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인간의 신을 에이얄에 강림시키는 것이 우리의 계획이다.
리난닐도 아라니온도 모두 과거의 실패에 매인 뒷방 늙은이일 뿐, 새 에이얄은 신세대의 손으로 이끌어나가야 한다.
주문폭발 세대의 적폐를 청산하고 신생 에이얄을...잠깐 거기 누구냐?"

하이피크 봉우리의 맨 꼭대기에서 비장한 표정으로 아에린과 대치하고 있던 엘란다르는 외쳤다.

세상의 멸망을 꿈꾸는 광신도와 이에 단신으로 맞서는 성기사.
최종결전의 웅장한 분위기에 아주 살짝이나마 금이 갔다.

"연설 들으러 온 대마도사입니다. 말씀 계속 하시죠."

엘란다르의 발치에 무언가 모를 기계장치가 탁 하고 놓였지만 개뜬금없이 등장한 플레이어에게 시선이 쏠린 탓에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으흠! 그래서 우리의 목적은 기득권층의 파괴와 정의실현, 청년실업 해소다. 여기에 타협은 없다.
아에린 당신은 현대 서대륙 마법계 취업시장이 얼마나 한파인지 알고 있는가? 매년 앙골웬 정규직으로 뽑히는 건 한 줌의 마도사뿐이고 나머지는 타락자나 연금술사 등의 비정규직으로-"

자신의 연설에 한껏 흥이 올라 손짓발짓하며 현실타파을 외치던 엘란다르의 머리 위에 빛나는 보주가 하나 떠올랐다.
옆에서 아르고니엘이 '저기' '뭔가 이상해' '저기' 라고 쿡쿡 찔러봤지만 엘란다르는 눈치채지 못했다.

"...이것이 우리 범에이얄 마법해방연대의 주장이다. 혹시나 질문이 있는지?'

뒤에서 연설을 듣고있던 대마도사가 지팡이를 치켜올렸다.

"원소배열빔"

1초 뒤 엘란다르가 증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