있는 것 뿐이라고 한다. 더 빨리 알아챌 수도 있었는데... 아주 고도의 마법을 사용하더라도, 인간의 영혼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취약점과 연약함을 숨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 녀석들의 목적은 알 수가 없지만, 최고봉 쪽에서 이상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난 영혼들의 목소리가... 아예 다른 세상에서 온 것들도 있다.
하지만 내 계획에 비하면 하찮기 짝이 없는 것이다. 고르뱃은 여전히 꽉 막힌 용 애호가고, 우스꽝스럽게 비늘에 광이나 내면서 살고 있다. 그놈은 용족은 아주 특별하고 남달라서, 내 작품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놈이 뭐라고 주절거리든 상관없다, 용의 시체가 필요하다! 산더미만큼 말이야! 고르뱃 놈, 어떻게 그렇게까지 좀비 용에 관심이 없을 수가 있는 거지?! 난 상상만 해도 들떠서 등골에 소름이 쫙 끼치는데 말이야...
[고르뱃의 일지]
내 용들이 새 소식을 가져왔다. 최고봉에서 인간들을 봤고, 그놈들이 우리 긍지들을 어떻게 지배할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다. 놈들은 내 용들이 나랑 소통을 할 수 있다는 걸 몰라서 그냥 놔 둔 것 같다. 이제 이 정보를 얻게 됐으니, 우리 "주인들" 을 어떻게 요리해 드릴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내 휘하의 정예 용인들은 우릴 속인 놈들에게 맞서서, 놈들이 화염 숨결을 뒤집어쓰는 꼴을 보고 싶어 한다. 심지어 내 용들 중에서도 그러고 싶어 하는 녀석들이 있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때를 기다려야 한다.
보르 놈의 무례함을 더는 참을 수가 없다! 자기네 긍지의 원소에 대한 숙련도는 용들마저 넘어선다는 소리만으로도 충분히 모욕적이지만, 그래도 이건...! 내 정예 용들을, 내 자랑스러운 다색 용들을 붙잡아서, 자기네 무기고에 가뒀다니! 자기들의 엉터리 같은 불장난 얼음장난이 더 나아질 거라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이건 선을 넘었다! 지금은 우릴 속인 인간 놈들의 계획은 놔 두고, 보르 놈에게 집중해야만 한다.
[보르의 일지]
최고봉 윗쪽에서 이상한 불빛들이 깜박이고 있다. 횃불인가? 그럴 리가. 용들의 불꽃인가? 아마 아닐 거다. 화산 분출일 수도? 아아, 그럴 리가 없지. 마법으로 일어난 불꽃, 마법사들의 불꽃이 틀림없다. 그리고 우리 긍지의 화염술사들은 전부 내 휘하에 있으니, 저 빛은 우리랑 상관 없는 자들이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 빛들은 참 매력적이다 - 연구해 보고 싶군. 아주 옛날에 불타올랐던, 마법폭발의 불꽃을 떠올리게 만든다...
안타깝지만, 지금은 이런 것들을 접어둘 수 밖에 없다. 계획은 착착 진행되고 있고, 이제 몇 주만 더 준비하면 그 저주받을 태양의 기사들과 놈들을 이끄는 깡통 갑옷 입은 화냥년을 끝장내 버릴 수 있다. 그리고 태양의 장벽이 아주 폐허가 되더라도 조심해야 한다 - 그루쉬낙 놈은 자기 긍지라고 부른다만, 유사 오크라고 하는 게 더 정확한 야만인들이 아직까지도 대문에 몰려들어서 우리가 가르쿨의 "진짜 길" 을 따르지 않는다고 아우성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쉬낙 놈은 멍청하지만 위험하니까, 항상 경계해야만 한다.
ㅇㅇ
오크 긍지 보스 쳐죽이면 나오는 로어들임
다음번엔 아마 가르쿨의 전설 전편을 들고올거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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