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막층을 밀다가 애지중지 내 아들딸처럼 키워주던 워로드 두마리가 증발해버렸다


첫째 워로드 이름은 아그릭이다

아그릭은 네 번째 네임드 오크이자 두 번째로 워로드를 달았다

무기는 2강짜리 신성 대형 메이스였고 장비는 1강 석궁과 노강 링메일이었다

얘는 참 일도 열심히 하는 원년멤버인데 베오그는 왜 방어구 강화도 안 해주냐고 불평했던 기억이 아직까지 생생하다


아그릭은 볼트 막층에서 추방당했다

볼트 막층 몹을 줄인 뒤 오크를 데리고 내려가려고 생각하여 계단플을 했다

그러다 계단이 잠기고 텔레포트 스크롤을 써서 도착한 곳이 고대이끼 눈앞이었다

말 그대로 눈앞이었기 때문에 텔포 스크롤을 쓰느니 바로 침묵을 찢고 매혹의 물약을 마신 뒤 오크를 불러 이끼를 갈아마셨다

이끼를 갈아마신 뒤 돌아보니 아그릭이 없었다

권능으로 소환해도 아그릭은 없었다

혹여 죽었나 싶어 주변을 모두 살펴봐도 아그릭의 무구도 어디에도 없었다

아그릭은 몰래 숨어든 귀쟁이 마도사놈에게 추방당했다


조금 더 스펙을 쌓은 뒤 돌연변이 물약을 최대한 준비하고 혼자 심연으로 들어가서 구조해 올 계획이다



둘째 워로드 이름은 아르베오그다

아르베오그는 다섯 번째 네임드이자 세 번째로 워로드를 달았다

아르베오그는 짐굴섭던을 돌기 전 동료를 보충하기 위해 들렀던 볼트 2층에서 오크 기사로 만났다

아르베오그의 초기 무장은 노강 카이트 실드와 롱소드 그리고 플레이트 갑옷이었고, 이름을 얻은 후엔 3강 독 악마의 삼지창을 주었다

아르베오그는 말 그대로 이름 철자가 Arbeogh였기 때문에 얘가 사실 베오그 아니냐고 이름 가지고 좀 놀렸다

아르베오그는 해안 막층을 돌다 워로드로 전직했고 이름을 얻었다 악마의 삼지창도 룬방에서 주운거다


아르베오그는 귀쟁이 마도사놈에게 마법을 쳐맞고 뒤졌다

볼트를 반쯤 털었을 때 방 구석에 모아놓고 키패드 5번을 누르고 쉬고 있었는데 얘가 멋대로 튀어나갔다

그냥 볼트 잡몹이라 나도 안심하고 따라갔더니 그 대각선 아래에 귀쟁이 마도사놈이 각을 재고 있었다

아르베오그는 귀쟁이 앞에 죽어 있었다. 서둘러 달려가 보니 바닥에는 3강 악마의 삼지창과 카이트 실드, 플레이트 갑옷 뿐이었다. 시체는 없었다.




비록 게임이지만 다섯시간 남짓하는 시간에 걸쳐 함께 던전을 탐험하며 오크들에게 애정이 좀 생긴 것 같다

애들 이름도 다 외우고 어디 갈 때면 수시로 권능으로 모아서 인원체크도 하고 애들 장비도 확인해줬다

동료들이랑 끝까지 함께 싸우다 죽겠다고 다짐했는데 추방 맞아서 사라지니까 그게 안 되더라

정말 여태 돌죽 한 것 중에 손에 꼽게 재밌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죽으니까 더 슬퍼

동료와 함께하는 돌죽 정말 새로운 경험이었지만 지금은 남은 오크들도 죽을까봐 키지도 못하겠다

난 이제부턴 헤플하거나 소환술 쓰는 텐구전사 이런거나 시도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