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스카이림이랑 상관없는 글이다
잘 알려져 있지않은 알피지 게임 역사 끄적여보았음
아마도 나무위키에 없는 내용이라 다들 생소할거임
최초의 알피지게임이 무엇인가?
누구는 울티마를 얘기하고 누구는 위저드리를 말할것이며
좀 아는 사람이라면 리차드게리엇이 처음 만든 아칼라베스를 꼽을것이다
아칼라베스보다 1년 먼저나온 최초의 로그라이크이자 최초의 상업용 알피지인
beneath apple manor(1978)라는 게임도 있다. Y라고 표시된게 주인공 아바타임
우선 알피지의 정의가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냐를 먼저 생각해봐야 하는데
사실 아주 예전부터 oregon trail(1971) 같은 텍스트 형식의 어드벤처형 게임들이 있었기 때문
여기에 대해선 두말할거 없이 던전앤드래곤(1974)이 나와야 한다
중세 미니어처 워게임에 반지의 제왕에서 따온 판타지 세팅을 끼얹어 즐기던 사람들이
점점 강해지는 영웅캐릭터를 운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탄생한 알피지의 효시가 되는 게임이다
설정 덕후들 워게임 매니아 답게, 읽어보면 놀랍게도 현재의 알피지에 필요한 요소들 대부분을 다 담고있다
경험치 모아 레벨업, 단계적 마법, 직업, 종족, 랜덤인카운터, 변형되는 던전, 영지경영 등등
즉 컴퓨터 알피지 게임은 적어도 1974년 중반 이후에 나온걸로 생각해야한다
워게임을 즐기던 씹딱 너드 양붕이들 사이에서 이 게임은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점점 성장해나가며 자신만의 영웅 이야기를 만들수 있다니
잘만 키우면 이세계 무쌍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의 나래를 펼치는거임
던전앤드래곤을 컴퓨터 시스템으로 옮기고자 하는 시도는 즉시 이루어졌음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가 보급되지 않던 시기였기에
공공기관에서 쓰던 컴퓨터가 사용되었는데
대학교에서 교육용 목적으로 깔린 PLATO라는 시스템임
메인프레임 컴퓨터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시스템이라
한 사람이 프로그램을 작성해두면 모두가 그 프로그램을 공유해서 즐길 수 있는 대학교 자체 PC방 시스템인거
학교 컴퓨터실에서 게임하는건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를바가 없어서
많은 학생들이 하라는 공부는 안하고 게임을 개발해서 즐기는 장난감 취급을 받고 있었다 이말임
이러한 양붕너드들 중 Rusty Rutherford 라는 인물이 있었다
던전앤드래곤을 즐기던 너드중 한명이었고
PLATO로 던전앤드래곤 게임을 개발중이라는 소식을 듣게됨(이 게임은 훗날 dnd라는 이름으로 나오게 된다)
근데 이 게임 개발이 존나 느리게 진척되는거임
그도 그럴게 초기의 던전앤드래곤은 생각보다 복잡하면서도 허술한 게임 룰이었고
멀티플레이까지 생각하며 개발중이었기에 컴퓨터에 그대로 구현해내는데 나름의 애로사항이 있었던것
결국 기다림을 참지못한 러더포드는 최초의 컴퓨터 알피지라는 타이틀을 ntr해버리게된다
(이에 자극받은 dnd 개발자들은 이 게임을 파쿠리+오리지널 요소를 추가해서 게임을 만들게됨)
최초의 컴퓨터 알피지게임인 the dungeon이다(1975중반)
이것저것 복잡한 시스템을 다 쳐내고 무려 한달반 정도의 기간으로 만들어버렸다
게임 실행명이 pedit5였기에, 이 게임은 페디트5라는 이름으로 입소문을 타며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 하게된다.
(m199h라는 게임이 먼저라는 소리도 있는데, 현재 양붕이들 사이에서는 m199h가 페디트5 이후에 나왔다 금새 삭제된
페디트5의 카피버젼이라는 설이 거의 유력하게 굳어지고 있다)
러더포드는 이 게임을 점차 업데이트 시켜나갈 계획이었다
던전 층수 확장, 던전구조 변형, 함정도입, 마법종류 추가, 전투속도 조정 등등
하지만 플라토는 학교 교육용 컴퓨터였고
시스템 관리자가 학교 컴퓨터에 게임이 깔려있는걸 용납하지 못하고 삭제해버리며
러더포드는 페디트5 업데이트를 이루지 못하고 게임개발을 접게된다
다행히도, 몇명의 양붕너드들이 orthanc1 이라는 이름으로 카피본을 떠 놓은 덕분에
the dungeon은 최초의 컴퓨터 알피지 게임이자 지금도 플레이 가능한 게임으로 남을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상징적인 게임이 왜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많이 플레이 되지 않았을까?
게임이 워낙 원시적이기도 하지만, 우선 게임을 실행하는데 상당히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한다
현재 나온 플라토의 에뮬레이터는 네트워크 없이는 작동할 수 없다
터미널 프로그램을 이용해 접속하여 누군가 만들어 놓은 플라토 프로그램을 돌리는 그시절 그대로의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걸 이용하려면 먼저 개발자에게 가입신청을 보내고 승인이 될때까지 몇일을 기다린후 이메일로 접속승인을 받아서 게임을 해야하는것이다
거기에 영어밖에 지원하지 않으니 패미컴 에뮬처럼 단순하게 다운받아 돌리면 되는 게임이 아닌것
자, 그럼 지금부터 플레이를 해보도록 하겠다
처음 접속을 하면 아이디를 입력해야하는데 이메일을 받은대로 적어주고 비번을 설정한다
입력화면에서 pedit5를 적고 엔터를 치면 게임이 시작된다
타이틀 화면이 뜬다
원래 오리지널 버전에는 없는 화면이다
1975년 러더보드가 만든 게임이라는 소개문구가 보인다
쏼라쏼라 나오는 배경스토리
666년 짐승의 해에 어느마을 근처 어느 고성의 지하 던전에 몬스터와 보물이 잠들어있고
당신은 괴물을 처치하고 보물을 얻어 명예로운 은퇴를 목표로 하는 전사라고 나온다
게임의 목표는 도합 2만 경험치를 얻고 은퇴하여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것이다
능력치는 딱 5개다
힘, 지능, 건강, 민첩, 피통
취소 선택 버튼을 번갈아 누르는걸로 능력치 리롤 노가다를 할 수 있다
사실 크게 의미는 없고 힘만 16 이상이면 그냥 진행시켜도 무난하다 생각함
전설의 시작인 입구 화면이다
최초의 알피지 주인공 캐릭터라고 생각하면 놀랍도록(?) 정교한 그래픽
앞으로 이 출구를 들락거리면서 겁쟁이 플레이를 해야만 명예의 전당에 오를 수 있다
던전은 1층으로만 이루어져 있지만 몬스터들이 살벌해서 다이스갓의 가호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기에
전투를 최대한 줄이면서 던전 곳곳에 있는 보물상자만 낼름 먹고 튀는 것이 공략의 열쇠다
방에 들어가자마자 보물상자와 몬스터의 유무를 확인할 수 있다
던전 전체의 구조는 변형없이 동일하지만
보물상자와 몬스터 위치는 캐릭터 생성과 동시에 랜덤하게 배치되고
캐릭터가 죽으면 영구히 삭제되는, 로그라이크의 시초라고 할만한 요소가 있다
우선 이렇게 보물상자를 까서 보석을 얻으면 냅다 입구로 뛰어가는 플레이로 초반 레벨을 올린다
던전을 나갔다 들어와야만 캐릭터가 레벨업 된다
최대 5레벨 까지만 올라가며 체력과 마법횟수가 추가된다
일반 위의 캐릭터는 보석을 한번 챙겨서 주문 추가를 얻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죽어버렸다
방에 배치된 몬스터 이외에도 일정확률로 무작위 전투가 벌어지기 때문에
항상 입구까지 되돌아갈 염두를 하고 진행을 해야한다
파티 플레이 같은건 꿈도 못꾼다
단순하게 게임을 만들기 위해 이시절 알피지 주인공들은 대부분 전사+법사+성직자 멀티 영웅 캐릭터였다
전투에서 할수있는일은 근접공격,도망,주문시전의 3가지
근접공격과 도망은 최후의 수단이며, 모든 전투는 마법으로 해결해야된다
3레벨 이상 적과 마주쳤는데 마법 여유분이 없다? 죽었다고 생각해야함
마법은 총 16개로 다양하며 처음부터 모든 마법을 익히고 있는걸로 되어있다
마법사 레벨1 레벨2
1. Sleep ESP
2. Charm Speed
3. Light Invisibility
4. Magic Missile Blastbolt
수도사 레벨1 레벨2
1. Cure Wounds Serious Cure
2. Detect Evil Hold Person
3. Protection from Evil Continual Light
4. Pray Dispel Myth
몬스터는 총 5종에 6레벨까지, 도합 5X6=30종류가 있다
1~4레벨 몬스터에게는 언데드를 제외하고는 슬립 마법을 쓰고(100%확률로 즉사시킨다)
언데드에게는 매직미사일을 사용, 5레벨 이상의 적에게는 홀드와 디스펠미스, 블라스트볼트를 사용해야함
블라스트볼트는 모든 마법스톡을 사용하는 최후의 일격급 주문임
신화속성 적에게만 디스펠미스가 듣는데, 최상급 몬스터인 드래곤에게는 이마저도 통하지 않음
블라스트볼트 쓰면서 제발 죽어주세요 하고 기도해야한다
몇번 꼬라박으며 죽음을 반복하다 우연히 6000원짜리 보석을 입구에서 먹고 단숨에 레벨업한 캐릭터
마법횟수도 엄청 늘어나고 피통도 든든해졌다
이렇게 초반부를 넘기는데에는 운빨요소가 중요하다
캐릭터 생성을 끊임없이 하며 일단 입구쪽에서 5000원짜리 이상의 보석 하나를 먹었다면 초반의 지옥같은 구간은 벗어난셈
하지만 방심해서는 안된다
언제 연속으로 고레벨 몬스터를 만나 털릴지 알 수 없기때문
보물상자에서는 돈,보석,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아이템은 검+1과 검+2 두가지 종류 뿐이다
근접전투를 할일이 없기에 아이템 성능은 쓸모가 없지만 경험치를 주니 나쁘진 않다
보물상자를 지키는 드래곤과 마주친 상황
솔직히 이때 죽음을 각오했는데
블라스트 볼트 적중으로 일격에 물리쳤다! 드래곤 슬레이어!
상자에서 보석도 얻었다!
최상위 몬스터인 드래곤의 경험치는 840
1000원짜리 보석 하나만도 못한 경험치이니 전투를 최대한 줄이는게 답이다
어느새 2만 경험치를 채워버린 캐릭터
이대로 입구로 되돌아가 탈출하면 엔딩이다
마법사계 주문을 다 써버려서 쫄리는 상황
출구다 출구
운만 좋다면 이렇게 엔딩을 보는데 한판 30분 남짓 걸리겠지만
그동안 수많은 리트라이를 해야할거임
엔딩이다
모험가는 던전을 정복했다
모두가 그에게 고개를 숙인다
실시간 반영되는 명예의 전당 명단
점수제로 순위가 결정되는게 아니라 최근에 클리어한 캐릭터 순서대로 표시된다
근데 바로 직전에 클리어한 캐릭터 이름이 ㅈ.....
하여튼 이렇게 세계최초 컴퓨터 알피지를 살펴보았다
이 게임 이후로 위저드리보다 앞선 최초의 1인칭 던전알피지인 MORIA등 걸출한 게임들이 만들어졌다
참고로 orthanc1이라는 이름으로 게임을 백업시켰던 양붕이들은
러더포드가 이루지 못했던 게임의 업데이트를 진행시켜서 orthanc라는 이름의 독자적 게임으로 발전하게된다
여러 던전층계, 주문, 함정과 무려 자동 매핑을 지원하는 게임으로 플레이 해보면 원본인 the dungeon과는 꽤나 느낌이 다르다
해외 플레이스토어 스마트폰 앱으로 이식되기도 했으니 관심이 있으면 찾아보자
오...
설마 이런 게 이어져서 오리던크 경험치 소지 제한이 2만인 건가
이건 또 신선한 해석이구만
우와
재밌우..
와우 ㅋㅋ 잼게 잘 봤삼 보석이 6000인데 드래곤이 840 ㅋㅋ 밸런스가 너무해
보석은 젬이 100~600, 쥬엘이 1000~6000으로 6000이 최대치더라. 저땐 진짜 운이 좋았던거.
운빨좆망겜은 근본이 있었던 거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