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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법폭발 연대기 전편 링크 (1) (2) (3) (4) (5) (6) (7)


[마법폭발 연대기 (8): 금단]


엘발라의 대의회장, 아라니온 가웨일의 회고록에서 발췌


제8 장: 금단


리나니일의 지팡이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그녀는 발광 마법을 사용해 아래로 이어지는 얼어붙은 통로를 밝혔다.  동굴 안은 매우 추웠고, 통로를 따라 아래로 내려가자 우리가 내뱉는 숨은 새하얗게 응결되었다.  피부가 따끔거렸고, 모든 감각이 곤두서는 것 같았다.


“저 아래에는 뭐가 있지?” 나는 궁금해서 견딜 수가 없어 물었다.


“힘.” 리나니일은 내 쪽을 보지도 않고 대답하며 길을 내려갔다.  “제가 찾던 힘이 있어요.  저는 제 사람들을 걱정하고 있지만, 제게는 그 사람들을 원하는 만큼 보호할 수 있는 힘이 없어요.  하지만 이곳에 잠들어 있는 힘이라면, 사람들을 위한 안식처를 만들어낼 수 있을 거예요. 아마도.  이곳은 우리 민족에게 전설로 내려오는 곳이고, 저는 오랫동안 이곳을 조사해 왔었죠.  그리고 오늘, 저는 기필코 이곳에 잠든 힘을 손에 넣을 거예요.”


“그럼, 왜 내 도움이 필요한 거야?”


그녀는 대답하지 않고 계속 발걸음을 옮겼다.  우리의 눈앞에 갈림길이 나타나자, 리나니일은 망설임 없이 왼쪽 통로로 들어갔다.  길은 지하 깊숙한 곳까지 이어져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무너진 잔해 때문에 길이 막히게 됐지만, 리나니일은 마법으로 손쉽게 길을 뚫었다.


우리는 거대한 동굴을 지나갔고, 그때 나는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을 느끼고 재빨리 참월검을 뽑았다.  몸뚱이에서 떨어져 나온 팔다리 같은 것이, 아니면 거대한 벌레처럼 생긴 것이 애처롭게 몸을 비틀면서 우리 쪽으로 다가왔다.  리나니일은 그것에게 화염 폭발을 쏘아냈고, 그것은 꽥 소리를 내고는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무언가가 또 움직였다. 수도 없이 많이.  얼음 절벽에서, 벽에 난 구멍에서, 그리고 천장에서 그 벌레 같은 생명체들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왔다. 그 구더기 같은 몸뚱이들은 일사불란하게 펄떡이면서, 송곳니가 두드러진 아가리를 벌리며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리나니일은 화가 난 것처럼 신음하더니 밀려오는 벌레 군단에게 불꽃의 파도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나는 그녀의 등 뒤를 지키면서 놈들의 연녹색 살점을 베어내고, 놈들의 대열에 번개 줄기를 쏘아냈다.  벌레들은 일 분도 채 버티지 못했다.


발로 벌레의 시체 하나를 쿡 찌르자, 형체가 무너져 내리더니 질척한 액체로 변했다.  “뭐 이런 게 다 있지?”  나는 리나니일을 쳐다보며 그녀가 뭔가 설명을 해 주길 기대했지만, 그녀는 그저 발걸음을 재촉했다.  나는 검을 쥔 채로 다음번 공격을 경계하면서 그녀의 뒤를 따랐다.


동굴의 끝에는 얼음 벽이 길을 막고 있었다.  리나니일은 카르'크룰의 반지를 앞으로 치켜들었고, 그러자 반지에 박힌 보석이 불길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얼음은 천천히 녹아내렸고, 조금 더 작은 방으로 통하는 통로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하묘실처럼 생긴 안쪽 방은 추웠고, 온 사방이 매끄럽고 반들거리는 얼음으로 덮여 있었다.  벽은 네모 반듯하고 깔끔했으며, 태곳적에 만들어진 대리석 기둥들이 방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었다.  기둥과 벽들에는 모종의 룬과 기호들이 새겨져 있었다.  조금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았지만, 이제껏 살아오면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것들이었다.  “여기는 뭐 하던 곳이야?” 리나니일 쪽으로 몸을 돌리며 물었다.  “쉐르'툴 유적보다도 오래된 것 같은데.”


그녀는 벽 속의 문을 찾으려 벽을 더듬었다.  “여긴 쿠에코르자라는 신의 신전이에요.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 이름을 기억할 수가 없는 어떤 종족의 신이었죠.  그 종족은 우리 종족이 태어나기 한참 전에 쉐르'툴에게 죽어 없어졌어요.  그들은 쿠에코르자를 위해 이 신전을 지었고, 마지막 남은 생존자도 이곳에서 자신들의 여신을 지키다가 죽게 되었죠.”


나는 경외심을 품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지금까지 수많은 쉐르'툴 유적들을 탐험했었지만, 이런 것은 본 적이 없었다.  건축 기법은 단순하면서도 우아했다.  모든 것에 야성의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었다.  나는 리나니일이 조사하고 있던 문 쪽으로 돌아섰다.


그녀는 그 문을 열어 보려 하고 있었지만 아무리 보아도 생각처럼 잘 되지 않는 것 같았다.  “열쇠가 있네, 이걸 여는 퍼즐 같은 게,” 그녀는 그렇게 중얼거렸다.  “하지만 있어도 풀 수가 없겠지, 너무 오래전이라 다 잊혔을 테니까.”  그녀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끙 하는 소리를 내며 뒤로 물러섰다.  그러고는 지팡이를 겨누고 마법으로 문을 폭파했다. 바위로 된 문은 완전히 산산조각났고 다음 방으로 통하는 길이 거칠게 열렸다.


그다음 순간, 여러 가지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나는 저 멀리서 어떤 에너지가 고동치는 것을, 이제껏 느껴본 적이 없는 어마어마한 힘이 쇄도하는 것을 느꼈다.  리나니일은 그 힘에 온 정신을 기울였다.  하지만 갑자기 주변에서 무엇인가가 움직이는 것 같은 소음이 들려왔다.  우리가 들어왔던 동굴 쪽에서 수많은 무언가가 울부짖는 소리가 들려왔고, 우리 발밑의 땅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곧이어 천장이 무너지더니, 실로 끔찍한 생물들이 쏟아져 나왔다. 얼굴이 매끄러운 삼각형 모양이었고 팔다리에 가시가 돋쳐 있는 괴물들이었다.  그러는 와중에 흔들리는 땅에서는 빛으로 이루어진 유령 같은 기묘한 존재가 솟아났는데, 팔다리가 있어야 할 위치에는 기다란 촉수가 달려 있었다.  그리고 내가 놈들에게 달려들려는 찰나에, 나는 우리가 지나왔던 동굴에서 그 벌레들이 다시 되살아난 것을 보았고 그것들은 이제 한데 뭉쳐 역겹고 거대한 덩어리가 되고 있었다.


나는 그 유령 같은 존재를 베려 했지만 내 검은 그 형체를 그냥 통과해 버렸고, 내가 불꽃을 일으켜도 별 효과가 없어 보였다.  그것은 나를 향해 촉수를 들어올렸고, 촉수에서는 강렬한 광선이 뿜어져 나와 내 가슴을 꿰뚫고 살점을 불태웠다.  나는 뒤로 물러서면서 그것에게 냉기의 파도를 쏘아냈고, 그러자 촉수가 잘려나갔고 그것은 뒤로 밀려났다.  한편 리나니일은 가시 돋친 괴물 하나를 잿더미로 만들어버렸지만, 그녀의 마법 보호막은 다른 괴물들의 공격으로 부서지고 있었고, 천장에서는 괴물들이 더 많이 쏟아지고 있었다.  입구 쪽에서는 벌레 덩어리가 밀어닥치고 있었고, 마구 꿈틀대는 몸뚱이에 붙은 아가리들에서 지글거리는 산성액이 뿜어져 나왔다.


적들이 너무 많이, 또 한꺼번에 달려들어서 하마터면 그 좁은 방 안에 포위당할 뻔했다.  “이쪽으로!” 리나니일이 소리쳤고, 그녀는 자기가 박살낸 바위 문 쪽으로 달려 나갔다.  나는 그녀를 쫓았고, 벌레들을 베고 찢으며 가시 돋친 괴물 하나에게 번개 줄기를 쏘아 그 머리통을 산산조각냈다.  괴물은 계속 날 공격하려 했지만 난 놈의 공격을 쳐내면서 그 팔을 베어버렸고, 칼춤을 추다시피 하며 끝내 통로 끝에 다다랐다.  곧바로 왔던 길로 몸을 돌려 해일을 불러일으켰고, 통로를 쓸어버리면서 그 공포체 놈들을 밀어내고 탈출했다.


내가 리나니일 옆으로 뛰쳐나가자 그녀는 지팡이로 땅을 내려찍었고, 바위로 된 기둥을 세워서 입구를 막았다.  반대편에서 뭘 때려 부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지만, 당분간은 안전할 것 같았다.  “저것들은 다 뭐야?!” 나는 그 탁 트인 동굴에 다른 생명체가 없는지 살피면서, 믿기지 않는다는 말투로 물었다.  넓은 공간이었지만 모든 것이 고요했고, 다른 출입구도 없었다.


“아마크텔의 자식들이에요.” 그녀가 침착하게 대답했다.  “토막난 신이 사슬을 끊고 풀려나고자 하고 있어요.  하지만 그러기에는 힘이 부족하죠...  그리고 이곳, 어둠 속 잊혀진 땅에 그가 찾고 있는 힘 중 하나가 있어요.”


“그럼 여기는?  대체 어떤 끔찍한 힘이 잠들어 있길래 너도, 그 공포체들도 그걸 찾고 있는 거야?!”


“쿠에코르자.” 그녀가 말했다.


“쿠에코르자?  그... 그 신?”  난 내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쉐르'툴에게 죽었다면서?”


“네, 그랬었지요.  하지만 죽은 신이라 해도 힘은 있어요.  뒤를 보세요, 아라니온.”


나는 리나니일이 내게 뭘 보여주고 싶은 건지 궁금해하며 몸을 돌렸다.  그걸 단번에 알아보지는 못했지만, 이내 그 정체를 깨닫고 충격을 받아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이 거대한 동굴 끝의 벽은 그냥 벽이 아니었다.  벽은 두꺼운 얼음층으로 덮여 있었지만, 그 뒤쪽의 중심부에는 거대한 노란색 눈알이 하나 박혀 있었다.  그리고 그 눈알 주변에 있던 거대한 형체도 볼 수 있었다.  검회색 피부가 불룩한 머리통을 덮고 있었고, 머리에는 크게 말린 뿔 세 개가 붙어 있었으며 그 아래에는 팔다리가 여섯 개 달린 길고 두꺼운 몸통이 있었다.  정말 끔찍할 정도로 고요했고 또 오싹할 정도로 오래된 것이라, 그건 예전에 살아 움직였던 무언가라기보다는 차라리 바윗돌에 더 가까워 보였다.  나는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지만, 느낄 수는 있었다.  그 시체는 여전히 힘을 품고 있었다. 내가 그때까지 느껴본 것들과는 전혀 다른, 그런 터무니없는 힘을.


“이게 그거예요.” 리나니일이 말했다.  “마즈'에이알에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신의 시체 중 하나죠.  그리고 저는 이제 그 힘을 손에 넣을 것이고.”


“이건 미친 짓이야!” 내가 외쳤다.  “이게 안전한지 어떤지 모르잖아.  실제로 네게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지도 모르고!”


그녀는 음침하게 씩 웃었다.  “그래요, 전 아무것도 모르죠.  그래서 당신을 여기까지 데려온 거예요.”  내가 혼란스러운 눈치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다시 웃었다.  “당신은 아직도 자기가 왜 여기까지 왔는지 모르고 있어요.  절 지켜달라고 데려온 줄 알았나요?  그 공포체들을 저 혼자서 처리 못 할 거라 생각한 건가요?  그럴 리가. 당신을 데려온 이유는 따로 있어요.  제가 이 시체를 흡수하고, 그 힘을 제 걸로 만들게 되면, 저도 제가 어떻게 될지 정확히 몰라요.  죽게 될 수도 있겠죠.  어쩌면 미쳐버리거나, 뭔가 끔찍한 존재로 변해버릴 수도 있고.  만약 그렇게 된다면, 아라니온, 제가 아는 한에선 절 죽일 수 있을 만큼 강한 사람은 당신뿐이에요.”


그 말은 마치 내 가슴에 날아와 꽂히는 것 같았다.  "널 죽이라고...?  내가 어떻게 널...”


“죽여야만 해요!” 그녀가 단호하게 말했다.  “당신이 한 짓을 생각해 보세요... 당신이 제 삶에 안긴 고통을 생각해 보라구요...  당신이 진 빚을 갚을 때에요.”  그녀의 눈동자 속 깊은 곳에서 여러 감정들이 혼란스럽게 소용돌이치는 것을 보았다.  자신에게 닥쳐왔던 고통과 괴로움, 자신의 삶을 망친 자들을 향한 증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죄책감과 부끄러움 - 그리고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여전히 남아있던, 우리가 함께 나누었던 사랑의 흔적을.  나는 손을 뻗어 그녀의 부드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었고, 그대로 그녀의 얼굴을 가볍게 받쳤다.  내가 가까이 다가가자 그녀는 눈을 감았고, 서서히 입술을 가져다 대자 그녀는 고개를 위로 기울였다.


“안 돼요!” 그녀는 갑자기 소리쳤고, 나를 뒤로 밀쳤다.  “안 된다고요!”  그녀는 재빨리 내게서 등을 돌렸다. 한쪽 뺨을 타고 눈물이 한 줄기 흘러내리고 있었다.  “세상은 변해버렸어요, 아라니온.  제겐 사명이 있어요.  그리고 그 사명은 저 혼자서 짊어져야만 해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지팡이를 쥐고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얼음벽 속에 갇혀서 공허한 시선을 보내고 있는 거대한 눈을 향해서.  나는 그녀를 뒤쫓아 달렸지만 그녀가 더 빨랐다. 그녀는 벽으로 뛰어들더니 지팡이를 얼음 벽에 꽂아 넣었고, 이내 신의 눈 한가운데를 꿰뚫었다.


엄청난 굉음과 함께 얼음에 금이 갔고, 거대한 노란색 눈이 맥동하기 시작하더니 눈부신 빛의 구체로 변하며 폭발했다.  새하얀 빛과 얼음 조각들이 동굴을 가득 채웠고 나는 제자리에 멈춰 서서 눈을 가렸다.  리나니일의 모습은 간신히 보일 뿐이었다. 그녀는 빛에 둘러싸인 채로 한 손으로 지팡이를 붙잡고 버티고 있었고, 다른 쪽 손을 앞으로 내밀고 있었다. 머리칼과 로브가 뒤쪽으로 휘날렸다.  천천히, 또 대담하게, 그녀는 신의 눈이 있었던 빛의 구 중심에 손을 대어 감쌌고, 다섯 손가락의 그림자가 동굴 안에서 마구 춤을 추었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그 손을 꽉 쥐었다.


동굴이 통째로 요동쳤고, 그녀의 지팡이는 산산조각났으며, 얼음벽은 순간 갈라져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죽은 신의 시체는 무너져 내려 은빛을 띠는 물결이 되었고, 끔찍한 포효를 지르며 리나니일에게로 쏟아져 그녀의 로브를 갈가리 찢고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방대한 에너지가 온몸을 파고들자 그녀는 허공으로 떠올랐고, 팔다리는 쭉 펴졌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려는 듯 입을 벌렸지만 입에서는 비명 대신 빛이 터져 나왔고, 두 눈과 귀에서도 빛이 쏟아졌다.  동굴은 위험할 정도로 흔들렸고 벽과 천장에서 바윗돌들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초 지나지 않아 모든 것이 가라앉았다. 신의 시체는 완전히 흡수되었고, 리나니일의 안광은 사라졌다. 그녀는 돌멩이가 떨어지듯 땅으로 떨어졌다.


그러자 공포체들이 밀려 들어오기 시작했다.  동굴이 무너져 내리면서 막혀 있던 입구가 뚫리게 된 것이었다.  놈들은 리나니일이 쓰러진 곳으로 곧장 달려가기 시작했다.  “안 돼!” 놈들을 막아서며 나는 울부짖었다.  “순순히 보내줄 것 같아?!”


나는 가시 돋친 괴물 한 놈의 머리를 베어버리고, 리나니일이 있는 곳으로 물러선 다음 불길의 벽을 만들어내 나머지를 가로막았다.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숨도 쉬지 않고 있었다. 죽은 것처럼 보였지만 확인할 틈이 없었다.  촉수 달린 빛의 존재가 내가 지른 불길을 아무렇지도 않게 통과했고, 나는 검에 번개를 두른 다음 그 괴물의 몸뚱이에 꽂아 넣었다.  놈은 내 가슴팍에 빛을 쏘아냈고 나는 피를 토했지만, 그러는 와중에 검을 더 깊이 밀어 넣고는 마법 에너지를 폭발시켜 놈을 갈가리 찢었다.  가시 돋친 괴물들이 더 많이 다가왔지만, 나는 발밑을 조심하면서 왼쪽 놈의 공격을 쳐내고 오른쪽 놈에게 불꽃의 파도를 쏘았다.


이제는 벌레떼가 벽을 부수고 들어왔고, 빛나는 공포 두 체와 무슨 어둠과 악몽을 다루는 악귀 같은 것들이 다가왔으며, 그 뒤쪽으로 다른 괴물들도 밀려오는 걸 볼 수 있었다.  광선이 날아들자 나는 보호막을 사용해 막아내고, 서리 구체를 쏘아내 반격했다.  빛으로 된 존재 하나가 쓰러졌고 다른 놈들은 움직임이 굼떠졌다.  어둠의 괴물은 빠르게 다가왔고, 벌레떼도 멀리 있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검으로 바닥을 긋고 열기를 흘려보내서 바위를 용암 웅덩이로 만들었다.  어둠의 괴물이 가까이 오자 놈에게서 끔찍한 한기가 느껴졌다.  나는 필사적으로 놈을 베었고, 그러자 놈은 창처럼 날카로운 팔다리를 내 가슴팍에 쏘아냈고 내 힘을 모두 빨아내려 했다.  우렁찬 함성과 함께 나는 검에서 불길을 뿜어냈고 그러자 놈은 폭발해 산산조각났다.  벌레떼는 용암 바닥을 정면으로 돌파하려 들었고, 상당수가 불타면서 끽끽거리는 소리를 냈지만 그러면서도 빠른 속도로 내게 달려왔다.  나는 검의 손잡이를 고쳐 잡고 딱 맞는 거리에서 정확한 일격을 꽂아넣으려 했지만, 그 순간 빛으로 된 창이 내 한쪽 다리를 꿰뚫었고 나는 비명을 지르며 무릎을 꿇었다.  그러자 벌레떼가 내 쪽으로 돌진했고, 나는 놈들 깊숙이 검을 찔러넣었지만 벌레들은 내 팔을 타고 기어와서, 산성액이 뚝뚝 떨어지는 이빨로 내 살을 물어뜯고 이어서 목을 노렸다.  나는 왼팔로 불꽃으로 된 장막을 불러내어 다른 쪽 팔에 덮어씌웠고, 내 팔과 함께 벌레들을 싹 불태웠다.  벌레들은 서서히 도망치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빛으로 된 존재가 그 촉수에 눈부신 빛을 담은 채로 측면에서 다가오고 있었고, 가시 돋친 공포체 셋이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내 오른팔은 불살라졌고 왼다리는 꿰뚫려 있었으며, 갑옷은 구멍투성이었고 남은 마나도 고갈되어 가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이 악물고 결의를 다졌다 - 여기서 도망칠 수는 없었다.  나는 검을 꽉 움켜쥐고, 벌레떼를 향해 돌진했다.


벌레떼가 불꽃을 뿜어내며 폭발했고, 강렬한 힘과 화염의 격류가 온 동굴을 휩쓸었다.  다른 공포체들은 즉시 잿더미가 되었고, 심지어 빛으로 된 존재들마저도 불타올랐으며 놈들은 불꽃에 찢겨나가면서 낮은 소리로 비명을 질러댔다.  나는 이 엄청난 불길이 어디서 나온 것인지 모르는 채로 숨만 몰아쉬었고, 이내 주변을 둘러보다 리나니일을 발견했다.  그녀는 당당하게 서 있었고 입고 있던 로브는 모두 불타 없어져 있었는데, 불꽃들이 그녀의 피부 위에서 춤을 추고 있었고 눈동자에서는 밝은 빛이 쏟아지고 있었다.  뜨거운 열기가 그녀에게서 뿜어져 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변함없이 검을 꽉 쥐고 있었다. 눈앞의 그녀가 내가 알고 있던 그 리나니일이 맞는 건지, 아니면 죽은 신과 융합하여 새롭게 태어난 무언가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고, 그녀가 그렇게 냉혹하게 웃는 건 그때 처음 보았다.  “난 참 어리석었구나,” 그녀는 거의 혼잣말하듯 말했다.  “날 막아야 할 때를 대비해서 당신을 데려왔었지.  하지만 이제 보니...  내 힘은 당신의 힘을 아득히 넘어서네요.  상대도 안 됐겠는걸!”  그녀는 웃음도 한숨도 아닌 어중간한 소리를 냈다.  “아, 하지만 걱정할 필요 없어요.  나는 변함없이 저예요.  완전히 똑같진 않지만.  고통과 희생을 견뎌내고, 저는 드디어 바라던 힘을 손에 넣었어요.  제게 필요하던 그 힘을.”


나는 검을 내려놓고 깊게 숨을 내쉬었다. 안도감과 두려움이 한데 뒤섞여 엄습했고, 전투의 아드레날린이 떠나가면서 실로 피곤했다.  리나니일 쪽을 훑어보니 그녀의 창백한 피부는 이제 은은한 빛을 내고 있었고, 그녀의 눈동자는 에너지와 활력으로 충만했다.  나는 그녀가 그 신에게서 단순한 힘뿐만이 아니라, 신의 불멸성마저 취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는 이제 그 누구에게도 허락되지 않는 금단의 힘을 손에 넣었고, 또한 그 힘은 이제 오직 그녀만의 것이 되었다.


“이제 어쩔 거야?” 나는 조용히 말했다.


“이제, 당신은 집으로 돌아가세요.  저는 제 집을, 저와 제 사람들을 위한 안식처를 지으러 갈 거예요.”


“우리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녀는 슬픈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요.  아닐 수도 있고.  세상은 예상보다 빨리 변하는 법이죠.  하지만 우리가 다시 만나게 된다면, 아직은 존재하지 않는 곳에서 만나게 될 거예요.  앙골웬이라는 이름의 도시에서.”  그녀는 한쪽 팔을 들어올리고 그야말로 터무니없는 마법 에너지를 쏘아냈다. 보랏빛 광선이 동굴의 천장을 그대로 뚫고 지나가 바위를 갈랐고, 일 킬로미터 반 위의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태양빛이 그대로 쏟아져 내려와 리나니일의 나긋나긋한 몸을 비추었다.  그 기나긴 밤이 시작되고 나서 벌써 몇 시간이 지나간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녕히, 아라니온.” 그녀는 하늘로 떠오르며 그렇게 말했다.  그러더니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 시야에서 사라졌다.


나는 차가운 돌 위에 누워서 잠시 쉬었고, 천천히 상처들을 치유하면서 힘을 되찾았다.  나는 어젯밤부터 있던 일들을 떠올리며, 마즈'에이알의 모든 종족이 겪고 있는 시련들을 되새겨 보았다.  전쟁, 역병, 그리고 죽음이 모두를 평등하게 위협하고 있었다.  이제 리나니일은 그런 것들을 모두 초월한 것일까?  불멸이라는 것이 그녀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


우리 민족이 떠오른 건 바로 그때였다.  오래전부터 우리들은 불멸을 좇아 왔었다.  우리의 선대 지도자들은 그것에 집착했지만, 그건 허영심과 자만, 그리고 죽음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만약 우리 모두가 불멸성을 갖추게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게 될까?  불멸의 삶을 살게 될 우리는 세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갖가지 분쟁들과 전쟁에서 자유로워질 수도 있을 것이었다.  다른 종족들이 벌이는 사소한 다툼과 자존심 싸움을 넘어서는 관점을 선사해 줄 것이었다.


나는 얼음과 바위를 파헤쳤고, 희미하긴 했지만, 죽은 신 쿠에코르자의 잔해를 찾아낼 수 있었다.  나는 잔해를 가능한 한 끌어모았고, 엘발라로 돌아가는 긴 여정을 마칠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내 연구실로 돌아가, 몇 년 동안 연구한 끝에 그 비밀을 풀어냈다.  그렇게 우리 종족은 불멸자가 되었고, 그때부터 이 세계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종족과 관계를 끊고, 전쟁에 참여하지도 않은 채로, 생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존중하게 되었다.  이후 장작더미의 시대에 이르러, 포식자 가르쿨이 우리 도시의 관문을 공격해 오자 우리는 대규모의 전쟁을 다시 한 번 일으켰고, 나는 가르쿨에게 맞서기 위해 전장으로 달려 나갔다.


하지만, 아아, 그건 또 다른 이야기다. 실로 수많은 이야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 참으로 길고 풍부한 내력을 가진 마즈'에이알의 이야기 중 하나에 불과하다...


와! 씨발 1만 글자!


아무튼 마법폭발 연대기마저 검수가 끝나서 톰죽 전체 로어 1차검수가 종료됨


로스트랜드인지 타르에이알인지 하는 새 디엘시에는 이딴 좆같은 로어가 없었으면 좋겠다


아무튼 이제 미뤄뒀던 픽다트/몹들 설명/스킬 설명 검수하러감 톰ㅡ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