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용기를 내어 다시 셀프 인테리어를 도전하러 왔습니다.
어제의 흔적을 보니 괜히 겁이 났습니다.
다른 분들께서 조언해 주신 것처럼 일단 테이프를 붙였습니다.
저희 집의 만능 맥가이버이신 삼촌께서 말씀하시길
유리 작업은 철거에서 위험한 축에 속하고 안전을 위해 현장에서 적어도 두 명이서 함께 철거를 진행한다고 합니다.
삼촌도 유리 작업하다가 유리파편이 손가락 한 마디 만큼 다리에 박혀서 피가 눈높이 만큼 솟구친 적이 있다고 하셨습니다.
꼬맨 걸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셔서 더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철거 부를 돈이 없기 때문에...
다리 다치고 싱숭생숭해서 유튜브로 유리 철거 방법을 찾아보다가 아래 동영상을 발견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Y_ckqmdqGYY
동영상 내용은
유리를 들어올리고 망치를 이용해 나무목을 박아 넣습니다.
나무목으로 인해 실리콘이 떼지고 유리를 벽으로부터 쉽게 떼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참 쉽죠?
반판 반바지로 유리를 떼어내다니 충격이었습니다.
저는 나무조각이 없어서 잡지랑 상자를 두껍게 접고 박았습니다.
동영상처럼 하면 쉽게 될 것 같아서 자신감이 넘쳤습니다.
보기에는 쉬워보였는데....
빠루로 유리를 살짝살짝 조금씩 들어가며 글루건으로 붙은 유리칠판을 벽으로부터 떼어내야하는데
그 과정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쩌쩌적쩌쩎쩌저저적 소리가 나고
유리의 텐션이 높아질 수록 금방 깨질 것 같았습니다.
머리 속 주마등 센서가 마구 울렸고 무서워서 테이프를 더 붙였습니다.
유리를 차라리 깨버리자는 생각이 들었고
멀리서 망치를 세게 던졌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만렙유리는 망치를 견뎌냈습니다.
세게 몇 번 던졌는데 쿵쿵소리만 나고 기스만 조금 났습니다...
가까이서 때리기에는 또 꿰매러 갈까봐 겁났습니다.
어쩌지 고민하다 도망쳤습니다.
병원에서 또 오라고 했기 때문에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길에 외과병원에 전화 돌려주신 약사님께 보답을 하고자 빵과 커피를 샀습니다.
자리를 비우셔서 직접 전달은 못하고 동료 약사분께 자초지종을 말하고 전달해드렸습니다.
의사 선생님께서는 오늘도 저를 들었다놨다 하셨습니다.
"아직 결혼은 안했지요~? 흉터 크게 남을 것 같은데 괜찮겠나~?"
"아 예... 어쩔 수 없죠."
"다행히 흉터는 별로 안 남을 것 같은데~다행이죠? 그죠?"
"?!"
"엉덩이에 주사 한 방 놔~줄게요~"
주사 놓기 전에 살짝 치시더니
"엉덩이가 굉장히 탄력적이네요이~ 운동하는가~?"
"예?ㅋㅋㅋ"
서로 민망해서 웃었습니다.
찰지구나!
내일 오전에 다시 오라는 말을 듣고 병원을 나왔습니다.
오는 길에 마스크와 보호경을 샀습니다.
죽기 밖에 더하겠어? 하며 다시 용기를 내어 조금씩조금씩 들어올리는데
"와 미치겠네 이게 왜 안떼지냐..."
몇 번 외쳤던 것 같습니다.
이정도로 들어올리는데
쩌쩌쩌저저적쩌쩍 꾸우웅
소리나면서 안떼지면 솔직히 무섭잖아요...
오랜 시간 걸리면서 세 개 떼어 냈습니다.
칠판 뒤에는 저도 모르는 벽지가 붙어 있네요.
유리 떼어내는 작업을 하시게 되면
1. 돈아낀다고 업자 안부르고 혼자했다가 병원비가 더 나올 수 있습니다.
2, 그래도 하시게 된다면 위에 유튜브 저장해 두셨다가 참고하세요. 유튜브에서 보시면 참고영상으로 비슷한 작업 영상 몇 개 더 있습니다.
3. 테이핑 빈 곳 없이 꼼꼼히 하세요..
마지막 최종보스 제일 큰 유리가 남았습니다.
나무에 붙어서 그런건지... 실리콘을 덕지덕지 붙여서 그런건지...
벽지에 붙어있는 유리칠판보다 더 안 떼어지길래
시간도 늦었겠다 집으로 도망왔습니다.
내일은 오전에 최종보스 유리떼고 병원갔다가 오후에는 페인트칠을 할 생각입니다.
오늘의 인테리어 일기 끝
멀리서 망치던지는거 개웃김ㅋㅋㅋㅋ 남은유리도 안전하게 작업하세요!!!
글재밌당ㅋㅋㅋㅋㅋ 조심히하시구 꼭성공하세요!
ㅋㅋㅋㅋㅋ
진짜위험할것같은데 조심해라
글 재밌게 잘쓰시네요
그러다 일찍죽어....조심해라진짜
안전이 최고입니다
머리속 주마등센서 ㅋㅋㅋㅋ
의사선생이 웃기넼ㅋㅋㅋ
드라이로 뜨겁게하면 실리콘 좀녹지안냐
개웃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