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마법의 도구라고 소문난, 어쩌면 단순한 전설에 불과할지도 모르는
조트의 오브... 그것이 잠들어있는 던전.
그 끝층이 어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애초에 들어가서 살아 돌아왔다는 사람은 극히 일부였고
그나마도 살아서 나왔다는 사람들은, 대부분 모험가들이 모인 술집에서 공짜술을 마시기 위해
자신의 현란한 입담으로 그럴듯 한 모험담을 지어내는 술꾼들에 불과했다.
가질수만 있다면 이 세상을, 아니 어쩌면 한 차원을 그야말로 내 마음대로 다룰 수 있을지도 모를
그렇게 강력한 보물이 잠들어 있다는 소문은 많은 호기심 넘치는 모험가, 명예를 쫓는 전사, 철없는 마법사, 그리고 일확천금을 노리는 도적들을 불러들였지만
막상 그 안에 선뜻 들어서려 하는 사람들은 또 그리 많지 않았다. 다들 가장 가까운 마을의 술집에서
'정보를 모은다.'라는 명목으로 무언가 하나 걸려드는 소식이 없나 기웃거릴 뿐...
사실 던전이 가진 무시무시한 소문과 실제 생존자가 거의 없는 점 등, 던전이 가진 위험성을 생각해보았을 때
근처에 접근할 수 있는건 오직 진짜로 용기있는 자, 혹은 이미 목숨을 내다버리기로 작정했거나, 그것도 아니면 날 때부터 미친놈들 뿐이었으리라.
그리고 오늘 이 곳에 한 이형의 존재가 당도했다. 그것은 확실히 인간 혹은 그 비슷한 존재도 아니었다.
8개의 다리를 가진 문어종족인 옥토퍼드... 만약 주변의 모험가들이 그 모습을 보았다면
던전의 괴물이 튀어나왔다고 소란이 일어나거나 죽임을 당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지능을 가진 일견 맛있어 보이는 문어에게는 나름대로 믿는 구석이 있었으니
아주 능숙하진 못 해도 자신의 몸 일부를 독화살로 바꾸어 쏘는 'Sting'이라는 필살의 마법을 장전하고 있었고
설령 상대가 독 저항을 가진 물건으로 자신을 보호하고 있다고 해도
다소 피해를 입을것을 감수하고 근접전에 돌입해
8개의 다리에서 나오는 강력한 힘으로 일단 쥐어짜기만 하면, 그 누구라도 능히 쓰러뜨릴 수 있다.
그렇게 자신하고 있던터였다.
하지만 문어의 목적은 모험가들의 달콤한 살점이 아닌, 던전에 들어가서 전설의 오브를 찾는 것... 그렇게 해서
이 세상을 옥토퍼드들이 지배하고 자신은 신이 되는 것, 그것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불필요한 마찰은 필요없으리라. 야밤의 어둠속에 몸을 녹인 문어는
던전입구 근처에 삼삼오오 모여서, 차마 들어가지는 못 하고 불을 지피고 앉아 이야기만 하고 있는 무능한 멍청이들 사이로 나아갔다.
태어날 때 부터 갖고있던 뛰어난 잠행기술로(stealth+4), 주변의 아무도 모르게 던전속으로 미끄러져 들어간 것이다.
누군가 그를 발견하고 소리를 친 것도 같지만...(tt)
일단 계단을 타고 던전으로 내려온 순간, 마치 현실 세상과는 완전히 단절된 듯 밖에서의 모든 소리는 완전히 차단되어버린다.
문어는 비로소 이곳에 정말로 강력한 마법적인 힘이 작용하고 있음을 실감하게 되었고
비로소 던전의 압도적인 정적앞에서, 무한한 공포와 강력한 괴물들에게 홀로 맞서야함을 깨달았다.
문어는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았고, 이내 자신이 생각했던 것 과는 사뭇 다른 모습임을 알게 되었다.
당연히 돌과 흙바닥밖에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던전의 풍경은
마치 들어오는 이를 환영하기라도 하듯이, 던전의 입구를 중심으로 마법진처럼 주변에 물 웅덩이가 선을 그리며 파여있었던 것이다.
의아함도 잠시, 어차피 나아가야 한다면 기다릴것도 없다.
문어는 정면을 향해 망설임없이 몇 발자국 이동한다. 하지만, 이곳에 무슨 위험이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니 그는 최대한 은밀하게 이동하였다.
어지간히 뛰어난 시,청각 능력이 없고서는 도무지 알아챌 수 없을만큼 미끄럽고 조용한 움직임... 주변에는 어떤 소리도 없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스르륵, 무언가 움직이는 소리가 들린다. 신경을 곤두세우던 문어는 상당히 놀랐지만, 그 정체를 확인하고는 바로 안도한다.
볼파이손... 비록 야생에 있는것들보단 조금 크긴 하지만, 그의 상대는 아니었다.
하지만 벌써부터 상처가 나서 좋을것도 없으니, 원거리에서 필살의 마법 Sting을 이용해
비단구렁이를 처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잘만 된다면 몇점의 고기를 획득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
문어가 몇마디 주문을 외우자, 이내 그의 촉수 끝에는 강력한 독침이 형성되어 구렁이를 향해 곧장 나아갔다.
구렁이를 향해 날아가는 독침의 일격... 구렁이는 피해내지 못 했다.
샤아악!! 하는 단말마와 함께, 엄습하는 고통을 느끼며 일격에 죽음을 맞았다. 하지만 그 순간 문어는 자신의 실수를 깨닫는다.
이 소리를 듣고 자칼이 두마리 나타난것이다. 놈들은 구렁이의 시신에 잠깐 관심을 가졌지만, 이내 훨씬 더 크고 맛있는 문어가 있음을 확인하고 덤벼들 자세를 취한다.
자칼은 던전 밖에서도 무리를 지어 사는 동물... 이 두마리의 자칼이 끝일리가 없다.
그렇게 판단한 문어는, 잠깐의 고민끝에 이 두마리를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고 몸을 숨기기로 마음먹는다.
더 생각할 겨를도 없이 자칼은 빠르게 접근하고 있었다. 문어는 필살기 Sting을 다시한번 장전하여
자칼을 향해 날렸다.
하지만 상대는 구렁이보다 훨씬 민첩한 자칼인데다 또 막상 실전 경험은 거의 없었던 애송이인, Lv.1의 독술사였던 문어는
갑작스러운 자칼의 등장에 어느정도 당황한 기색을 숨길 수 없었고, 따라서 냉정하게 조준하는것은 불가능했다.
결국 그의 목숨과도 같은 필살기 Sting 마법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이제 남은 마력은 단 1...
문어는 다시 한 번 고민한다. 그리고 결정한다. 남은 마력 1으로 Sting을 한 발 더 발사해 자칼 한 마리를 중독시켜 죽이고...
나머지 하나는... 꽤 아프겠지만, 혹은 재수없으면 내가 먼저 당할수도 있지만... 피해를 감수하고 강력한 촉수조이기로 처리한다.
그리고 입구 근처 물 웅덩이로 재빠르게 몸을 감추는 것,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 계획을 실행하는것이 이내 불가능해졌음을 깨닫는다. 방금전 전투의 소음으로 인해
자칼들의 나머지 가족들이 집합 한 것이다. 이제 자칼은 무려 5마리...
설령 만전상태(MP3)의 문어였다고 해도, 이 숫자의 자칼을 감당하는 것은 도저히 불가능하다.
이제 남은 선택은 하나뿐이다. 장렬하게 싸우다 죽는 것... 그에게는 포션도, 스크롤도, 마법봉도, 강력한 무기도 아무것도 없었다. 맨몸으로 싸우다 뜯어먹히는 것이
그의 마지막 선택지일 뿐이었다. 아까 그 비단구렁이처럼 자칼들의 먹이가 되리라.
만약 상냥한 자칼들이 뼛조각이라도 남겨준다면, 여기 다시 들어올 멍청이들에게 좋은 경고가 될 수 있겠지...
하지만 잠깐, 생각해보니 문어의 뒤에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던전의 출구가 있었다. 그렇다, 그는 입구에 들어와 몇 발자국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끔찍하고 좆같은 위기에 처하게 된 것이었다. 문어가 지금 서 있는 곳에는 여전히 던전의 바깥에서 흘러들어오는 달빛이, 입구 근처의 물 웅덩이에 비쳐보였다.
아직 살아남을 기회는 있다...
기세좋게 들어온 것 치고는 꽤나 추하고 부끄러운 후퇴지만, 들어왔던 던전 출구를 향해 전력으로 기어가
탈출해서,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이것만이
이 문어가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밖에는 아직도 모험가놈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것은 알 바 없다..
이 자칼들과 싸운다면 남은것은 그야말로 개죽음. 하지만 밖으로 나가서 살아남을 수 있다면...
살다보면 기회는 반드시 또 찾아오게 되는 것이다. 밖에서 더 많은 실력을 쌓아서, 던전에 다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리고 던전에 돌아오지 않고 평범하게 옥토퍼드 사회에서 살아가더라도
적어도 이런 차가운 던전 바닥에서 자칼들한테 뜯어먹혀 죽는 것 보다는
훨씬 나을것이었다. 그래, 그 어떤 결과가 기다린다고 해도
지금 눈앞의 자칼들에게 먹히는 것 그것보다 심각하고 불행한 결과는 존재할 수 없다.
문어는 살아남기로 마음먹었다. 들어가자마자 다시 튀어나온 문어새끼가 있다고 욕 먹어도 상관없다.
던전은 애송이 레벨1 독술사가 감당하기에는... 자칼들의 협공이 너무나 강력했던 것이다. 이것은 불가항력이다...
문어는 전력을 다해 출구를 향해 기어갔다. 주변에 물 웅덩이가 있었던것은 그야말로 행운 그 자체였다.
입구 근처의 물 웅덩이 덕분에 자칼들의 이동이 다소 느려졌고, 놈들의 강력한 물어뜯기도 어느정도 방해를 받았던 것이다. 어쩌면 이것을 위해 주변에 누가 웅덩이를 파놓은 것인지도 모르지.
문어는 입구에 닿았고,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쳤다.
다행히 주변에 모험가놈들은 없었다. 드문드문 캠프파이어가 있긴 했지만 그의 존재를 눈치채지는 못 했다.
사실 문어가 들어갔다 나오는데 걸린 시간은 고작해야 1분하고도 9초에 불과했고, 여전히 주변은 어두웠다. 그가 들어갈 때 잠깐 누군가에게 들킨것도 같지만
이내 모험가놈들은 그것을 기분탓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즉, 완전히 발각된 건 아니었던 것이다.
들어올때와 마찬가지로, 문어는 어둠속에 몸을 숨긴 채 은밀하게 그곳에서 탈출했다.
그리고 고향으로 돌아가 독마법을 더 깊이 연성하였고, 가끔 던전에 다시 도전해볼까 생각도 했지만
1층이 그 정도이면 도대체 아래층, 또 그 아래층, 그리고 심층부는 도대체 어떤 곳인가... 이미 한번 맛 본 공포를 평생 간직하고 있었던 문어는
자신과 같은 수준의 존재는 그곳에 들어갈 자격도 없다고 현명한 판단을 내렸고, 따라서 다시는 던전으로 돌아가지 않았으며
기초적인 독마법을 가르치는 꽤 뛰어난 독마법 교사로 남아 문어사회에서 올그렙의 맹독성 휘광을 가르치며 그럭저럭 풍족하게 살다가 죽었다.
그는 비록 던전에서 조트의 전설적인 오브는 고사하고 금화 한 닢, 포션 하나, 심지어 두루마리 한개도 챙기지 못 한 채 완전히 빈손으로 허겁지겁 달아났지만...
가장 큰 교훈을 얻어서 돌아왔다. 바로 주제넘게 행동하지만 않으면... 나름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END-
실화에 기반했습니다.
그리고 제발 자칼 2층부터 좀 나오게 해라 진심 개같네 씨발...
입구컷ㅋㅋ - dc App
ㅋㅋㅋㅋ자칼 5마리는 못 참지
그나마 후진이라도 할수잇엇으니 살아남앗지만 구덩이에 들어갓더라면..
애미뒤진 돌발진 시발년들 1층에서 자칼떼 나오게 해놓고 지랄
전라재밌노 글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