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멍때리다가 미라는 왜 이렇게 된걸까 생각해봤음 요즘 미라는 음저, 고통 면역에 독저 빼면 이점 이라곤 하나도 없는 쓰레기 종족임, 근데 사실 미라도 옛날에는 디메리트만큼 메리트도 있었음 나는 미라가 어느 순간부터 이렇게 디메리트뿐인 병신 종족이 된건지 알아보고 싶어져서 이 글을 써봄


1. 오리던크 ~ 0.21 패치 이전


이때도 미라는 병신 종족이 맞았지만 나름 뽕맛이 있는 롤로 치면 나서스 같은 왕귀 종족이었음

이땐 던전에서 몹이 리젠 됐는데 미라는 구데기같은 적성과 물약 섭취 불가를 특정 층에서 존버타며 자기보다 약한 적만 노리는 그야말로 강약약강의 화신이면서

노가다로 모든 부조리를 극복하는 돌죽에서 혼자 리니지하는 컨셉의 종족이었음


나도 그 이질감과 어릴때 넥슨게임 즐기던 초딩 감성에 꽂혀 미라를 시작했음 물론 노가다가 너무 과해서 항상 초반에서 말도 안되게 강한 몹을 만나서 죽고는 했음


이야기가 좀 딴데로 샜는데, 아무튼 미라는 애초에 리젠몹 잡으면서 노가다 뛰라고 만든 캐릭터였던거임ㅋㅋ


이런 미라의 최전성기는 오리던크에서 0.18패치까지인데, 0.18패치에 명석함의 목걸이 삭제 이후로 혼란빵 맞고 죽는일이 왕왕 생기기 시작함 하지만 혼란이 아무리 문제여도 아셴 믿거나 걍 메인 던전에서 존버타면서 스펙쌓고 섭던 밀면 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아니었음 근데 0.21 패치부터 미라는 끝임없이 나락으로 가기 시작함


2. 0.21 패치


이때부터 판데와 어비스를 제외한 모든 던전에서 리젠이 없어짐 미라는 어쩔 수 없이 다른 직업들처럼 한층 한층 탐색이 끝나면 내려가야 했음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개발진은 몹의 리젠이 사라지면서 층계마다 획득 총 경험치를 맞추기 위해 그에 맞는 몹이 배치 되도록 설정했는데, 이게 다이스가 잘못터지면 한 두 마리의 몬스터가 경험치를 다 받아가면서 1층 놀버드, 2층 물뱀같은 상황이 펼쳐 지게됨

그리고 미라는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엔 너무나 나약한 직업이었고, 초반 층에서 대가리가 깨지고 느린 성장 속도 때문에 끊임없이 고통받게됨


물론 이 패치가 부조리하긴 해도 게임을 조진 패치는 아니었음, 코드 꼬여서 이상하게 몹 수준이 높아지긴 했지만, 미라도 한 층 정도는 스킵하고 겜 진행할 수 있었고, 0.21 이전 로그라이크 게임 특유의 현실성 때문에 생기는 불편한 부분들이 없어지면서, 특정 신의 보조를 받으면 노가다가 가능한 어비스까지 충분히 진행할 수 있었음

나도 이 패치 이후로 미라클을 성공함


미라는 이 이후로도 변화의 물결에 휩쓸리며 끊임없이 고통받았지만, 하나 남은 정체성 만으로 정신승리 하면서 끝까지 버틸 수 있었음, 그 패치가 되기 전까진


3. 0.26 패치


만복도가 삭제되면서 미라의 이점은 완벽하게 사라짐, 더 이상 미라를 할 이유가 없어진것임

나는 이때 나라잃은 김구처럼 흐느꼈음 이제 미라는 아무런 이점이 없어졌기 때문임 나는 이때 김치죽과 다운죽으로 도망갔지만 솔직히 만복도 조져 놓으니까 스프리건이나 트롤 고자그같은 것도 보이고 재밌길래 걍 복귀함ㅎㅎ


4. 결론


나는 패치노트를 보면서 간접적 패치로 방치된 한 종족이 어디까지 망가질 수 있는가를 볼 수 있었음 그리고 미라는 이제 오리던크 시절, 로그라이크 게임의 기본 플레이 방식을 부정하던 사도 캐릭터가 아니라 단순한 제약 플레이용 똥구더기 종족으로 변모했음


그럼 이 글은 사도 플레이를 잃은 미라에게 새로운 이점을 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쓴 글인가?라고 한다면 처음엔 그랬음, 하지만 나는 여기서 한가지 고백을 하자면, 돌죽을 접고 방황하던 중 오리던크 시절부터 심장을 간질이던 근원적 질문을 입에 내뱉고 말았고, 이것이 내가 삭제죽에 복귀한 이유이며 이 글을 쓰게된 이유임


그것은 '모든 미라 유저는 사도이며 힙스터이고 어차피 미라가 똥구더기라 한 것 아니냐?'임


나는 주절주절 미라가 하향된 것에 슬퍼하며 약캐 코스프레를 하는 성능충이 아님, 그냥 이 종족이 너무 구리고 쓰레기같아서 행복하고 즐거운 힙스터에 불과하단 사실을 깨달았음


미라는 이제 제약 플레이용 똥구더기 종족이지만 나는 처음부터 이 구더기같은 성능을 가진 미라를 사랑했으며, 사랑하고, 사랑할것임.


이 말을 끝으로 글을 끝맺기로 함. 하나 둘 셋 미라야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