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쯤 뜬금없이 나는 고시원이란 곳에 들어가서 살게 됬다.

그 전의 인생 스토리가 다채로우니 왜 갔는지는 묻지 마라. 설명하는데 10부작 걸린다.

아무튼 고시원에 가서 살게 되었는데... 인생막장 가난의 온상, 바로 그 이름하여 고시원! 이지만 나는 사실 예전부터 고시원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었다. 왠지 되게 재밌어 보이길래. (물론 이제는 재밌지 않다는 것을 잘 안다.)

 

내가 고시원에서 살고자 한 이유는 1. 원룸처럼 몇 개월씩 계약해야 하는 게 아니라서 거주기간이 자유롭다. (당시 내일일정이 어떻게 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음) 2. 화장실이나 주방 청소 안 해도 된다. (화장실이 공용인 곳 - 물론 청소 잘 하고 깨끗한 곳을 찾았음. 원룸에서 자취하다가 화장실 청소하는데 좀 질려있었음. 정리정돈 잘 못하는 성격임) 요 두가지가 있다.

 

아무튼 열심히 검색도 하고 발품도 팔아서 나름 괜찮다고 하는 고시원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 고시원 주인이 돈독오른 이중인격자 사이코에 거기 사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정신적으로 정상이 아닌 관계로 여기 상호명은 밝히지 않겠다. 그곳은 마치... 음... 종교 광신자들의 집단모임처 같았다고나 할까? 만약 들어가려는 녀석이 있다면 조심하길 바란다. 물론 내가 어디 살았는지 여러분은 알 수 없겠지만. 호호홋!

 

고시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 보따리로 풀어놓기 전에 대략적인 1년의 생활을 밝히자면 다음과 같다.

 

우선 내가 있었던 고시원의 분위기를 먼저 설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남녀 분리층으로 학생 전용 고시원이었고 물론 학생이 아닌 듯한 사람도 살고 있었지만 명색이 수험생 전용이었으므로 공부에 특화된 환경이었다. 그리고 시설은 진짜 다 무너져가는 캐 후진 환경이었는데 열라 닦고 쓸고 관리를 해서 벌레는 없었고 (내가 방 볼때 벌레 있는지 없는지를 1순위로 본다. 연약해서 벌레랑 같이 못 살음.) 생활 동선을 상당히 디테일하게 편하게 짜 놓았다. 이 부분은 그 고시원의 가장 큰 장점이자 사실상 전부라고 봐도 된다. 난방 에어컨 빵빵하고 자유롭다.

 

또한 공부를 컨셉으로 잡은 고시원답게 소음에 상당히 신경을 써서 정해진 장소가 아닌 방이나 복도에서는 절대 말을 할 수 없게 되어있었으며 방 안에서 전화받고 이런게 불가함은 물론이고 문도 세게 못 닫게 하였다. 그래서 열라 후진 곳이었지만 소음문제는 없었다. 곳곳에 씨씨티비가 설치되어 있어서 도난사고도 없었으며 고시원 내에서 물건을 잃어버릴 염려는 전혀 할 필요가 없었다. (어떻게 보면 가장 좋았던 부분)

 

마지막으로 주인이 배려와 정을 강조해서 (물론 주인에게 배려와 정이 넘쳐나는 것은 전혀 아니었다.) 뭔가 좀 친목적인 분위기가 강했다. 공용주방에 먹을게 수시로 나와있다든지. 그러나 고시원은... 음... 살아보니 정말 세상에 다채로운 사람이 하 많구나... 그리고 유유상종이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 내가 딱 그 수준이구나.-_-ㅋ 를 느끼게 해 준 공간이었기 때문에 친목을 해 봤자 좋을게 하나도 없다. 나는 훗날 이 친목문제로 여러가지 골때리는 일들을 겪게 된다. 참고로 내가 친목질하려고 한 적은 한번도 없었는데도 그렇다....

 

 

고시원에서 처음 3개월은 '어라? 의외로 살만한걸? 솔직히 집보다 더 나은 것 같기도 하다.' 라고 느꼈다. 참고로 우리집 68평에 부모님 화목하시고 집이 가난한것도 아니다. 그냥 집으로부터 독립된 나만의 생활이 생각보다 편해서 좋았다. 그리고 정확히 7개월째부터 '아 이 엿같은 고시원 빨리 탈출하고 만다!'가 되었다. 서서히 그렇게 되었다기보다는 한순간 그렇게 바뀌었는데, 뭔가 내 안에 불만이랑 불편함이 쌓이고 누적되다가 그때쯤 폭발한 느낌이 강했다.

 

 

고시원에서 접하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는 처음 3개월 정도는 '20프로는 무개념 미친냔, 40프로는 정상인, 40프로는 정상인은 아닌데 찐따라든가 기타등등...' 이었고 그 다음 3개월은 '10프로 사이코, 80프로 정상인, 10프로 정상인에서 사이코 사이' 였으며 그 나머지 기간동안은 내내 '아 여기 있는 사람은 전부 다 미쳤구나.^^ 물론 나도.^^ ㅎㅎㅎ' 였다.

 

 

 

- 2편에서 이어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