굵은 빗방울이 덧문 밖을 때리는 둔탁한 소리가 고요했을 밤을 촘촘히 메우고 있었다. 두꺼운 커튼 틈새로 밝은 빛이 잠깐 번쩍이더니, 잠시 후 우르르르 하는 낮은 소리가 벽을 흔들었다. 여행자에게는 재앙과도 같은 폭풍우였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두꺼운 커튼 밖의, 두꺼운 덧문 밖의 일이었다. 방안은 평화로웠다. 벽난로의 따스하고 부드러운 빛이 짙은 어둠을 살포시 밀어내고 있었다. 벽난로 안에서 조용히 타오르고 있는 불꽃이 가볍게 흔들릴 때마다 그 앞에서 온기를 쬐고 있는 두 개의 그림자도 가볍게 일렁였다.
“휴,”
의자 등받이에 깊숙이 기대어 늘어져 있던 그림자 하나가 아직 앳된 티를 완전히 벗지 못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이런 날씨에 바깥에서 노숙이라도 했다면 절대 몸 성하게 일어날 수 없었을 겁니다. 처음 보는 저를 이렇게 선뜻 집 안에 들여서 쉬어 가게 해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청년은 약간 어눌한 목소리로 감사를 표했다. 집주인은 이에 응답하는 듯 허리를 앞으로 숙여 부지깽이로 벽난로 안을 헤집었다. 약간 더 밝아진 붉은 빛이 집주인의 얼굴을 비췄다. 젊었을 적 상당히 거친 일을 했던 듯, 중년 정도 되어 보이는 얼굴에는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으로도 감출 수 없는 깊은 상처가 여럿 있었다.
“뭘,”
그는 굵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거센 바람이 창밖을 스치고 지나갔는지 덧문이 잠깐 덜컹거렸다. 저 멀리서 늑대의 울부짖는 소리 비슷한 것이 들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빗소리를 뚫고 두 사람에게 닿을 만큼 큰 소리로 울부짖는 늑대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테니 그저 바람 소리가 만들어낸 환청에 불과할 것이었다. 덧문의 흔들림이 멈추자, 바깥에 귀를 기울이고 있던 청년이 다시 입을 열었다.
“그래서, 저에게 들려주고 싶으신 이야기가 있다고요.”
집주인은 어떠한 감정을 띠고 있는지 읽기 힘든 모노톤의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렇다네, 오늘 같은 날이면 남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거든.”
그는 잠깐 말을 멈추고 좀 더 벽난로의 온기를 잘 쬘 수 있는 각도로 몸을 조금 돌렸다.
“이건 용서받지 못할 죄에 대한 이야기라네. 자네도 들어두면 좋을 거야. 나도 그저 전해 들은 것뿐이지만 말이지. 그건 마치 오늘 같은 날 일어난 일이었다네. 빗방울에 맞아 멍이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거센 비가 내리고 있었어. 그것도 벌써 며칠 동안 말이야. 아, 그리고 이야기의 배경도 여기 이 오두막과 비슷하다네. 이웃이라고는 나무와 숲속의 동물들뿐인, 다른 사람이 사는 집을 찾아가려면 몇 시간이고 걸어야 하는 외딴집이었지. 그 집 주인이 나무를 베어 땔감을 만들고, 약초와 버섯을 채집하고, 작은 동물들을 사냥해서 먹고사는 사람이었거든. 나와 다른 점이 있다면, 그날 그 집에는 주인이 혼자 있던 게 아니었어. 아내와 딸 하나, 아들 하나와 함께 비가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지. 그런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려왔어. 분명 집 근처에 사람이 사는 곳이라고는 전혀 없었을 텐데 말이야.
정말 사람일까? 귀신이나 괴물이 문을 두드리는 것은 아닐까? 아니면 훨씬 현실적으로, 그저 바람에 문이 흔들렸을 뿐 아닐까? 하지만 문 두드리는 소리가 한번 더 들려오자 문밖에 집 안으로 들어오길 원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은 확실해졌지. 사냥꾼 가족은 겁도 없이 빗장을 풀고 문을 열었어. 다행이도 밖에 귀신이 서 있지는 않았다네. 그들은 여행자를 안으로 들였어. 그러고는 친절하게도 마른 수건과 갈아입을 옷을 건네주었지. 여행자는 옆의 작은 방으로 가서 몸을 닦아내고 빌린 옷으로 갈아입었지. 그리고 다시 사냥꾼 가족에게로 돌아와서는…”
그는 이야기의 뒷부분을 말하기 전에 잠깐 뜸을 들였다.
“갑자기 괴성을 지르더니,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어 사냥꾼 가족을 하나하나 죽여버렸다네. 그들은 저항해보았지만, 상대조차 되지 않았어. 베푼 친절이 온 가족이 몰살당한 것으로 돌아온 거지.”
“어… 그건 정말 끔찍한 이야기군요.”
청년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는 않았지만, 누구라도 그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말하는 사람의 얼굴이 파랗게 질려 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네요. 끔찍한 일입니다. 친절을 그런 식으로 갚다니, 정말 용서받지 못할 죄라는 생각이 드네요. 저라면, 아니, 평범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겁니다. 절대, 절대로요.”
필요 이상으로 강조하는 청년의 말에 집주인의 그림자가 가볍게 흔들렸다. 이어지는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무감정했지만, 희미한 웃음기가 묻어있는 것 같기도 했다.
“그래 그렇게 생각하는 게 당연하겠지. 하지만 나는 그날 일어난 일의 일부만을 말했을 뿐이야. 이제 숨겨진 부분을 포함해서 이야기를 들려주겠네. 다시 한번 듣고, 그게 정말로 용서받지 못할 죄인지, 아니면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는지 생각해보게.
사실 그녀는 혼자가 아니었다네. 그래, 여행자는 여자였어. 단순히 여자였을 뿐 아니라, 어머니였지. 어머니가 된 지는 며칠 되지 않았었지만 말이야. 그녀는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을 갓난아기와 함께였다네. 그녀는 빗속을 초조하게 나아가고 있었어. 그 정도의 비야 그녀에게는 좀 앓고 넘어가면 될 일이었지만, 그녀의 아기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었거든. 하지만 그날따라 비를 피할 얕은 동굴 하나 눈에 띄지 않았지. 그래서 저 멀리 사람이 사는 오두막의 희미한 불빛이 보였을 때, 그녀는 급하게 오두막으로 달려갔다네. 그리고 그 문을 두드렸을 때, 그 등에는 갓난아기가 업혀 있었지.”
“업혀 있었다고요.”
청년이 아직 불안함이 다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그래, 업혀 있었지. 뭐 이상할 거라도 있나? 아무튼, 사냥꾼 가족은 문을 열어 그녀와 아기를 들여보내 주었어. 그들은 친절하게도 아기를 침상에 눕히고는 몸을 닦아 주었어. 그녀에게도 갈아입을 옷과 몸을 닦을 수건을 주고 말이야. 그리고 그녀가 옆방에 가서 옷을 갈아입고 돌아왔을 때 본 것은…”
집주인은 이번에도 잠깐 뜸을 들였다. 청년의 그림자가 불안하게 흔들렸다.
“사냥꾼 가족의 아들이 갓난아기를 벽난로에 밀어 넣고 있는 모습이었다네. 아기는 꿈틀하더니 곳 움직임을 멈췄지. 그녀는 괴성을 지르고는 품속에서 단검을 꺼내 들었어. 사냥꾼 가족도 다들 하나씩 무기를 집어 들어 그녀에게 맞섰지. 장작을 패는 손도끼나 요리할 때나 쓰는 식칼, 낚시용 작살, 부지깽이 따위를 들고 말이야. 분명 처음 본 사이일 텐데, 그들의 눈 속에서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증오가 타오르고 있었어. 물론 여행자이자 모험가인 그녀의 상대는 되지 않았지. 그녀는 가벼운 상처만 입고서 네 가족을 모두 쓰러뜨릴 수 있었지. 그러고는 급하게 벽난로로 달려가서 아이를 두 손으로 끌어냈다네.”
“두 손으로 끌어냈다고요…”
청년을 충격을 받은 듯 천천히 집주인의 말을 따라 했다.
“그래. 하지만 이미 한참 늦었지. 아이는 죽어 있었다네. 그저 며칠밖에 살지 못하고. 그것도 무섭게 쏟아지는 폭우 때문에 햇빛 한 번 보지 못하고 삶을 마친 거지. 여행자는 아이의 시체를 끌어안고 슬프게 울었어. 다음 날 아침이 되고 날이 갤 때까지 계속해서 울었지. 그리고 그 집을 나서 어디론가 떠나갔다네.”
집주인은 이야기를 마쳤지만, 침묵은 그 뒤로도 한참 동안 이어졌다. 마침내 청년이 쏟아지는 빗소리 위로 입을 열었을 때, 그 목소리는 조금 젖어 있었다.
“그렇다면 여행자가 한 일은 사실 어린아이에 대한 복수였군요. 그거라면 저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걸 용서받지 못할 죄라고 부를 수는 없죠. 오히려 처음 보는 여행자의 아이를, 아무 죄도 없는 순수한 아기를 불 속에 밀어 넣은 사냥꾼 가족이 용서받지 못할 죄를 저질렀다고 해야겠습니다.”
다시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비는 점점 더 거세게 내리고 있었다. 끔찍한 이야기가 만들어낸 무거운 분위기 때문에 따스하던 벽난로도 빛을 잃어가는 듯했다. 집주인은 몸을 굽혀 장작 몇 개를 벽난로 안으로 집어 던지고는 입을 열었다.
“그래,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겠지. 하지만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네. 아직 말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
사실 사냥꾼의 가족은 네 명이 다가 아니었어. 아들이 한 명 더 있었지. 언제나 모든 일을 앞장서서 해결하는 믿음직한 장남이 말이야. 그 끔찍한 일이 있기 며칠 전이었어. 공기는 평소보다 답답하고, 새들은 낮게 날고 있었어. 사냥꾼은 오랜 경험으로 곧 큰 비가 올 것을 알아챘지. 다섯 명의 가족은 비가 오는 동안 버틸 정도의, 평소보다 많은 먹을 것을 찾아 산을 헤매고 있었어. 토끼를 몇 마리 잡고, 버섯도 충분히 따고. 그들이 집을 향할 때 평소와는 다른 일이 일어났지.
와이트가 나타난 거야. 알고 있나? 언데드야. 한 번 죽었으면서 뻔뻔하게도 다시 세상에 나돌아다니는 놈들이지. 아무튼 던전 같은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놈들이야. 평생 산에서 작은 동물들이나 상대하고 약초나 캐고 다니던 사냥꾼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놈들은 아니지. 사냥꾼 가족은 도망갔어. 장남이 남아서 시간을 벌었지. 토끼나 잡던 손바닥만 한 활이랑 사슴보다 큰 건 찔러본 적도 없는, 가죽보다도 약초 줄기를 베는 일이 훨씬 많았던 짤막한 검만 들고서 말이야. 사냥꾼 가족은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어. 곧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 그들의 장남은 무사히 도망쳤을까? 무사히 탈출해 집으로 돌아오고 있을까? 아니면 어디 부상이라도 입고 동굴 같은 곳에서 구출을 기다리고 있지는 않을까? 아니면… 어쨌든 이런 날씨에 찾으러 나갔다가는 장남을 찾기는커녕 실종자만 늘어날 판이었으니까, 사냥꾼 가족은 그저 간절히 기도하며 기다릴 뿐이었지.
그때 누군가가 문을 두드렸어. 사냥꾼 가족은 혹시 그들의 장남이 돌아온 것일까, 급하게 문을 열어 밖에 있는 사람을 안으로 들였지. 자네도 이미 알겠지만, 문을 두드린 건 장남이 아니라 여행자였지. 하지만 여행자는 혼자가 아니었어. 등에 누군가를 업고 있었지. 그들이 기다리던 장남과 비슷한 체격의 누군가를 말이야.
사냥꾼 가족은 급하게 등에 업힌 사람을 받아들여 침상에 눕혔어. 여행자는 옷과 수건을 받아들고는 옆 방으로 갔지. 가족은 누워 있는 사람의 젖은 망토를 들추고 얼굴을 확인했어. 그들의 장남이었지. 미끼가 되어 와이트로부터 벗어날 시간을 벌어준 믿음직한 장남이, 언제나 그렇듯이 무사히 돌아온 거야. 사냥꾼 가족은 작게 환호했네. 그리고 장남이 눈을 떴지.
하지만 표정이 드러난 얼굴은 가족의 기억과는 달랐어. 항상 믿음직한 장남은 절대로 그런 표정을 짓지 않았거든. 맑지만 지성이 없는 듯한 초점 없는 눈. 얼빠진 멍한 표정.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지만, 의미 없이 옹알거릴 뿐이었지. 장남은 곧 얼굴을 있는 대로 찡그리고 칭얼대기 시작했어. 그리고 그 입안에는 뭔가가 있었지. 그 입속에 있는 게 밖으로 나와 조금 흔들리고는 힘없이 옆으로 쳐졌어. 그 저주받을 녹색 줄기에는 식물의 가시 같은 이빨이 빼곡히 붙어서 꿈틀대고 있었지. 그리고 장남의 옷 아래에서 뭔가 꿈틀댔지. 사람에 몸이라면 절대로 할 수 없는 이상한 움직임에 가족은 가슴팍을 풀어 헤쳤어. 그 몸은 자라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옅은 녹색의 덩굴과 잎이 휘감고 있었어. 꿈틀댔던 것은 식물의 줄기였던 거야.
그래. 거기에 있던 건 더 이상 장남이 아니었어.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의 피부를 뚫고 씨앗을 심고, 그들이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에 뿌리를 박고, 시체에 마지막 남은 생명력까지 빨아먹고 있는 것은 갓 태어난 아기 바인스토커였어.
동생은 공포에 질려 의자를 들어 장남의 얼굴로 내던졌어. 의자에 맞은 얼굴은 형편없이 찌그러졌지. 덩굴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어. 이토록 어린대도, 의자에 맞은 얼굴이 벌써 흐물거리면서 재생되고 있었지. 하지만 이전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은, 방금까지와 조금 다른 얼굴로. 그들이 사랑했던 얼굴이 바뀌어가고 있었어. 동생은 비명을 지르면서 형의 시체를 벽난로 안으로 밀어 넣었어. 고기를 훈제하고 장작을 말리던 벽난로는 꽤 컸거든. 불에 닿은 시체는 꿈틀거리며 타들어 갔지. 그때 옆 방에 갔던 여행자가 돌아왔어. 여행자는 괴성을 지르고, 달려들었어. 그 입안에는 덩굴이, 식물의 가시와 같은 번쩍이는 이빨이 빼곡히 박혀 있는 덩굴이 튀어나왔지. 그리고 여행자는 품속에서 칼을 꺼냈고, 그 이빨과 그 단검으로 사냥꾼 가족을 하나하나 살해한 거야!”
이야기가 끝나감에 따라 모노톤이던 목소리는 조금씩 거칠어졌고, 마지막에 이르렀을때는 거의 성난 고함으로 바뀌어 있었다. 마지막 말을 외치며 집주인은 벌떡 일어났다. 청년은 의자에서 떨어져 바닥에 풀썩 쓰러졌다. 그는 몸을 일으킬 생각도 하지 못하고, 덜덜 떠는 다리를 끌며 뒤로 조금씩 물러났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 잘못도 하지 않았어요! 아무런 법도 어기지 않았다고요!”
“그래, 그럴지도 모르지.”
집주인은 으르렁거리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 손에는 어느새 커다란 도끼 하나가 들려 있었다.
실제로 그랬다. 그게 인간들의 왕의 선택이었다. 바인스토커와의 공존. 끈질긴 생명력과 날카로운 이빨을 탐낸 선택. 하지만 인간의 시체에 씨앗을 심는 종족과 인간의 공존이 잘 될 리가 없었다. 왕의 내건 최소한의 규칙은, 길가에 버려진 객사자의 시체, 그리고 시체 훼손을 죄악시하는 선신의 증표를 가지지 않은 시체만을 번식에 이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모든 게 잘못되었어. 공존은 불가능해.”
“제발…”
청년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원했다.
“용서받지 못할 죄라. 나는 그 사냥꾼 가족이 이해된다. 아는 사람이, 죽은 이가 돌아온다. 그것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말이야. 이보다 더 큰 모독이 있을까? 시체는 완전히 농락되고 죽은 이는 전혀 존중받지 못하는데.”
청년은 점점 더 심하게 떨고 있었다. 그의 팔이, 그의 다리가, 그의 삐져나온 짙은 녹색의 줄기와 잎은 이제 경련이라도 일어난 듯이 떨리고 있었다.
“처음 보는 데 들여보내 줘서 고맙다고? 그래, 넌 처음이겠지. 하지만 난 그 얼굴이 처음이 아니야. 바인스토커와의 공존? 잘못됐어. 모두 되돌려야 해.”
집주인은 도끼를 들어 올렸다. 청년이 마지막으로 애원했다.
“살려주세요… 저는 아무것도…”
“그 얼굴이 네 죄다. 네 부모가 그 몸을 고른 것이 네 죄다. 참을 수 없어. 용서할 수 없어!”
그리고 도끼가 더 이상 따스하게 느껴지지 않는 붉은 빛을 사방으로 튕겨냈다. 하지만 두꺼운 커튼과 두꺼운 덧문과 두꺼운 비를 뚫고 밖으로 전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시간이 흘러 한밤중이 되었다. 벽난로는 이제 방 전체를 밝게 밝힐 정도로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그 앞에 앉아 온기를 쬐고 있는 그림자는 하나뿐이었다.
바인스토커와의 공존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이 그 뿐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이제 서로 마음속 깊이 감추었던 불만을 털어놓고 하나로 뭉쳐 바인스토커들을 나라에서 몰아내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라를 옳게 되돌린다면, 그들을 모두 몰아낸다면 오늘 같은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단지 돈 몇 푼 벌자고 살해한 죄 없는 이들이, 몸 깊숙이 그의 죄악의 증거를 품고, 그 위를 덩굴과 잎으로 덮은 채 걸어 다니는 일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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